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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무현에 대해 인정하는 몇 가지 장점 가운데 하나가 쓸데없이 사진 찍는다고 민생탐방하고, 전방 찾고 하지 않았던 점이다. 그 이유란 간단하다. 노무현이 말하는 그대로,
"그것이 민폐가 될 수 있다."
말 그대로다. 특히 군대,
군대 갔다온 사람은 안다. 하다못해 연대장만 떠도 진짜 사람 피곤해진다. 대대장이 사열한다고 해도 한참 들볶이는데 사단장 이상 넘어가면 아주 죽어난다. 거의 일주일 전부터 청소에, 내무실 정비에, 혹시나 뭐라도 물을 경우를 대비한 연습에, 그래서 군대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가만 내버려두는 게 도와주는 거다."
휴가고 외박이고 다 싫으니까 그냥 가만 내버려만 두어 달라는 것이다. 하물며 대통령이야.
나야 그런 경험이 없어 모르지만 아마 대통령 방문한다고 하면 난리도 아닐 것이다. 그 며칠 전부터 청와대에서는 일선부대에 계속해 공문을 내려보낼 것이고, 경호원들은 또 경호문제로 그 전에 방문해서 부대를 뒤집을 것이며, 일선부대에서도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 위에서 아래로, 아래로, 사단장에게서 연대장으로, 연대장에게서 대대장으로, 계속해 명령이 내려오고 병사들을 닥달하려 할 것이고. 참 생각만 해도... 사단장만 하더라도 그렇더라는 거다.
민생탐방이라는 것도 그렇다. 기사 보니까 며칠 전부터 경호대에서 미리 찾아 현장을 탐사하고, 또 대통령과 함께 다닐 사람들을 물색하고, 거기다 그 사람들 신상조사까지 다 했더란다. 그리고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주위에 대한 통제도 이루어졌다 하고. 참 이만한 민폐가 어디 있겠는가? 고작해야 사진 한 장 찍자고.
진짜다. 사진 찍자는 거다. 민생? 정히 사람 사는 사람 보고 싶거든 경호원 물리고 혼자서 몰라 돌아다니던가. 있는대로 표란 표는 다 내고 경호원에 둘러싸여 무슨 민생? 더구나 세상에 못 믿을 께 얼굴 보고 하는 말이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특히 높은 사람에 대해서는.
차라리 민생을 챙기자면 해당기관이나 담당공무원 불러 현안들에 대해 듣고 대책을 묻는 것이 옳다. 현장에서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보다 능동적으로 대안을 찾도록 하고 그에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다른 생각과 대안을 갖는 각계의 이야기들을 함께 고민하고. 그게 리더가 할 역할이다. 도대체 시장 찾아서 떡볶이 먹고 오뎅 먹고 그러고 뭘 어쩌자고?
하여튼 진짜 이런 글 쓰기도 이제는 심장이 벌렁거린다. 혹시라도 어디서 전화라도 오지 않을까... 물론 전화 오면 바로 싹 지운다. 나는 투사도 열사도 의사도 아니거든. 소심하게 투덜거리는 게 전부인 소시민에 불과하다. 다만 워낙 답답하니...
과연 생각한다. 그렇게 대통령이 찾았던 시장 사람들은 대통령이 찾았다고 그리 고마워할까? 감격해 할까? 한국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라는 거다. 그 정도까지 가면 나는 자기파괴의 권리를 말할 테고. 자살도 권리라는 거겠지.
민생이라... 사실 민생이란 말 자체도 싫지만 정말 어이가 없는 요즘이라 하겠다. 글이야 지울 때 지우더라도, 정말 어이없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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