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 Erde«
© DIE ZEIT, 08.05.2008 Nr. 20
Ein Gedicht von Günter Herburger
Ihre Baggerseen sind blau,
bevölkert von Walen.
Ein paar Kontinente treiben einher,
als hätten Morcheln sich verabredet
für einen Zusammenschluss.
Blut tropft aus den Fingernägeln
mehrerer Sonnen, deren Folterwerkzeuge
wir noch nicht kennen.
Tierzeichen gibt es dort oben nicht,
eher Gardinen, die auseinanderstieben,
als wären Hühnerhöfe explodiert.
Familien und Fersengeld tauchen auf,
beschützt von Distelwäldern,
in denen Milchkännchen
den Zeitpfeil, verirrt im Dickicht,
in die falsche Richtung tragen.
Er schreit wie ein Gänserich.
Günter Herburger: Der Kuss
A 1 Verlag, 2008; 112 S., 16,40 €
닭곰탕을 먹으며
닭은 조류이다, 명목상.
- <닭의 닭에 의한 닭을 위한 사전>에서
무가 빠진 닭곰탕을 먹는다, 나는 “무가 빠졌어요!”라고
속으로 외친다. 항의한다. 항거한다. 속으로. 그러나
다 먹는다. 내게 주어진 밥, 내게 주어진 닭, 살, 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肉化된 닭의 언어들. 내일은 찜이 되거나 죽이 될, 아니면
또 탕이 될 소망들, 희원들, 목놓아 새벽을 부르던-
부르다 지쳐 쓰러진 닭도 있었다, 그러다 죽어간 닭도 있었다, 미처
닭인 줄도 모르고 죽어간 닭도. 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닭이, 동족의 울음과 통곡이 새벽을 가져오리라
믿는 닭이 어디에 있으랴!
무가 빠진 닭곰탕은 무가 빠진 닭곰탕일 뿐이다.
빠진 건 빠진 거고 있던 건 닭곰탕. 이젠
그마저 밥상에 없다.
“없는 건 없는 거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젠 목젖이 붓는 소리
들리지 않고 새벽은 조용조용히 온다.
새벽은 조용조용히 항의하며 조용조용히 항거한다.
덕분에 그날이 그날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닭고기를 먹은 것일까?)
-로쟈의 창고 주인장
숲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을 잡고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가여운 것이 크고 쓸쓸한 어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져 다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부르튼 사나이를 有心히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를, 딱따구리와 저녁 바람과 솔방울들을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은 숲子로 섰다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다 통과시켜주고도 제 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영광, 『그늘과 사귀다』, 랜덤하우스코리아
그녀에게
- 박정대
고통이 습관처럼 밀려올 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보일 거야
석양빛에 물든 검은 갈색의 바다, 출렁이는 저 물의 大地
누군가 말을 타고 아주 멀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일거야
그럴 때, 먼지처럼 자욱이 일어나던 生은 다시 장엄한 음악처럼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되돌아오기도 하지
북소리, 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봐
고독이 왜 그렇게 장엄하게 울릴 수 있는지 네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어봐
너를 뛰쳐나갔던 마음들이 왜 결국은 다시 네 가슴속으로 되돌아오는지
네 가슴속으로 되돌아온 것들이 어떻게 서로 차가운 살갗을 비벼대며 또다시 한 줄기 뜨거운 불꽃으로 피어나는지
고통이 습관처럼 너를 찾아올 때 그 고통과 함께 손잡고 걸어가 봐
고통과 깊게 입맞춤하며 고독이 널 사랑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보폭으로 걸어가 봐
석양빛에 물든 저 검은 갈색의 바다까지만
장엄한 음악까지만
출처 : 아무르 기타, 문학과사상사, 2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