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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세한 설정을 아..
그럼 본명은 뭔가요?...
성능이 별로여서 다행일..
아무래도 중의법인듯 하..
굉장히 주관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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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2/27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We Are Not Alone-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은 날이었다. 아침부터 짙게 깔린 구름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더니 이윽고 굵은 빗줄기가 갑작스레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처 우산을 챙겨 오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흩어졌다. 길가를 메우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거리는 허무할 정도로 한산해졌다.


이와중에 비를 피하지 않은 채로 빗방울 오는대로 다 맞으며 힘없이 걸어가는 한 여성이 있었다.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녀는 낡고 지저분 해보였지만 원래는 어딘가의 제복이었는지 상당히 절도 있어 보이는 옷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갸름한 얼굴에 비에 젖어 헝클어진 짧은 금발이 엉겨 붙어 있었다. 그녀의 파란 눈동자는 멍하니 바닥을 바라 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그녀에게 한번씩 시선을 던졌으나 누구도 주의 깊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그녀가 길을 가다 갑자기 그 자리에 주저앉았을 때에도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길가에 앉은 채로 비를 맞으며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이 곳에 있은지 꽤 지났다. 그때 그녀의 앞에 있는 건물의 앞문이 열렸다. 그 열린 문에서 바텐더 복장을 하고 있는 남자가 나왔다. 그는 쓰레기를 버릴 생각이었는지 양손에는 검은색의 커다랗고 묵직한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는 주저 앉아 있는 여자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성큼성큼 걸어가 쓰레기 통에 자신이 가지고 나온 쓰레기 봉투를 던져 놓고 다시 들어갈려고 여자 옆을 지나쳤다. 자신과 상관 없다는 듯 문을 쾅 닫고 나서 잠시 조용해졌다. 잠시 뒤 문이 다시 열렸다. 아까전에 오갔던 남자가 다시 나왔다. 그의 손에는 우산이 들려있었다.

"하필이면 내 가게 앞에서 이러고 있냐.."


남자는 투덜거리면서도 아직까지도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 그녀를 일으켰다. 그녀의 몸이 힘없이 일으켜졌다. 그래도 두 발로 제대로 서는 것을 보니 서 있을 힘은 있는 것 같았다. 일단 남자는 여자에게 우산을 씌워 주면서 문 안으로 들어오게 하였다.

건물 안은 주점이었는지 테이블과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있고 벽장에는 수많은 술병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으며 바 위에는 글래스 잔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직 손님이 있을 시간이 아니라서 주점 안에는 바텐더 복장을 한 남자와 여자 외에는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남자는 여자를 아무 의자에 앉도록 권했다. 여자는 순순히 거기에 따랐다. 남자는 바 뒤로 돌아가서 뭔가를 뒤지더니 수건을 꺼내서 여자에게 건네 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여자는 천천히 얼굴과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아내었다.

그러는 중에 남자는 물을 끓였고 그걸로 따뜻한 차를 만들었다. 하얀 김이 솟아오르는 찻잔을 여자에게 주었다.


"비에 젖어서 추울 테니 차라도 좀 마시도록 해요. 갈아 입을 옷이 없다는 게 안타깝지만.."


여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가는 손가락으로 찻잔을 들어 조금씩 마셨다. 그것을 지켜보던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왜 길에서 주저 앉아 있었나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는 작게 한숨을 쉬며 다시 물었다.



"혹시 말 못해요? 들을 수는 있는데 말은 못하나요?"


"...."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요.."


남자는 처음 한 질문이 여자가 대답하기 싫은 내용이라고 생각하도 다른 것부터 물어보았다.


"보호자가 없나요? 부모님이나 친척이나 친구들."


"있지만...이 나라에는 없어요."


여자는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그러면 다른 나라에서 오셨군요?"


"네."


그랬었군.이라고 남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나라에서는 외국인들의 입출국이 자유롭고 체류 기간도 특별히 제한하지 않았다. 누구든 마음대로 와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다. 바로 자기 자신 부터가 이 나라의 그런 법률 덕분에 이 나라에 정착하게 되었으니까.
여자에게 복잡한 사정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게 되자 남자는 더 이상 꼬치꼬치 깨묻지 않았다. 그러다가 남자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빼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름이 뭐죠?"


