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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영화는 ‘주성치가 출연하는 영화’와 ‘주성치가 출연하지 않는 영화’로 구분했다더라. 허나, 요말을 뒤집어보자면, 주성치표 영화는 그의 영화를 따르는 일군의 주성치 사단만큼이나, 관객들에게도 매니아적인 감성에 소구하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는 영화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너 주성치 이번 영화 봤냐. 열라 깨~! 넘 잼있지 않냐?’ ‘너 참 취향 독특하다. 그런 유치한 홍콩 슬랩스틱 코메디가 뭐가 좋다는 거야?’
홍콩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도신, 식신, 홍콩마스크 등 패러디를 위한 패러디를 주무기로 했던 그가 서유기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그의 영화를 탐탁해하지 않던 한국사람들에게까지 그 아우라를 펼치는가 싶더니, 그의 상상력에 CG라는 날개를 달아주면 어떤 불가사의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우리는 몇 년 전 ‘소림축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더랬다.
그러던 그가 3년 만에 들고 나온 영화, ‘쿵푸허슬’…
‘소림축구 2편’의 제작을 극구 거부하며, 자신의 영화인생 모두를 걸 만큼 올인했다는 그 영화 ‘쿵푸허슬’은 그 소문만큼이나 ‘소림축구’보다 백만스물여섯배 정도 강력해진 뻥에, 이소룡에 대한 그의 사랑과 애정을 담은 ‘주성치’표 역작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어릴 적부터 무수히 많은 쿵푸영화를 보고 자라온 우리네지만, 주성치라는 필터링을 거친, ‘쿵푸허슬’에서는 익숙한 듯 낯설고, 웃기지만 진지하며, 어설픈 듯 현란하여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기이한 그 맛을 느낄 수 있을게다.
또한, 패러디 전문답게, 매트릭스, 정무문, 에어리언, 로저래빗, 자토이치를 자유자재로 패러디하지만, 그것들이 결코 따로 놀지 않는다.
패러디의 정수를 잃지 않는 순수한 B급 영화의 현신이야말로 주성치가 아닌가 싶다.
쓸데없이 갑빠 잡지 않고, 잘난척 하지 않고, 아는 척 하지 않는 기존의 주성치 영화에, 보다 강력해진 CG로 무장한 그의 영화 ‘쿵푸허슬’은 요즘같이 팍팍한 경제상황에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오락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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