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남 지역에 위치한 S고의 점심시간은 딱 20분. 학생들은 20분안에 점심을 해결하고 자율학습을 시작한다. S고의 점심시간이 짧아진 이유는 대입 성적이 부진해졌기 때문. 인근 학교와 모의고사 성적이 좁혀져 이를 따라잡기 위해 점심시간까지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 교장도 경질돼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학교에 재학중인 김진희(여, 18)양은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해야지 학생이 힘이 있나요.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강남 지역 학교들은 대부분 빡빡한 수업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2010년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각 고교의 학습분위기가 더욱 살벌해지고 있다. 특히 교육 환경의 질을 감안할 때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이른 바 강남8학군의 분위기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번 여름방학이 끝난 직후 서울 강남 K고 1학년 수학시간에 선생님은 "너희들 (학원에서) 어디까지 배워왔어?" 학생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도 당연하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선행학습한 단원을 말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오히려 더 좋고 비싼 수업을 들어야 공부할 자세가 돼 있는 것이다. 인근 학교와 비교해 성적이 떨어지곤 하면 특별 수업을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업이 이어진다고 학생들은 귀뜸했다. 이른 바 강남 엄마인 이 학교 학부모 김모씨는 "강남 8학군에 아이를 보낸다는 건 많은 투자와 희생을 필요로 한다"며 "좋은 대학만 갈 수 있으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냐"고 전했다.
이미 타 지역에 비해서도 전폭적인 선호를 받고 있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강남 8학군 소속 학교들은 지역내에서도 최고가 되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은 학원강사만큼이나 수업 준비에 매달린다. 성과급은 물론 인사조치로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도 기업식 경쟁 체제가 적용돼 느슨해질 틈이 없다"고 이 지역 교사들은 털어놨다.
모의고사 점수가 인근 학교에 비해 뒤쳐지기라도 하면 학교는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이 지역에서는 서울대 합격생수에 피치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남 C고 최준혁 교사는 "학부모들은 결국 눈에 보이는 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며 명문대 합격생수, 특히 서울대 합격생수가 곧 학교의 레벨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 공동회장은 "고교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학생들이 마른 수건이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쥐어짜는 학교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은 나쁘지 않지만 학생 인권이 존중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서열화의 피해자는 결국 학생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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