여자는 수그리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그녀의 어두운 표정과 대조적으로 푸른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얼굴에 엉겨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이나샤. 이나샤라고 해요."













---------------------------------------------------------------------------





"휴...어쩐다."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가 동정심이 떠올라 생전 처음보는 타국의 여자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언제까지 책임져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매몰차게 제 갈길 가라고 해버리기도 그렇다. 아직까지도 비가 오는 데 주점 영업이 시작될때까지 두면 손님들에게 걸리적 거릴 것이다.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망설이고 있을 때 이나샤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가보겠습니다."


매우 공손한 태도로 고마움을 표하고 제 발로 나가겠다는 이나샤를 보고 '네 그러세요.' 라고 말하기에는 남자는 너무 물렀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난처해 했다.


"아, 아뇨 그럴 것 없습니다. 지금 가실 필요 없어요!"


"하지만 제가 있으면 폐를 끼칠 것 같아서.."


"적어도 옷이 다 마를때까지 있어도..괜찮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나샤가 입고 있는 옷이 서서히 말라가며 그녀의 체온을 급속히 빼았아가고 있었다. 이나샤는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사실 무척 추위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여름철은 이미 지났기에 비를 홀딱 맞으면 몸에 좋을리가 없다. 하지만 남자의 가게에는 갈아 입을 여벌의 옷이 없었다.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잠깐이면 됩니다."


남자는 우산을 챙겨가며 이나샤에게 당부했다. 그는 근처의 옷가게에서 아무 옷이라도 사다가 이나샤에게 줄 생각 이었다.


"젠장.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남자는 우산을 쓰고 비오는 거리를 뛰어가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옛날 일을 떠올려보면 남아게 동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나쁜 일을 당한다는 교훈을 얻을 법도 한데 지금도 이러는 것을 보면 그건 자신의 천성인 듯 했다.


"흠. 금발의 젊은 여성이 아니라 우락부락한 중년 남자가 그러고 있었다면 도와주기는 커녕 장사 방해 된다고 몽둥이로 쫓아버렸을지도 모르지. 그럼 이건 이성에 대한 본능인가?"


남자는 자신의 행동을 본능으로 규정하면서 시장으로 뛰어가던 남자의 눈에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쪽에서도 자신을 알아본 듯 자신에게 다가와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활기찬 목소리로 꾸벅 인사하는 에메랄드 그린의 눈동자를 가진 젊은 여성을 보자 남자는 마침 잘 되었다는 듯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네 집이 여기서 아주 가깝지?"


"네? 네. 맞아요. 가까운데요."


느닷없이 엉뚱한 질문을 한 남자를 여성은 이상하다는 듯 여기면서도 대답했다.


"집에 안 입는 옷가지가 여러벌 있지?"


"있기야 있죠."


"그걸 좀 가져다 주었으면 하는데."


"그런 부탁이라면야. 그런데 뭣 때문에?"


"따뜻한 옷가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지금 내 주점에 있다."


".....무슨 말씀이신지?"


"네 외상값 조금 깎아줄테니 도와줘."



외상값을 깎는 다는 말에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집으로 갔다. 그녀가 옷가지를 챙겨서 다시 오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옷가지를 받아든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가게로 돌아갔다. 바닥에 고인 빗물이 남자의 발걸음에 튀어올라 사방으로 퍼졌다.

문득 남자는 누군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니 녹색 눈빛의 그녀가 자신을 뒤따라 오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너는 왜 따라오는 거지?"


"아저씨 주점에 누가 와 있는지 궁금해서요. 제 옷이 필요하다는 걸 보니 분명 여자인데. 오호라. 드디어 연애 작업 상대가 생긴 건가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그것보다는 네 필기 작업이나 제대로 끝냈는지 궁금하다. 기한일에 맞추지 못하면 큰일 난다며?"

남자는 콧웃음치며 말했지만 거기에는 악의가 없었다.


"잠시 쓸꺼리가 다 떨어져서 그래요. 잠시 기분전환 하는 겸 가는거죠."



"그렇게 시간보내다 마감일 넘기면 저번처럼 편집자에게 깨지겠다. 이니드."



