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로 착각했던 새
월급쟁이 시절, 미국 출장 길에 텍사스 어느 도시 대학으로 유학 간 친구를
만나러 간 일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도서관 로비에서
기다려야 했다.
우연히 밖을 내다보니 화단에 여러 가지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었는데 그중 라이락을 닮은
한 꽃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두 마리의 커다란 벌이 화분을 모으고 있는 중이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벌 중에 제일 큰 벌은 호박벌이다.
나는 그 벌들을 미국의 호박벌 종류라고 생각했다.
농촌에서 자란 어린이들이라면 이 호박벌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리면 굉장히 아팠지만 이놈은 항상 꽃에서 딴 큼직한
꽃가루 덩어리를 달고 다녔다.
잡아서 보면 냄새도 좋고 혀를 대보면 달착지근한 맛이 났다.
그래서 호박벌이 나타나면 그 것을 잡으려고 쫓아다니는 유별난 장난꾸러기는 동네마다
항상 있었다.
나도 그런 장난꾸러기였던 추억이 있어서 유심히 그 벌들을
쳐다 뫘다.
벌들은 엄청나게 컸다.
미국에 처음 와본 나는 그 곳의 참새니 다람쥐들이 한국 것보다는
훨씬 컸기에 내심 “ 야- ! 미국의 벌도 대형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몇 분간 넋 놓고 보던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두 벌이 꽃에 안지를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것이었다.
벌이라면 당연히 꽃 위에 앉아서 꽃가루를 따야 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그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면서 그것이 벌치고는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둥이에 뾰족한
부리가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것은 벌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아주 작은 새였다.
우리가 벌새라고 부르고 현지어로는 hummingbird라고 부르는 새였던 것이었다.
새는 공중 부양이라도 하는 듯이 공중에서 정지 한 채 한참을
꽃의 꿀을 빨더니 내가 다가가자 마치 튕겨낸 테니스볼처럼 빠르게
날아가 버렸다.
나와 첫 대면했던 벌새는 조류 중에서 최소형의 새이다.
그리고 가장 빠른 스피드를 가진 새이기도 하다.
벌새는 남북 아메리카에만 산다.
북쪽은 알라스카 남부에서 남쪽으로는 칠레 남부까지에 걸쳐
광범위하게 서식한다.
많이 사는 곳이 열대의 열대 우림이지만 산이건 사막이건 벌처럼
자기 먹이인 꽃이 있는 곳은 다 서식한다.
분포 지역이 넓다보니 벌새도 300 여 종류가 있어 아주 작은 종은
길이가 단지 5센티에 지나지 않고 지상의 조류 중에 제일 작은 것이다.
대개는 평균 10센티 크기 이다.
벌새는 일 분간 날개를 900회에서 5000회까지 팔랑거린다.(!)
내가 본 벌새도 날개를 마치 비행기의 프로펠러같이 움직이고
있어서 날개의 형체가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날 뿐 아니라 수직 비행 정지 비행등 헬리콥터가 할 수 있는
재주는 다 부린다.
새 같지 않게 후진 비행도 할 줄 안다.
이런 연유로 캐나다의 한 헬리콥터 회사에서는 허밍버드를 로고로 쓰기도 했다.
벌새의 비행이 너무 특이해서 항공학자들은 벌새를 비행기 테스트하는 풍동(風洞)에
넣고 그 성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벌새는 빠르게 움직이는 튼튼한 날개가 있어서 5 센티 이상의 거리는 걷지를 않는다.
게다가 매 같은 맹금류 따위도 자기의 빠른 스피드를 믿고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 새둥지로 어떤 것이건 접근하면
겁내지 않고 맹렬히 저항한다.

벌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꽃 속의 꿀과 담백질을 얻기 위해서
곤충들을 먹는다.
앞의 동영상에서 보시다시피 벌새의 생김생김에서 독특한 모습은 마치 주사기처럼
튀어 나온 기다란 부리이다.
이것을 꽃 속에 깊이 넣어 꿀을 빨아 먹는 것이다.
벌새는 역동적인 활동 때문에 그 작은 체구에 비해 엄청나게 먹고
또 금방 빨리 소화해버리는 재능이 있다.
빨리 소화하고 또 계속 먹는 것이다.
벌새가 하루에 소비하는 칼로리양은 체중 대비 인간과 비교해보면 벌새가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인간보다 무려 77배나 많다고 한다.
벌새는 특기할 이력을 가지고 있다.
페루의 건조한 사막 지대인나즈카에 가보면 공중에서만 알아 볼 수 있는
커다란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것을 어떻게 그렸고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주인들이 그렸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수수께끼다.

이 커다란 그림 중의 대표 그림 하나가 벌새를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