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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달려간 사람
2007.07.10 21:07 입력
▲ 이장로 고려대 교수· 한국리더십학교장
18세기 말, 세계 최고의 해군력과 상선을 갖고 있던 영국은 아프리카 흑인들을 붙잡아 북미 대륙으로 실어나르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150년 동안 약 200만명에 가까운 노예를 수송했는데, 열악한 항해 조건과 비인간적인 처우로 25%가 넘는 흑인 노예들이 수송 도중 사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당시 노예무역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국가재정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노예제도는 묵과되고 있었다.
이때 27세의 젊은 국회의원 윌리엄 윌버포스가 나타났다.
그는 150번이나 되는 국회 논쟁을 통해 “영국이 진정으로 위대한 나라가 되고자 한다면 하나님의 법을 지켜야 하는데, 노예제도는 분명 하나님을 분노케 하는 일입니다”라고 외쳤다.
그는 두 번에 걸친 암살 위협과 갖은 중상모략에 시달리면서도 그와 뜻을 같이 하는 클레팜 공동체 친구들과 함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1833년 윌버포스가 하나님 앞에서 뜻을 세운 지 46년 만에 국회는 노예제도를 영원히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사흘 후에 윌버포스는 하늘로 갔다.
무엇이 이런 역사에 남을 변화를 일으켰을까 질문해본다. 그것은 비전에 목숨을 건 지도자,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이 한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비전(vision)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비전은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함께 울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비전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비전은 사람들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주고,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들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따라서 이런 비전을 가진 지도자를 가진 회사와 단체 그리고 국가는 올바른 길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비전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엄청난 대가를 치른다.
그는 목숨을 걸고 비전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공유시켜서 그 비전에 헌신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지도자는 비전의 화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는 비전의 추진자다. 지도자는 비전 실현을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조직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감당한다. 그는 비전 실현을 위해 자원을 집중시키고 비전 팀을 만들고 일정과 계획을 짜서 차질없이 변화를 추진해나간다.
수많은 의사결정에 있어 그 결정이 비전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물어야 하고, 비전과 관련이 없다면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또 비전의 코치다. 구성원들이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힘껏 달려갈 수 있도록 리더는 경주에 지친 사람들을 도와준다.
그는 구성원들이 겪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관해 상담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받아들인다. 그는 따르는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해주고 권한을 위임하며 그들이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격려해준다.
이 땅에서 이런 지도자들을 만나보고 싶다.
성경은 “비전이 없으면 그 백성은 멸망합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애통해하며 하늘의 뜻을 구하고 구체적 비전과 이를 실현할 만한 열정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세우고 싶다.
21세기 한반도에 윌버포스와 클레팜 공동체를 꿈꾸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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