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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3/30
 

[스크랩] 장인정신으로 빚은 정통 스시 명가

2005.06.17 23:25 | 일식 | 바람

http://kr.blog.yahoo.com/sd961219/5936 주소복사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신라호텔 아리아케(有明)

아리아케의 스시는 몸에 꼭 맞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슈트를 입은 듯한 느낌이다. 모던한 컬러에 결코 튀지 않는 디자인이지만 옷을 입은 사람의 자태를 늘 고급스럽게 유지해 주는 이탈리아의 명품 말이다. 물론 스시와 슈트는 전혀 다른 종류지만 새로운 유행에 힘없이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매한가지. 업계에서 첫손 꼽히는 명가를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 식도락가에겐 뿌듯한 일이다.

스시는 얕잡아볼 음식이 아니다. 재료 하나하나마다 소금간을 하고, 초에 절이고, 양념하고, 굽고, 볶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조리법이 동원된다. 특권 계급만이 누릴 수 있던 일본의 고급 식문화 가이세키(회석요리)를 서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 요리법만 적용시켜 개발한 것이라 고급스러움과 간소함을 두루 갖췄다.

아리아케는 도쿄를 중심으로 발달한 정통 에도마에 스시를 낸다. 스시 카운터는 일본 기요다 스시 조리장인 모리타가 맡고 있다. 기요다는 일본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스시 전문점으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 <미슐랭 북>보다도 먼저 식당 가이드북을 만들었을 만큼 미식 탐 많은 일본인이 첫손에 꼽는 곳이니그  수준을 짐작할 만하다. 특히 참치는 전량 일본 기요다 것을 가져다 쓴다.

활어는 국내산을 쓰는데 산지에서 당일 배송한 것을 수족관에 넣지 않고 2~3일 내에 소비한다. 운이 좋으면 쇼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고추냉이 뿌리를 상어 껍질로 만든 강판에 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혀끝에 손톱 반쪽만 하게 떼어 부드럽게 비벼 맛보는데 잘 익은 무처럼 시원한 맛에 와사비 특유의 톡 쏘는 향이 매혹적이다.

귀한 손님을 모시기엔 이만 한 곳이 없다. 고급 일식집이라면 어디나 푸른 정원, 단아한 다다미방, 다양한 사케와 일본 차 그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기들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리아케의 장점은 여느 곳에서라면 얼마간은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도 최고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마치 좋은 슈트는 바느질이나 단추, 지퍼같이 눈길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완벽한 것처럼. 차별성이 더욱 빛을 발하는 부분은 손님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대할 줄 아는 성실한 요리사와 친절한 스태프들이다.

모리타 주방장
“나를 믿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눈을 맞추며 건넨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예”라고 말하는 모리타 주방장. 스시를 만드는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수련 방법의 하나라는 철학으로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에서 스시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02-2230-3359 ●12:00~14:30, 18:00~22:00, 연중무휴 ●주차 가능 ●단체 20명까지●점심 8만원부터 , 저녁 10만원부터 , 예약 가능

평범한 것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롯데호텔 벤케이(弁慶)

한 호텔에 두 개의 일식당이 존재하는 곳이 전세계에 몇이나 될까. 롯데호텔에는 두 개의 일식당이 있다. 하나는 정통 일식 요리점인 벤케이, 또 하나는 좀더 대중적인 일식을 내는 모모야마(桃山)다. 일본인의 출입이 잦은 호텔이니 손님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 음식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더 앞선다. 스시 카운터는 벤케이에 있는데, 일본 요리 전문점 벤케이 체인이다.

격자 미닫이를 밀고 들어서면 왼쪽은 스시 카운터 쪽으로 열려 있고 오른쪽은 룸과 닿는 오솔길이다. 지하에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려는 듯 곳곳에 인공 정원을 설치했는데, 푸른 나무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일본 료칸(旅館)에 들어선 게 아닌가 어리둥절해진다.

벤케이는 대중 스시라는 에도마에 시대의 스시 기본 정신에 충실한 곳으로 호텔 일식당이라고 해서 고가 어종만 고집하지 않는다. 큰 차이는 늘 접하는 친숙한 재료에서 난다는 것이 정병호 조리장의 신조. 상대적으로 값이 싼 고등어나 새우처럼 손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탠더드 아이템에 자신의 솜씨를 한껏 발휘한다.

벤케이 스시는 밥에 친 초맛이 강한 편인데, 이는 생선 위주로 최소한의 조리만 더하는 건강 스시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인이 찾을 경우에는 생선보다 달걀이나 바닷장어, 전복처럼 손이 많이 가고 다양한 소스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므로 초 맛을 좀더 부드럽게 조절한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에겐 2~3℃ 냉장 상태에서 1시간 30분 정도 숙성시켜 사후강직이 진행되는 중에 사용해 쫄깃하고 탄력 있는 느낌을 갖게 하고, 일본인이나 외국인에겐 3시간 정도 숙성시켜 혀끝에서 살살 녹는 느낌을 강조한다.

