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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8/11
 

  
6개월, 길어야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에드워드
ⓒ 오윤주
 
“자네는 아버지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

“저희 아버지요? 올해 일흔 되셨어요.”

“그래? 그럼 이제 그만 돌아가셔도 되겠다. 사실 만큼 사셨네. 아마 우리 아버지도 살아계셨으면 그 정도 되셨을 거다.”

 

몇 년 전 대학병원 의국에서 근무할 때 내가 상사로 모셔야 했던 분이 했던 말이다. 그는 지방 유명 대학병원의 의사이자 교수였다. 이제 그만 돌아가셔도 되겠다니, 난 순간 당황하여 할 말을 잃고 “돌아가시면 안되죠.” 라고 힘없이 말을 이었을 뿐이었다. 아무리 우리나라 의사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던져주고 있다지만 남의 부모를 가리켜 이제 그만 죽어도 되겠다고 말을 하다니 복수를 못해준 게 그 이후로 한이 맺혔었다.

 

영화 <버킷 리스트>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에드워드’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침대에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는다. 그는 힘없이 침대 한쪽으로 돌아 눕는다. 지난 날 ‘이제 그만 죽어도 되겠다’고 했던 그 의사의 말을 떠올리게 했던 장면이다.

 

극 중에서 에드워드의 나이는 66세. 요즘 시대에 그냥 ‘노인’이라고만 칭하기엔 젊은 나이이다. 그러나 손자도 있고 몸도 아프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한 것을 봤을 때 그를 칭할 수 있는 단어는 그나마 ‘노인’이 제일 적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노인’이 죽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60대보다 많은 70대, 80대 노인이라면, 정말 의문 없이 당연한 것이 ‘노인의 죽음’일까? 젊은이들도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들에게 지극히 당연하게 다가올 노년의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해주는 영화 <버킷 리스트>가 이번 주 4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같은 병실을 쓰게 된 '에드워드'와 '카터'
ⓒ 오윤주
 
영화의 주인공은 두 명의 병든, 시한부 인생의 노인들이다. ‘에드워드’는 유명 종합 병원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아주 성공한 사업가이다. ‘카터’는 아주 소박하게 살아온 자동차 엔지니어이다. ‘에드워드’는 돈이 많아 병실 안에서도 특별식을 먹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그의 비서 외에는 아무도 없다. ‘카터’는 특별한 음식도 많은 재산도 없지만 그의 아내가 매일 그를 보살펴 주고 자주 찾아오는 아들도 있다. 영화는 이렇게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생의 마지막 여행을 하는 모습을 그린다.

 

영어 속어 중에 '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있는데 ‘죽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 'Bucket list'인 이유는, 두 주인공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bucket list)’이라는 제목의 리스트를 작성하여 그것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고공낙하, 자동차 경주, 아프리카 여행 등을 하며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고 잃어버렸던 마음의 공간을 채우며 죽음을 준비한다.

 

  
두 주인공의 만남 초반에 등장하는 '코피 루액'
ⓒ 오윤주

이 영화에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에드워드가 애지중지 하는 그의 기호 식품 ‘코피 루액’ 이다. 카터는 그것을 마셔본 적이 없다. 그저 인스턴트 커피만 즐길 뿐이다. 역사학 교수가 꿈이었으나 가족 부양의 책임에 떠밀려 꿈을 이루지 못한 카터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박식하다.

 

그런 그가 여행 도중 에드워드에게 ‘코피 루액’의 진짜 모습, 즉 ‘원두를 먹은 고양이의 배설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카터의 말에 둘은 박장대소를 한다. 아마도 이 장면이 이 영화의 베스트 신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표현할 수 없지만 은근하게 다가오는 인생의 어떤 의미를 그들의 웃음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코피 루액’은 그들의 다른 삶을 서로 ‘다를 바 없는’ 혹은 다 ‘똑같은’ 삶으로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동시에 누구의 인생이든 고귀하고 하찮을 것 없이, ‘같은 무게’로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를 상징하는 듯하다.

 

  
'카터' 역은 '모건 프리만'이 맡았다. 책을 좋아하는 학구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반면에 '에드워드' 역의 '잭 니콜슨'은 그의 다른 영화에서 처럼 모험을 즐기는 모습이다. 두 배우 모두 기존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오윤주
 

영화 속에서 그들의 여행은 ‘판타지’스러운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돈 많은 에드워드 덕분에 개인용 비행기에서부터 시중 드는 사람, 물방울이 솟는 원형 욕조까지 소박한 사람들에겐 말 그대로 ‘꿈’ 같은 일을 카터는 경험한다.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혹은 ‘너무 상투적인 스토리이다’라는 비판이 분명 나올 듯한 내용이긴 하다. 그러나 노인이라고 꿈이 없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꿈을 이루는 ‘노인’을 그렸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날 “너희 아버지는 이제 그만 돌아가셔도 되겠다”고 말한 그 의사가 이 영화를 본다면 두 주인공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자신의 목숨이 너무도 건강하게 붙어 있는 80대가 다가 왔을 때 그는 “이제 그만 죽으셔도 되겠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살만큼 살았다는 이유로 노인들의 생명을 하찮게 대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향한 빈정거림이 되는 것을 왜 그는 똑똑한 ‘의사’이면서도 알지 못했을까.

