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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미실이 오로지 자신의 육체만으로 휘하를 포섭하여 다스렸던 것은 아니다. 그런 정도에 불과했다면 아마 미실의 영화란 그녀의 매력이 퇴색하기 시작한 중년 이전에 이미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고 그 잠재된 욕망을 이용할 줄 아는 탁월한 감각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설원과 문노를 다루는 모습이었다.

문노도 그렇지만 사실 설원도 그렇게 출신성분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어머니인 금진은 미실의 외할머니인 옥진의 동생으로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 그러니까 설원과 미실은 5촌으로 외당숙과 조카가 된다. - 생부인 설정이 출신이 한미한 편이라 그것이 적잖이 문제가 되곤 했었다. 그것은 미실이 설원을 풍월주로 만들려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미실은 자신의 심복이자 정부이기도 했던 설원을 풍월주로 만들고 싶어했었다. 진지왕을 몰아내는 데 적잖이 공을 세우기도 했었고, 또 자신의 수족과도 같은 그를 풍월주로 올려 놓으면 낭도들에 대한 통제도 쉬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설원의 신분이 낮음을 안 낭도들이 그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었다. 설원이냐 아니면 낭도들이냐...

그러나 미실의 대처는 두 말 할 것 없이 단호했다. 그것은 시험대였다. 만일 여기에서 낭도들의 반발에 굴복해 양보하거나 타협하게 된다면 이후 미실은 낭도들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더구나 설원을 놓아버린다는 것은 다른 미생이나 문노 등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그녀를 지탱하는 심복들의 동요를 불러올 것이었다. 그런 것을 용납하기엔 이미 그녀가 가진 것들이 적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힘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은 하수나 하는 짓이었다. 앞에서는 호통을 치고 힘으로 찍어누르는 한편으로 뒤로는 값진 선물을 주어 회유하고, 그러면서 설원의 신분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동생인 미생을 부제로 삼아 그를 보좌케 함으로써 반발할 명분 자체를 없애버리고, 당근과 채찍을 한 손에 쥐고 휘두르고, 상대의 명분을 빼앗는 그녀의 능란한 수작은 사람의 혼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장차 불안요인을 완전히 없애자면 낭도들의 마음에서 우러난 복종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설원의 여전히 낮은 신분에 대한 어떠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그것은 낭도들로 하여금 미실에 위세로 인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설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했다. 다행히 미실에게는 그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었다. 문노에게도 베풀었던 바로 그것, 결혼이었다.

물론 그것은 보통의 결혼이어서는 안 되었다. 설원이 신분상의 문제로 곤란을 겪게 된 것도 모친은 나무랄 데 없는 신분인데 부친이 김씨도 아닌 설薛씨로 진골도 되지 못한 6두품의 신분이었기 때문 아니었던가. 그냥 신분이 높은 여성과 맺어주는 것만으로는 여전히 설원을 탐탁치 않아 하는 낭도들을 납득시킬 수 없었다. 특별한 신분의 여자가 필요했다. 설원의 신분을 한 번에 끌어올려줄 수 있는 그런 여자가.

그래서 미실이 선택한 것이 3대 풍월주였던 미랑의 미망인인 준화라는 여자였다. 준화는 당시 이미 혼자가 된지도 18년을 지나는 38살의 적지 않은 나이였는데, 그러나 그녀에게는 미실이 그녀를 주목하도록 만든 한 가지 또다른 배경이 있었다. 그것은 미실이 그녀로 하여금 설원랑과 결혼하도록 할 수 있었던 이유였었는데, 바로 1대 풍월주인 위화랑의 딸이라는 신분이었다. 즉 역시나 위화랑의 딸이던 그녀의 할머니와 동기인, 그녀의 작은할머니뻘인 여자였다.

