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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8/02/14
 

미국 고졸 트럭운전사가 히로시마 원폭(原爆)비밀 풀다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target=_blan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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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간의 연구·추적을 통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 탄의 비밀을 파헤친 트럭 운전사 존 코스 터멀렌(왼쪽)이 아들 제이슨과 함께 직접 만든 원자폭탄 모형 앞에 서 있는 모습. /뉴요커 홈페이지
고졸(高卒) 학력의 트럭 운전기사가 15년 간의 추적과 연구 끝에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으로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리틀보이(Little Boy)'와 '팻맨(Fat Man)'의 비밀을 파헤쳐냈다.

원폭 투하 63년이 지났지만 이 두 원폭(原爆)의 정확한 폭발 메커니즘과 구조,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제조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대한 사항은 여전히 미 정부의 엄격한 기밀로 분류돼 있다.

그 동안 수 많은 과학자들이 이 폭탄 제조 과정을 연구했다. 그러나 학계에선 당시 폭탄의 구조를 가장 정확하게 밝혀낸 이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트럭 운전기사 존 코스터멀렌(Coster-Mullen·61)으로 본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최신호(15일자)가 보도했다.

코스터멀렌은 평생 수십 개의 직업을 전전했다. 사진작가, 카메라 판매점 점원, 종이 공장과 난방회사 인부 등을 거쳤다. 그가 처음 원자폭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3년. '손재주'를 이용해 확실하게 팔릴 만한 모형을 찾다가 원자폭탄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그는 모형 제작을 위해 원자탄이 전시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측량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큰 '발견'을 하게 된다. 알려진 바와는 달리 '리틀보이'의 지름이 73.7㎝가 아니라 71.1㎝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이 단순하지만 짜릿한 발견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폭탄의 내부는 어떠하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궁금증이 밀려들었다.

코스터멀렌은 "지난 15년간 트럭을 몰면서도 늘 머릿속에서 폭탄의 3차원 도형을 끝없이 그리며 '리틀보이'와 '팻맨'의 구조를 알아내고자 했다"고 뉴요커에 말했다. 트럭 조수석엔 늘 스케치북과 계산기를 놓고 다닌다.

코스터멀렌은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은퇴 과학자들을 수없이 인터뷰했다. 과학자들은 기밀 유지를 위해 입을 닫았지만 사진 기술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 정부 도서관에서 폭탄과 내부 부품 사진들을 모조리 검토하고, 비례 측량을 통해 이것들의 정확한 길이를 파악했다. 간헐적으로 조금씩 공개되는 정부 자료도 그의 '퍼즐 맞추기'에 도움을 줬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폭탄을 구성하는 부품들의 치수와 무게를 대부분 밝혀냈다. 가령 포신(砲身)형 기폭장치를 쓴 리틀보이의 경우 포신 길이는 132㎝, 플루토늄 구의 지름은 9.2㎝, 탄화(炭化) 텅스텐 실린더의 지름은 33.4㎝, 기폭장치로 쓰인 발사체와 목표물의 질량은 각각 38.5㎏와 25.6㎏였다. 이를 통해 코스터멀렌은 리틀보이의 부품 배치와 작동원리까지 모조리 알아냈다.

특히 중요한 발견은 폭발 원리. 학계에선 '리틀 보이'의 포신 안에서 원통 모양의 우라늄 발사체가 오목한 우라늄 목표물을 강타해 폭발이 발생한다고 봤지만, 실제로는 고리 모양의 우라늄 발사체가 원통 모양의 우라늄 목표물에 부딪히면서 폭발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온통 비밀에 싸여 있는 최초의 원자탄을 파헤치는 자신의 연구를 '핵 고고학(考古學)'이라고 표현했다. "여전히 리틀보이와 팻맨에 대해 모르는 점들이 남아 있고 아마 끝까지 모를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이 연구는 내게 크로스워드 퍼즐과 다를 바 없는 정신적 도전"이라고 말했다. 뉴요커는 "'주어진 사실'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소수의 사람 때문에 우리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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