 

  
두 주인공은 Bucket list 에 있는 것들을 이룰 때마다 하나씩 지워간다.
ⓒ 오윤주
 

에드워드는 바로 ‘나’의 모습이다. 지난 날 그 의사는 노인이 무슨 꿈이며 여행이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훗날 나의 생명이 아슬하게 붙어있을 그 순간을 상상해 본다면 꿈 이상의 꿈을 꾼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힘 없이 한쪽으로 돌아 눕던 에드워드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 속 두 노인의 모습을 보면 내 미래에 다가올, 죽음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노년의 시간을 몇 십 년 앞서서 느껴볼 수 있다.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겨질지, 지나온 내 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정확하진 않지만 어렴풋이 알게 된다.

 

우리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정적인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저마다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돈, 두 말 할 필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돈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지 않은가.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노년을 준비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당연히' 죽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의 가치, '나'의 가치를 느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이,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이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

<오마이뉴스>

사랑초 2008.04.07  21:28

Bucket list에 적어놓은 곳을 찾아 떠나는 그들만의 여행.
에드워드와 카터는
세계관, 가치관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환경이 다름에도
시한부 인생의 공통점을 가진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버킷 리스트)를 작성한 후 떠나는
그들의 여행을 한번 쫓아가도 괜찮을 일일 것도 같다.

한번 쫓아가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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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연굴비 2008.04.07  23:53

가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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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돌리기 2008.04.11  07:45

영화소식을 저도 접했는데 ..
이전에 봤던 영화가 문득 떠오르더군요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그곳도 시안부인생을 그린 영화죠
영화의 간적접 삶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마음 짠하게 털어주는 시간도 나쁘진 않을것 같네요
자꾸 자극에 길들여져서 인지 눈땡김은 파워풀 족으로 흐려지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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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2008.04.11  16:39

노킹 온 헤븐스 도어....참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인데..
그것과 비슷한가봐요..
연기파배우들의 열연까지 있으니 영화 재미있겠는데요..ㅎ

죽을때 후회없는 삶을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버킷 리스트...작성하면서 살아야 할까요?..후후
아직도 맘은 이팔청춘이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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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lina 2008.05.03  14:16

극장에서 보는것과 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영화감상 잘 했습니다.샌님.그것도 "꽁짜로...ㅎㅎ
아무리 영화라지만.헐리우드의 영화들은~거부감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냥~평범하게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가 좋습니다.그리고,리나는~잭 니콜슨을 '정말. 좋아합니다.
지난 날에
한국의 영화.밀양을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 영화라면 한국의 영화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행복한 주말~ 되세요...!! 고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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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lina 2008.05.12  13:55

샌님.참~재미있네요"
오늘. 리나가 사진을 정리하던 중에
그동안 그리피스산으로 트레킹 가면서
우연히 버스 광고에서 "버킷 리스트를 찍어 놓은게 있어서~
갖다 드리려 해도 드릴 공간이 없네요"
이곳은 허리우드가 가까워서 영화 촬영도 상당히 많이 보는데...
사실 영화를 볼 시간도 없고.혼자 극장에 갈 용기도 없고
영어로 나오는 영화를 볼 자신도 없고 해서 무심히 넘겼는데..
제 폴더에 올려 놓을께요"미국 생활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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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lina 2008.05.23  22:28

컴에 새로운 버젼을 다운받았는데.
사진작업이 어려워서 며칠전에
광고 사진을 올려 놨슴다.샌님."
그냥~같은 영화 광고를 우연히 찍은것은
예삿일은<?>아닌듯 합니다.ㅎㅎㅎ
멋진님.아름다운님.사랑초 샌님.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이곳도 낼 부터 사흘간의 연휴에 들어갑니다.
Memorial Day 여행 다녀와서 뵐께요"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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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lina 2008.06.07  19:04

어제도 다운타운 부근의 멋진 파크호텔에서
며칠째 영화 촬영을 하길래 리나가 이젠 아주
작정하고<?>사진으로 담았습니다.ㅎㅎ
제목을 어렴풋 알것 같습니다.
그리고.버킷 리스트 광고 사진을 올려놨습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진 몰라두요"
행복한 휴일 되씹써...샌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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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2008.06.30  16:59

저도 봤었는데요..두 분이 참 재미있었지요


사랑초님 7월에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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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나비 2008.08.07  09:46

샘, 덥지요?
오늘도 가당차이 덥다카네요.
이런 날은 밀면 꼽배기 한 그릇하고 국물까지 다 마시면
곱창까지 시원할 겁니더.

저 영화 몇 달 전에 스폰지에서 봤어요.
두 노인이 세계 여행을 하는데 가는 곳마다 재벌인 에드워드(잭 니콜슨)는
세계 최고의 화려한 시설에만 촌영감을 데리고 가지요.
대중과는 거리가 멀어서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고 거부감이 들었지요.
주제는 읽어보니 괜찮아서 봤는데 영화 내용은 그렇게 와닿지 않더군요.
아침부터 어디선가 매미의 노래가 들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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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08  20:19

[귓속말 입니다.]

narah_kim 2008.08.08  20:21

저는 그동안 스크렙을 하지 않았지요
지금부터는 스크렙을 하기로 했어요
이웃이 좋아하는 것을 보며 내 마음을 키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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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lina 2009.07.05  15:42

중년의 남녀에게 두 번째 사랑이 찾아온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로댄스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주인과 손님으로 찾아온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 <코튼 클럽> <언페이스풀>에 이어 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레인이 3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
얼마전엔 드리고 싶엇던 리차드기어의 <<나이츠 인 로댄스>영화였네요"
여기서 리차드기어가 그리 멋있는 줄 알았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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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길도한량 2009.07.09  13:27

bucket list.....
이런 리스트를 항상 써두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야 언제 죽더라도 미련없이 떠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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