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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애기엄마 (small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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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가지 주제
개설일 : 2004/06/13
 

회사를 다녀온 후 오랫만에 이웃집에를 갔다.
요즘은 이웃에대한 회의가 심하게 들어서 이웃을 자꾸 멀리하게 되었는데..
몇달을 심하게 고민한 끝에 내 마음가짐을 바꾸는 편이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내가 이웃에게 잘해주고, 생각해주었던 것들이 참 많았다고 생각했다.
특히 한 이웃은 나보다 어렸고, 예전에 내가 살던 어렵던 때를 생각하면서 더 애틋하게 대했었다.
물론 알고보면 내가 더 어려울지 모르고,...후후 단순히 월급이 조금 적다는 이유로 좀더 신경을 썼다고해야하나..
그집의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기름값이 없어도 문병을 갔고, 아이가 입원했을 때 자질구레하게
현금 쓸 일이 많았던 경험이 있어서 없는 형편에 현금서비스까지 받아서 적은 액수지만 쓰라고 주고 오기도했었다.
신경써줬던 것을 하나하나 기억하면서 생색을 낼 생각은 없지만..

요즘 유나가 혼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동안 그 이웃은 나와 지냈던 친분에 비하면 너무하리만큼 냉정했던 것 같다.
유나 혼자 있는데 동네 아줌마들이 야단을 치는 일이 있었다.
너무 속상해서 남편과 나 모두가 화가 났지만 아이들 일로 찾아가서 따지기도 그렇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런일이 있었다.
그때도 그 이웃은 유나편이 되어서 그만하라고 다른어른들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야단치던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유나에게 한마디를 더 던졌었다.
그 엄마가 어려서 그런거겠지 하면서 위로하려고했지만..
별 친분이 없던 사람에 비해서 그 사람에게 가지는 서운함이 굉장히 컸고, 그 여운이 오래남는 것을 나도 내 마음을 다스리기가 참 어렵다.
게다가 그 엄마들 셋 중 둘은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려고 보육교사 과정을 배우고 있다는 점이 날 더 어이없게 만든다.

그동안 이런저런일로 서운하게 생각해왔고,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 하지만 다 내 욕심이었던 것 같고, 서운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닐까하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결국 아이때문에 부탁을해도 내가 할 일이 있을것이고, 내가 아이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 자기 아이를 보면서 유나를 볼 사람도 그들이기때문에 좀더 잘지내려고 노력하는 게 더 현명한 처사일 거라고 생각했고, 우연히 오늘 그 이웃엄마들이 모여있는 곳에 함께 어울리게 됐다.

하지만 마음만 잔뜩 상한 채 집에 돌아온 것 같다.
나보고 독하다고 아이를 그렇게 혼자두고 아침마다 우는 아이를 차에 태워보내는 날 보면서 정말 독하다고 했다.
본인은 벌써 그만두었을거라고...
........
........
......
그렇게 어린 아이를 보내고, 어린아이를 혼자두면서 일하고 있는 엄마 심정은 얼마나 까맣게 타고 바짝바짝 말라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가만히 있다가도 출근을 하면서 걷다가도 저절로 눈물이 줄줄 흘러서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
회사에서 상사에게 야단맞고, 깨질 때면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져 괴로운 심정인지...
위로의 말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곁에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이 허하벌판에서 비바람 맞아가며 아이둘을 안고 버티며  힘에 겨운 나에게 겨우 한다는 말이 독하다니...

그 상황에서 내가 오죽하면 일을 하겠냐.. 나도 너무 힘들다 힘이 좀 되어주면 고맙게다고 말할 수도 없고...
단지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지금 이대로 그만두면 내 나이도 많아지고, 앞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없으며 나중에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면 급식비만 15만원이라고 고등학생 한명 학원비의 최저수준이 40만원이라고 언제 돈벌어서 이사가고 집사고, 아이들 공부를 시키냐고, 지금부터 준비해야지 내나이 40넘고 50넘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냐는...
뭐 그럴싸한 이야기 정도였다.

물론 그 그럴싸한 이야기도 내가 일하는 이유고, 나의 자아실현의 욕구 역시 일하는 이유이고,
일단 칼을 뽑았으니 어떤 역경이 있어도 참고 이겨내야하며 엄마가 시작을했다가 중간에 아이들을 핑계로 중도에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결코 아이들 교육에 좋지못하다는 생각도있고... 최대한 단기간에 능력있는 여성이 되서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고..집이 너무 가난하고 가난을 되물림해주는 것이 싫은것도 이유고..
하여튼 여러가지 머릿속에 복잡한 이유들은 많았지만..
그냥 그럴싸해 보이는 이유 한가지만 말하고 말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어떠한 그럴싸한 이유를 대기보다는 난 지금 너무 지쳐있어서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다는 거다.
그런데 그런말을 할 사람도 아이 하나를 저녁에 1~2시간 부탁할 사람도 없다니..
내가 사람을 참으로 헛사귄 것 같다.

내 마음을 정말 냉정하게 만든 이웃같다.
힘든 엄마를 독한 엄마, 비정한 엄마로 만들어버리고 힘든 나에게 비난의 총부리를 겨누고...
은미엄마가 그나마 유나를 봐주고는 했는데 그런 은미엄마의 모습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은미가 혼자있으니까 이용하는거라나..
유나가 방학동안에 은미엄마가 직장에서 점심 때 잠시 와서 은미 점심을 차려주면서 유나도 함께먹여주며 여름방학을 보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하면서 직장에서 올라와서 자기아이 밥을 해주는 것도 일인데
거기에 남의집 아이밥까지 해주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그 정도만으로도 은미엄마는 충분히 할만큼 해준 것이라고했다.

사람들은 자기의 허물은 보지못한 채 남의 허물만 눈여겨본다.
사실은 자기 눈이 더럽혀져 그렇게 보이는 것을 모른채 말이다.
자기 모습은 볼 수 없으니 차라리 그사람 속은 편하겠다...

봄여울 2009.11.13  00:21

세상살이 참 힘들죠.
물질이 가치의 기준이 되다보니 사람 냄새를 맡기가 점점 어려워져요.
요즘 같아서는 정말 단순하게 살고 싶어져요.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경쟁은 날로 심해져서 칼날 위에 서있는 기분이에요.
지친 마음과 몸... 이렇게 글로나마 푸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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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울 2009.11.13  00:26

봄여울은 유나 엄마를 항상 응원하고 있답니다.
힘내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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