스시 카운터에 앉으면 보통 1인분에 여덟 쪽 정도가 서브되며 오차와 찬을 함께 낸다. 장국보다 오차를 곁들이는 일본인이 많다 보니 장국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보기 드물게 아침식사도 준비하고 있다.

근사한 저녁을 계획한다거나 깍듯이 모셔야 하는 어른에게 식사 대접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일본 요리의 시각적 화려함을 경험하는 데는 최적의 장소다.

정병호 조리장
올림픽과 월드컵 시즌 중 일본 요리를 담당해 최고의 셰프라는 찬사를 들었다.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와 벤케이 조리장을 지냈으며 푸드채널 와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에 출연했다.

●02-317-7031 ●07:00~10:00 12:00~15:00 18:00~22:00, 연중무휴 ●주차 가능●단체 20명까지 ●생선초밥 4만5000원, 일본식회덮밥 3만7000원, 김초밥 1만6000원, 캘리포니아롤 3만원, 생선초밥코스 11만원

한국 스시를 세계에 알리다
남가스시

남가의 쇠고기 스시를 보고 있자니 문득 쇠고기 요리를 유난히 즐겼다는 일본 메이지 천황이 떠오른다. 섬나라에서 농사짓고 살자니 주요 노동력인 소를 잡는 것은 당연히 금기시될 수밖에 없는 일. 하지만 하늘 같은 천황이 고기를 잡숫고 싶다니 법을 개정할밖에. 덕분에 일본인은 늦게나마 고기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남춘화 사장이 메이지 시대 요리사였다면 천황에게 그의 쇠고기 스시를 진상해 큰 상을 받지 않았을까. 일본 천황이 아니었더라도 남춘화 사장은 1990년대 국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시맨. 당당하게 상호에 그의 성인 ‘南家’와 주력 메뉴인 ‘스시’를 내세운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일본에선 스시집의 퀄리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까지 여겨지는 계란스시, 하지만 국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메뉴다. 수소문 끝에 남춘화 사장이 계란스시 명인이란 말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소문대로 일품이었다. 카스테라처럼 혀끝에 부드럽게 닿는 느낌, 스르르 녹아 내리는 듯하더니 씹을 때마다 흘러 나오는 달콤한 생선 즙이 입 안 가득이다.

남가스시의 모토는 ‘남이 내지 않는 특별한 맛을 보여주겠다’는 것. 조리법은 분명 정통 에도마에 스시인데 시즌별로 개발되는 메뉴는 한식, 이탈리아식, 프랑스식 등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사계절 별미 찬으로 게장이 꼽힐 정도. 짜지 않고 적당히 숙성시켜 한 입 베어 물면 달착지근한 살이 덩어리째 입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풍성한 여운을 남긴다.

반면 이곳에선 그 흔한 정식 메뉴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일식집이 아니라 스시집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만든 것이 스시 세트 메뉴다. 겨울에는 장국 대신 일식 오뎅국이 나오는데 풍미가 그만이다. 쇠심줄을 고아 만든 것인데 깊고 진한 국물이 해장도 가능할 듯 뜨끈하게 넘어간다. 어묵 외에 무, 토란, 낙지, 미역 등이 들어 있는 것이 영락없이 일본 포장마차 식이다.
인테리어도 룸보다 카운터에 더 신경 쓴 것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부담 없는 분위기가 식도락가에겐 더없이 환영받을 만하다. 또 연인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주고 싶다거나 ‘아빠 맛있는 거 사오세요’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정말 잘 어울릴 곳이다.

남춘화 사장
한국식 스시 초로 발명 특허를 냈고, 비오는 날 우산과 옷을 주체하지 못하는 손님을 위한 서비스로 우산꽂이 옷걸이를 발명해낸 괴짜다. 2003년에는 미국 측에서 제의해 온 스시 학교 겸임교수 자리와 시민권을 수락, 한국의 스시를 미국에 전하고 있다.

