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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15
 

[어둠속의 댄서] 여성에게 특히 가학적인 변태 감독... 라스 폰 트리에

2003.11.05 15:17 |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들 | racoon

http://kr.blog.yahoo.com/serim_jang/31164 주소복사

-= IMAGE 1 =-

1. 새디스트 - 라스 폰 트리에 감독

감독 라스 폰 트리에는 이미 깐느에서 96년 작 'Breaking the waves'로 그랑프리를 거머쥔 바 있고, 84년작 <유로파>와, 98년작 'Idiot'을 통해, 깐느의 여러 부문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감독입니다. 물론, 우리들에게는, 대단히 특이한, 덴마크 공포 영화, <킹덤>의 감독으로, 더욱 친숙하죠.

이 영화, <어둠속의 댄서>는, 뮤지컬 형식의 영화라는 점을 빼놓고서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감독의 정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 영화가 흔히 보여주는, 밝고 즐거운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절망적이다 못해 처절할 정도의, 슬픈 뮤지컬이 되었죠.

제목대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유독 영화속 여자주인공에게 잔인합니다.
그녀들을 괴롭히고, 학대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밀어넣죠.
그럼에도 늘 순진하고 착한 여성주인공들은 그저 운명에 순응할 뿐입니다.

천재라 불리우는 이 감독은
천사같은 여성 주인공들을 통해 '세상이 구원되리라' 믿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감독의 영화는 늘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그런 탓에 그의 메시지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2. 주인공.. 여가수.. 비욕..

뮤지컬 영화답게, 영화 속 여주인공, 셀마역을 맡은 배우는, 바로, 아이슬랜드 출신의 여가수, 비욕입니다. 올해로, 37살인 그녀는, 11살에 데뷔 앨범을 발표한, 중견 가수입니다.

아이슬랜드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첫 앨범에서 선보였던 그녀는, 13살에, 펑크 스타일의 뉴웨이브 밴드에서, 활동한 바 있고, 이후, ‘Tappi Tik’이라는 그룹에서도, 잠시 몸담은 적이 있죠.

그녀가,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92년, 'the sugarcubes'라는 밴드에 몸담으면서부터입니다.

같은 해 하반기에, 그녀는, 첫 솔로 앨범인, <데뷔>를 발매하였고, 그 후로 그녀는, 두 장의 솔로 앨범, 'post'와, 'homogenic'을 발표하여, 전세계적으로, 7백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그녀는, 특이한 음색과, 독특한 음악세계로, 상업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전세계 미디어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반열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3. 영화 속 이야기

미국 워싱턴주의 작은 마을, 공장에서 일하는 셀마는, 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닮아, 역시, 눈이 멀어가는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체코에서 이민 온 그녀는, 아들이, 열 세 살이 되기 전에, 눈을 고쳐주겠다는 소망 하나로,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고된 노동에, 몸을 맡깁니다.

아들의, 눈을 밝혀 주겠다는, 단 하나의 희망과 함께, 그녀의 유일한, 삶의 기쁨은, 뮤지컬 배우로써,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시력을 점점 잃어갈수록, 셀마는, 춤과 노래의 상상 속에 빠져듭니다. 뮤지컬 속의, 행복한 상상은, 늘 고통스런 현실로부터, 셀마를 지켜주는, 버팀목이죠.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프, 그는, 힘겹게 살아가는 셀마를, 멀리서 지켜보며, 안쓰러워하고,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갖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사랑을, 그녀는, 자꾸만 밀어냅니다. 그녀는, 자신의 시력이 다하기 전까지, 서둘러,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해야하기 때문이죠.

영화 속에서, 그녀는 제프에게, 노래로, 그녀의 절박함을 들려줍니다.

“과거는 오래 전에 봤고, 미래는 이미 알고 있고, 난 이미 이것도 봤고, 저것도 봤으니까, 눈이 멀어도 괜찮아요.” 라고….

한편, 이웃에는, 셀마 모자(母子)에게 집을 빌려준, 빌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경찰관인 빌은, 아내 린다의 사치를 감당하지 못하고, 힘들어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 재산이 모두 바닥났음을, 고백하지 못합니다.

어느날 밤. 빌은 셀마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고, 셀마 역시, 그녀의 아들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뒤,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기로 약속하죠. 그러나, 빚에 허덕이던 빌은, 셀마의 돈에 손을 댑니다. 그녀가, 눈이 멀어간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그녀가 모아놓은, 돈의 위치를, 알아내고 만 거죠.

목숨보다 소중히 모은 돈을 되찾기 위해, 그녀는, 빌을 찾아가 애원합니다.

그러나, 빌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녀에게, 자신의 총을 건네주며, 돈을 가져가려거든, 자신을 쏘라고 말하죠. 결국 그녀는, 눈물이 뒤범벅이 되어, 그에게 총을 쏩니다.

그를 죽이고, 그녀는, 그에게서, 돈을 되찾아옵니다. 하지만, 빌을 죽여야만 했던, 처참한 상황에서, 그녀는 환상을 봅니다.

죽은 빌이 일어나, 그녀에게 위로를 하고, 세상은, 그녀를 용서하는 환상…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쾌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느끼는, 절망과 슬픔을, 관객들에게도, 강렬히 전해줍니다.

'셀마'는 결국, 재판정에서, 살인죄로, 사형언도를 받습니다. 아들의 눈을, 수술해주기 위해, 그리고, 죽은 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왜 그를 죽여야만 했는지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107 번의 스텝',이라는 음악에 맞추어, 천천히 형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셀마.. 죽음을 향한, 그녀의 발걸음은, 처절하도록 고통스럽습니다.

그녀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노래를 부릅니다. 그녀의 처절한 노래에, 관객들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나 잔인하게도,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목을, 매달아버립니다.

그녀의 노래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영화는, 그녀의 죽어가는 모습을, 관객으로 하여금, 목도하게 하죠.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에 관한, 관객이나 평론가들의 평은, 참으로 극단적이었습니다. 손수건을 흠뻑 적시도록, 처절한 셀마의 이야기와, 잔인하고 인상적인 엔딩에, 어떤 관객들은, 수차례, 극장을 찾기도 하는가 하면,
영화 속의, 바보같은, 여주인공의 모성애가, 너무나 신파적이며, 거칠고 불편한, 디지털 화면과, 걷잡을 수 없이 엄습해오는, 암울한 분위기가, 관객의 마음을, 한없이 짓눌러, 불편했다는 관객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유럽 쪽에선,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반면, 미국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든가, 미국의 '사형제도'에 대한, 강한 비판 때문에, <타임>지에 의해, '최악의 영화'에 선정되기도 했죠.

그러나, 이 영화의 영화음악은, 그 어떤 영화음악보다 강렬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비욕은, 연기가 아닌 셀마, 그녀 그 자체였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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