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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세한 설정을 아..
그럼 본명은 뭔가요?...
성능이 별로여서 다행일..
아무래도 중의법인듯 하..
굉장히 주관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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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2/27
 





"......."


키노의 눈에 들어온 시체의 얼굴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살아 숨쉬며 키노와 대화를 나누었던 젊은 전사의 것이었다. 키노가 머물렀던 부족의 사람들이 '이것'이 살아있었을 때에는 '늑대어금니'라고 불렀었다. '늑대어금니'라고 불리기 전에는 '울댄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


말라붙은 피가 얼굴 여기저기에 엉겨 붙어있는 시체는 결코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키노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죽은 자의 명복을 빌어줬다.


"아는 사람인 것 같군."


말위에 타고 있는 남자가 말했다. 키노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어디서 발견하셨죠?"



"이곳에서부터 남서쪽으로 가면 계곡이 하나 있다. 그 계곡의 입구 근처에서 발견했다."


키노는 즉각 등을 돌려서 에르메스에게 다가갔다. 남자가 키노의 등뒤에서 외쳤다.



"그곳으로 갈 생각인가 여행자여?"


키노는 남자의 물음에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부디 좋은 곳에 묻어주시길 바랍니다."


남자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에르메스에게 돌아온 키노는 재빨리 올라타고 거칠게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급작스렇게 가속하며 그 자리에서 출발했다. 붉은 흙먼지를 길게 남기며 남자가 알려준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이야 키노? 갑자기 왜 그래?"


키노는 에르메스가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말했다.


"가는 도중에 주위에 누군가 있는 기척이 느껴지면 바로 알려줘. 알겠어 에르메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남자가 알려준대로 황량한 붉은 대지에 깊은 낭떠러지가 마주보고 있는 거대한 계곡이 보였다. 계곡 이라고는 해도 물 한방울도 보이지 않는 말라붙은 곳이었다.


"이곳이군."


"왜. 그 전사들이라는 작자들 붙잡고 왜 죽었는지 알아보려고? 이렇게 넓은 황야에서 무슨 수로 찾으려고 그래?"


"그 사람들은 북동쪽으로 가고 있었고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어. 그렇다면 부족 전사들은 아마도 북서쪽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겠지."


"휴..키노의 말이야 그럴듯 하지만 그들이 거짓말이라고 했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예상이라고."


에르메스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키노는 곧장 방향을 북서쪽으로 잡은 뒤 똑바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긴 시간을 모토라도 운전에 소비했는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았지만 점점 태양이 머리 위에서 넘어가지 않고 있었기에 오후 무렵정도로 짐작될 뿐이었다.

쉴 생각 없이 오로지 달려가기만 하는 키노에게 에르메스가 나지막하게 말을 걸었다.


"앞쪽에서 말과 사람들. 10여명 정도 되는군."



그 말을 듣자 키노는 에르메스의 속력을 한층 더 높혔다.


머지않아 키노의 눈에도 말을 타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별로 가까이 갈 필요도 없이 그들이 키노가 만났던 부족의 전사들이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키노가 상관할 문제는 아니잖아. 키노 때문에 그 남자아이가 죽은 것도 아니고. 괜히 참견했다가 위험에 처하면 어쩌려고?"



"....."



"모르겠다. 그냥 조심하라고 할 수 밖에 없겠군."



거의 한숨을 쉬다시피 하는 에르메스를 세우고 키노는 땅위로 발을 내딛었다. 언제라도 오른손으로는 캐논을, 왼손으로는 숲의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였다. 말을 타고 있던 전사들도 키노를 알아봤는지 말 머리를 이쪽으로 향하고 나란히 섰다. 모두들 칼이나 도끼, 창, 활 같은 무기들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선두로 나서며 키노에게 말을 걸어온 자는 키노도 본 적이 있는 '곰발톱'이라고 불리는 전사였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태도로 말했다.


"우리 부족을 방문해주셨던 여행자 님이시군요. 비록 저희 사정 때문에 가시는 길을 환송 못해드렸지만 이렇게 다시금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좋은 일입니다."


