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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년 출간된 《신기관》표지 / 그림 중앙에는 새로운 과학이라는 대양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 '과학의 배'가 묘사되고 있다. 《신기관》이라는 제목 에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도전이 담겨 있다.
84.
학문의 진보를 지체시킨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고대(古代)의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숭상과, 철학계의 거장으로 통하는 사람들의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일반적인 동의를 들 수 있다. 이것들은 마치 마법처럼 사람을 흘렸는데, 이 가운데 '일반적 동의'의 문제는 이미 앞에서 말했다[1:77]. 사람들이 고대의 것에 대해 품어온 사고방식은 하나같이 허황한 것이니와, '고대(antiquity)'라는 말 자체하고도 잘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대라는 것은, 세계가 나이를 먹어 오래 된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우리 시대가 바로 고대라고 해야 한다. 세월의 나이로 볼 때 고대인보다는 우리가 나이를 더 먹었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우리하고 비교하면 더 옛날 사람이고 연장자들이지만, 세계하고 비교하면 새 사람들이고 젊은 사람들이다. 나이든 사람이 젊은이보다는 세상일을 더 잘 알고 더 성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의 경험이 풍부하며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의 수효와 종류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고대보다) 나이를 더 먹었고, 무수한 실험과 관찰이 축적되고 증가했으므로, 우리는 마땅히 고대보다는 우리 시대에 (우리 시대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힘을 행사하려 한다면) 더 큰 기대를 걸어야 한다. -후략
프랜시스 베이컨의 《신기관》제1권 84장 중에서
출처 : 신기관 / 프랜시스 베이컨 지음 / 진석용 옮김 /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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