다시 말해 준화와 결혼한다는 것은 그가 곧 미실과 인척이 되는 동시에 위화랑의 사위가 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만일 둘 사이에서 자식이라도 태어나면 위화랑의 손자의 아비가 되는 것이기도 했다. 이것은 설원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낭도들에 대해 중요한 배경이 되어줄 것이었다. 설원과 결혼하고 준화가 아들 설웅을 낳자 낭도들은 위화랑의 손자와 그 아비에게 진심으로 복종하는 모습을 보인 바로 그대로. 이 모든 것이 미실이 꾀한 바이며 그녀가 목적한 바였다.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설원을 풍월주로 올리는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문노와의 관계였다. 사실 미실의 많은 관심과 배려에도 불구하고 설원의 실력은 객관적으로 문노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미실로써도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미실은 일방적으로 설원의 편을 들어 그를 높이기보다는 다른 우회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미실은 문노의 뛰어남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를 국선으로 삼아 설원과 미생으로 하여금 그를 스승으로 섬기도록 만들었다. 물론 설원이 이미 풍월주였으니 그 무리 가운데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설원은 이미 세종과 미생과 더불어 미실의 손발이 되어 복종하기를 맹세한 터였다. 문노에게 굽히라는 명령이었지만 그는 기꺼이 미실의 명령에 따랐다. 정통과 청의로 나뉘었던 화랑이 하나로 다시 화합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미실의 진정한 수는 그 다음에 있었다. 설원의 정통과 문노의 청의가 하나로 합치자, 이번에는 설원으로 하여금 풍월주의 자리에 물러나 문노에게 물려주라 한 것이었다.

그것은 얼핏 설원에게는 매우 억울한 - 오로지 문노만을 위한 명령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설원이 문노에게 풍월주의 자리를 물려주는 행사장에서 그 본색이 드러났다.

원래 화랑에게는 후임자가 선임자에게 절을 올리고 신하를 칭하는 관습이 있었다. 바로 그 행사장에 전전대 풍월주인 세종이 미실과 함께 나타나 미실에게 이렇게 물은 것이었다.

"도맥으로 따지면 문노가 설원의 스승이지만 화랑의 계통으로 따지면 문노가 설원의 아우이니 어느 자리에 앉는 것이 마땅하겠습니까?"

한 마디로 족보가 꼬인 것인데, 앞서 말했듯 문노가 국선이 되면서 풍월주이던 설원이 그를 스승으로 섬겼었다. 그런데 다시 설원이 풍월주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 후임으로 문노를 임명하니 풍월주로써는 문노가 설원의 후배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화랑의 관습에 후임자는 선임자에 신하를 칭하도록 하고 있었고.

여기에 대해 미실은 아니나 다를까 명쾌한 답을 내린다.

"설원은 나의 총애를 받는 신하이고 또 정통 풍월주의 형이지만 문노는 비록 스승이나 정도가 아닙니다. 어찌 절을 하지 않겠습니까?"

미리 짜맞춘 듯한 미실의 대답에 세종이 설원을 불러 미실의 곁에 앉히니, 문노는 옷을 갖추어 입고 무릎걸음으로 나가 미실과 세종에게 차례로 절을 하고는 마침내 설원의 앞에서 절을 하고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제게는 아직 자질이 부족합니다."

사양하는 문노에게 미실이 인부를 내리며 호통을 치니,

"네 형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

오랜 둘 사이의 경쟁관계가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문노의 동의 아래 풍월주의 선배와 후배로써, 서열로써.

그 모습을 지켜본 미실은 크게 기뻐하며 설원을 불러 이렇게 타일렀다.

"내가 너에게 먼저 몸을 굽히라 한 것은 오늘이 있기 때문이다."