"그렇군요. 그런 것 같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키노도 전사들도 별로 우호적인 분위기로 다가서지는 않았다. 곰발톱이 계속 말했다.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같이 쉬면서 차라도 한잔 하시는게 어떻습니까 여행자님."


하지만 키노는 곰발톱의 요청을 거절했다.


"아뇨. 필요없습니다. 그것보다...'늑대어금니'라고 불리던 그는 어디갔죠? 그도 같이 출발했다고 들었는데."


곰발톱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그는 독자적으로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떠났습니다.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오려면 꽤나 오래 걸릴 것 같군요."


키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전 갈길이 바빠서 지금 출발해야 겠군요."


"안전한 여행길 되시길 빕니다. 접대해드리고 싶었지만 바쁘시다니 어쩔 수 없겠지요. 우리 부족을 찾아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리며 안녕히 가십시요."


키노는 그들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채로 뒷걸음질로 에르메스에게 돌아왔다.
에르메스에 앉은 뒤 시동을 걸고 키노는 곰발톱에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은 이곳으로 오기전에 다른 부족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렇습니까."

곰발톱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어디서 만나셨습니까. 알려주시면 좋은 정보가 될것 같군요."


"이곳에서부터 남동쪽에 있는 계곡 입구에서 북동쪽입니다."


"아. 그렇군요. 지금 바로 쫓아가야 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뭔가를 가지고 있더군요."


"무엇을 말입니까."


"어떤 사람의 시체입니다."



"......."



"당신이 방금전에 보냈다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곰발톱은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왜 그랬죠? 어째서 그를 죽게 한 겁니까?"


"알고 싶으십니까. 여행자님."


곰발톱이 천천히 말했다.


"모든걸 알고 나면 어쩔겁니까. 그를 위한 복수라도 하실 겁니까?"


키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뇨.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유가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알려드리지요. 허나 모든 걸 알게 된 이후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 부족을 방문해주신 여행자님을 저희 손으로 처리하기는 싫습니다."


키노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곰발톱은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행자님도 아시다시피 이 땅은 모든 게 부족합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귀중한 가축도 부족합니다. 오로지 붉은 모래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이런 곳에 새로운 전사가 나타나 자신의 소유를 늘리려한다면 다른 모든 이들이 괴롭게 됩니다.


그는 그의 부모처럼 어린 나이에 우수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가 큰 공적이라도 세우면 그에게 많은 것을 줄수 밖에 없고 그것은 다른 부족원들에게 위협적입니다.

그는 그의 능력과는 별개로 가족도 없고 아무런 혈연, 인연이 없습니다. 그의 존재는 부담될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제거했습니다.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뜻은 당신 뿐만 아니라 모두의 것이겠죠?"


곰발톱은 부정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한 족장님과 모두의 뜻입니다. 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그의 능력이 그를 죽인 것입니다."


"흠. 이제 알겠어. 빨리 '처리'하기 위해서 일부러 전사로 인정했군. 조금이라도 미숙할때 손쉽게 제거하기 위해서."

에르메스가 냉랭하게 한마디 했다.


"이제 의문을 푸셨습니까 여행자님? 부디 바라컨대 이 붉은 황야의 세상을 외부의 가치관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뇨. 당신들의 행동은 전혀 특이한 게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흔한 일입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키노는 곰발톱의 말에 오히려 가볍게 대꾸했다.


"알겠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다시는 돌아올 일이 없을겁니다."


"부디 몸 조심하시길 여행자님."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키노와 전사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키노는 막 출발하려는 곰발톱에게 한마디 던졌다.



"그렇다면 그의 부모도 그런식으로 '처리'된겁니까?"


곰발톱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의 말만 들려왔다.


"이 붉은 황야는 희생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희생 위에서 축제를 벌이구요."


키노는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사들은 말에 올라타고 동쪽으로 달려갔다.

모두가 사라진 뒤 핏빛을 띈 붉은 황야에 거칠은 모래 폭풍이 불어닥쳤다.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면서 모토라도의 바퀴 자국도 말들의 발자국도 모두 사라졌다.


그날의 대지도 여전히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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