이니드라고 불린 젊은 여성은 남자의 말에 미소 지었다.


"혹시 알아요. 훌륭한 소재를 주점에 있는 의문의 인물에게 얻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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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이니드가 주점으로 돌아오니 이나샤가 기다리고 있었다. 젖은 옷 때문에 추운지 입술이 가늘게 떨리는 게 보였다. 그런 이나샤에게 남자는 이니드가 가져온 옷가지를 건네주었다.


"이걸 입도록 해요. 잠깐 밖에 나가줄테니까 그동안 갈아입어요."


남자와 이니드는 잠깐 자리를 비켜주었다. 잠시 뒤 다 갈아입었다고 이나샤가 말하자 다시 들어갔다. 이나샤는 입고 있던 젖은 옷 대신 녹색 스웨터에 파란 진을 입고 있었다. 이니드의 것이었지만 의외로 잘 맞았다.



'그리고 보니 체격이 비슷하네.'


이니드는 그렇게 생각했다. 키도 비슷하고 마른 체형에 둘 다 금발.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는 푸른 눈동자. 자신은 녹색 눈동자를 가겼다는 점.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이 더 귀엽고 예쁘다는 점. 이라고 이니드는 생각했다.


"흠..두 사람을 소개시켜줘야 겠군. 이나샤 씨. 이쪽은 저와 친분이 있는 이니드에요. 옷을 가져다 준 사람이죠. 이니드. 이쪽은 이나샤 씨. 원래 이 나라 사람은 아닌데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


남자는 둘을 소개시켜주었고 이나샤와 이니드는 서로 다가가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이니드라고 해요."


"네..안녕하세요. 옷을 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까지 없어요. 예전에 어떤 여행자가 입고 왔다고 해서 유행을 일으킨 스타일인데 그냥 저도 한번만 입고 장롱속에 넣어뒀던 거라. 이렇게 쓰이면 고맙죠 뭐."



"어떤 여행자가 유행을 일으킨 스타일?"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듯 말했다.


"그런게 있죠. 하여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대체 무슨 속사정이 있어서 이나샤씨가 여기까지 온 거죠?"


이니드의 물음에 이나샤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말하기 거북한 듯 이나샤는 머리를 수그리고 가만히 있었다. 남자가 이나샤 대신 대답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겠지. 별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으니까 자꾸 물어보지 마."


이니드는 약간 실망한 기색이었다.


"우웅...궁금한데."


"그나저나 이제 어쩐다.."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아까 전에 하던 고민을 계속했다. 이나샤를 어디로 보내기도 그렇고 계속 여기에 두기도 그렇고.

이니드는 남자가 이나샤를 어떻게 할지 이리저리 고민하는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기쁜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렇지! 이나샤 씨! 지금 특별히 머물 데가 없죠?"


"네..없어요."


"그럼 나랑 같이 지내요! 어차피 저 혼자 지내기에는 큰 집이고 혼자 살고 있으려니 외롭기도 해서요. 딱히 갈 곳이 없다면 제 집으로 오시는 게 어때요?"


이나샤는 이니드의 호의에 반가워하면서도 약간 주저하고 있었다. 정말로 그래도 되는 것인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에 답변하기를 주저했다.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떠나샤도 괜찮아요."

"하지만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고..제가 짐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나샤는 말 끝을 흐렸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이니드를 거들었다.


"그게 좋은 방법 일 것 같군요. 아무 일도 안하고 도움만 받는 다는 게 걸리신다면 평소에는 제 일을 도와주셔도 좋지요."



"네..그렇다면..."



이나샤는 마침내 이니드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이니드는 속으로 웃었다. 한 집에서 지내면서 가깝게 살다보면 언젠가 이나샤가 마음을 열테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외국에서 온 젊은 여자의 이야기에는 필히 깊은 사연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연은 자신이 글을 쓰는데 소재가 될 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나샤가 이니드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 이니드를 따라 나왔을 때. 마침내 비가 멈췄다. 오전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치자 짙게 깔려 있던 구름도 서서히 걷히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기 시작했다.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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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2편은 언제 쯤 나올 것인가..



그래도 '올해 안'에는 나올 겁니다.



한 12월 31일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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