●02-554-2660~1 ●11:00~14:30, 17:00~ 22:00, 예약 가능 ●주차 가능 ●단체 8명까지 ●스시세트 (점심) 2만5000~3만5000원, (저녁) 3만5000~4만원

◇ 스시 카운터 즐기기 ◇
스시 전문점에서 최상석은 요리사와 손님이 일대일로 마주할 수 있는 스시 카운터다. 특히 요리사에게 카운터는 자신의 실력을 총체적으로 인정받는 자리. 스시를 쥐는 것부터 손님과 응대할 수 있을 정도의 식견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서비스 정신 등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손님 스스로도 요리사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카운터에 앉게 되면 우선 그날 가장 물 좋은 생선이 무엇인지를 체크한다. 그리고 자신의 예산을 귀띔한 뒤 요리사에게 직접 적정한 수준의 스시를 권해 받는다. 이때 자신의 취향이나 상태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카운터에선 주문한 스시가 한번에 나오는 일은 없다. 대부분 만드는 즉시 손님 앞에 2조각씩 올려주는데 받은 즉시 먹는 것이 예의다. 젓가락이 준비돼 있기는 하지만 카운터에선 손으로 먹는 것이 더 어울린다. 스시를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음식을 먹은 느낌을 전하고 요리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카운터에서 스시 외의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은 결례다. 부득이 식사로 우동 정도는 묵인될 수 있지만 그 외 음식을 원한다면 홀이나 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예의다.

멈춤 없는 도전으로 만들어낸 정통 스시
아오야마(靑山)

1996년 4개월 동안의 일본 배낭여행 끝에 내린 결정은 위치보다는 오랜 단골이 찾을 수 있는 집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청담동이긴 하지만 그의 스시집은 뒷골목, 그것도 지하에 있다. 그럼에도 전용 주차장은 늘 고급 승용차들로 밤낮 없이 북적인다.

업계에서 박범순 사장은 공부벌레로 통한다. 30년 동안 일해 온 스시 카운터지만 아직도 얼굴엔 긴장감이 팽팽하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이탈리아 정통 요리 클래스에서 새로운 조리법과 식재료 연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개발해낸 작품이라며 내놓은 것 역시 이탈리아 요리법과 재료가 가미된 일식이다. 먼저 애피타이저는 새우스시.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올리브유로 구워낸 새우를 모양을 갖추어 데커레이션한, 영락없는 서양식이다. 여기에 초된장 소스와 허브로 풍미를 더했다. 샤리(밥)는 간척지의 저농약 흑미를 찻잎 우린 물로 지어 건강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디저트는 성게 알과 대구 고니를 젤라틴으로 굳힌 푸딩. 겨울철 떨어지기 쉬운 체력을 보충하기 위한 간식으로도 그만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메인 디시는 역시 그의 주종목인 정통 에도마에 스시다. 30년 경력의 노하우가 접시 위에 고스란히 펼쳐지는 순간이다.

“스시는 생선, 초밥, 쥐는 기술 그리고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이 만드는 하모니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지요. 카운터에서 요리사가 해야 하는 일 중 요리하는 일보다 더 중한 건 내 앞에 앉은 손님의 마음을 읽는 것입니다. 배가 얼마나 고픈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입이 짧지는 않은지, 육식을 좋아하는지 채식을 즐기는지… 그 모든 것을 스시에 녹이는 게 임무지요.”

스시 카운터 너머 박범순 사장의 손놀림은 예술가의 붓 터치처럼 세심하고 완벽하다. ‘옛것을 지키되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는 신념처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은 매순간 손님에게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아오야마는 비즈니스 모임을 하는 손님들이 많아 처음엔 서먹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주방장의 손길과 마음이 전해지면 어느덧 눈 녹듯 분위기가 누그러진다.

박범순 사장
30년간의 배움도 짧았던가,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에 세상 살 맛 난다는 박남순 사장. 그간 개발해낸 메뉴만으로 얼마 전 청담동에 대중 스타일의 사케 바를 오픈해 유감없이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02-3442-4452 ●11:40~22:30, 예약 가능 ●주차 가능 ●단체 30명까지 ●스시 3만5000~4만원, 회 8만~10만원

스시의 제왕 참치
일본인의 무병장수 비결 중 하나는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육류보다 생선을 즐기며, 생선 중에도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을 선호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참다랑어 붉의은살 아카미다. 아카미는 지방 분포가 적어 담백할 뿐 아니라 소금 간만 해두면 며칠이고 두었다 먹을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100년 참치 역사 중 뱃살에 해당하는 도로가 최고급 스시 재료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현대에 와서의 일이다. 도로의 지방이 불포화지방산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냉장 기술의 발달로 지방 분포가 많은 생선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말이다. 사실 그 이전 참치는 아카미 외 모든 부위를 전량 폐기했다. 도로 중에도 등급이 나뉘는데 참치 머리 바로 아래부터 시작되는 오도로부에서 가슴 부위에 해당하는 주도로를 거쳐 꼬리 쪽까지 넷으로 나뉜다. 물론 꼬리 쪽으로 갈수록 지방 함량이 줄고 가격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나 무조건 ‘도로가 최고’라는 일반론을 펼 수는 없다. 부위에 따라 그 맛과 특성이 다를 뿐 취향과 선택에 따라선 아카미가 오도로보다 고급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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