설원이 더욱 감격하여 절을 하며 대답하기를,

"신의 머리카락 하나와 살갗 하나도 총주의 소유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로써 설원은 미실이 어디를 나설 때마다 자신을 따르는 낭도들과 더불어 호위하기를 더욱 지극정성으로 하였으니, 여러 화랑의 호위를 받으며 행차하는 미실의 모습이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 정도로 그 위엄을 더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심복이던 설원으로 하여금 더욱 마음으로 승복케 하는 그녀만의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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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 2009.07.06  09:01

설원은 아버지가 사다함의 아버지인 구리지의 용양신이었던 설성이고, 어머니가 사다함의 어머니인 금진낭주이지요.. 설성의 아름다움에 끌린 구리지공이 설성의 집에 찾아가 설성의 어머니와 정을 톻하게 되고 설성의 신분의 한미함을 염려해 급간 설우휘의 가문에 들이고 오지라는 벼슬을 주게됩니다.. 구리지가 전쟁터에서 죽자 설성은 금진낭주와 정을 통해 설원랑을 낳게됩니다..설원은 아들 잉피를 낳고 잉피는 아들 담내를 낳고, 담내는 아들 원효를 낳게됩니다.. 원효대사의 증조부가 설원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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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떨이 2009.07.06  11:43

그렇군요.....
설원랑이 원효대사의 증조부라 .......
수백년간 전쟁이 끊이지않았던 신라.......유교도덕만강조해서는안되겟죠
아이를많이 생산해야하니 ....또한 당시만해도 인구수가 국력에 해당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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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2009.07.06  15:22

지난밤 '미실'읽고 오늘 아침에 삼성 이건희로부터 아주 로멘틱한 프로포즈를 받는 꿈을 꾸었는데, 지금도 웃음이 날만큼 생생해요.미실이야기가 넘 생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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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er7_2000 2009.07.06  16:37

6편까지 잘보았습니다. 정말 재미있네요.. 7편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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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2009.07.06  18:00

천추태후나 선덕여왕보면 ..예전에는 남녀차별이 오히려 고대에 더 없었던것 같네...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여자가 살기힘든 세상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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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tnimfarm 2009.07.06  21:02

1편부터 6편까지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었구요. 선덕여왕을 보며 이해 못했던부분이 이해가 되네요.
우리나라 국사책(학교에서 배우는)에서는 알지 못한 뒷배경을 알고나면 각각의 사건들이 이해가 참 잘되는데 그런 얘기를 설명해주는 국사셈들이 없다는게 아쉽네요.
님 같은분이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심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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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율도사 2009.07.09  10:52

미실에 이쁘지도않은 고현정을케스팅한것은 어의가없내 케스팅은 피디의 고유권한이지만
차라리 신인중에서 참하고 이쁜녀들이많은대 그저 이름값으로 선발한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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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루트 2009.07.09  15:13

국선(國仙)·선랑(仙郞)·풍월주(風月主)·화판(花判) 같은말인데요. 글을 재미있게 쓰려고 했던거지 실제 일어날수 없는 일입니다.. 국선고,풀월주가 다른 계급을 칭하는거라 해도, 제자가 스승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는 것 도 도덕관념이 없던 시대라도 있을수 있나요,처음부터 풍월주가 높았다면 제자 스승과의 관계는 이루어지지 않았을겁니다.. 이야기속 소설이지만 오류는 있습니다.글 맥락상 국선이라면 문노는 화랑들 중에서 수장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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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wjddl1917@Y 2009.07.09  18:51

와 ㅋㅋ 재밌게 봤어요 진짜 멋지군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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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0621@Y 2009.07.09  20:09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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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0621@Y 2009.07.09  20:10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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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y9825 2009.07.09  20:34

ㅋㅋㅋ 정말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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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2009.07.09  22:16

말도 안되는 덕만 합숙생활 이건 정말 개 젓까는 소리임 장난하냐 지금 ㅎㅎ 정말 합숙이면 덕만이 궁둥이랑 절벽가슴 백번은 봤겠다 ㅎㅎㅎ 완전 개쇼들 하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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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부장 2009.07.10  14:41

사랑과 욕망이 썩이면 그때나 이때나 별반 다름이 없지요!
천운을 타고난자라야 내가 거둔다.
운칠기삼이라 그운중에 천운을 타야 권모술수가 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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