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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태극권이라고 하면 시작부터 종료까지 심호흡에 맞추어 조용히 느릿하게 행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원래 진가 태극권은 조용하고 느릿한 움직임 속에서도 때로 격렬하면서도 힘찬 동작을 포함하고 있었다. 내지르거나 찰 때도 반드시 힘을 모아 폭발하듯 내치도록 되어 있었고, 이기각이나 선풍각 같은 도약기도 포함되어 있어 매우 실전적인 권법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조보가식은 노가식이나 신가식과도 또 달라 빠르고 격렬한 동작이 많아 자칫 장권이나 소림권과도 혼동될 정도였다.
진가 태극권의 특징으로 발경과 전사경이 중요하게 여겨졌는데, 발경이란 북파 권술에서 적을 타격할 때 힘을 내는 방법이고, 전사경이란 공방의 동작을 행할 때 팔 혹은 다리에 비틀임을 가하여 공격에 있어선 힘의 이동에 이용하고, 방어에 있어선 적의 신체와의 마찰력을 감소시키거나 적의 공격을 퉁겨내는 효과를 올리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발경이나 전사경의 요결은 태극권만이 아닌 거의 모든 무술에서 중요하게 가르치는 권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단지 그에 대해 태극권 나름의 해석과 기법으로써 태극권만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했다는 것 뿐.
아무튼 다른 무술이 다 그렇듯 태극권 역시 원래는 진가구에서 진씨 일족 사이에서 문외불출로 전해지던 무술이던 태극권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다양한 유파로 분화되었는데, 14대인 진장홍 때 진씨의 일족이 경영하는 약재상에 고용인으로 있던 하북 영녕 출신의 양노선 - 원래 이름은 녹선 - 이 진장홍으로부터 노가식을 배워 나중에 북경으로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태극권이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었었다. 양노선에 의해 전해졌기에 양가 태극권이 이것이다.
이처럼 원래 양가 태극권은 진가 태극권의 노가식에서 나왔는데, 특히 양노선이 전한 진전을 제대로 터득한 이로 차남인 양반후와 삼남인 양건후, 같은 고향 출신의 무우양, 오아난정등이 그들이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무우양이 다시 나중에 진청평으로부터 조보가식을 배워 이를 바탕으로 "무가 태극권"을 이루어, 다시 이를 처조카인 이역여와 그에게 태극권을 가르친 양노선의 차남인 양반후에게 전하게 되었다.
양노선의 셋째인 양건후는 아버지인 양노선으로부터 배운 바를 다시 개량하여 따로 "대가식"이라 이름하게 되었는데, 이는 양반후에 의해 전해진 "소가식"과 구분되어지는 것이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소가식은 양가 태극권을 구분하는 명칭으로 진가 태극권에서의 소가식과는 다른 것이다. 양반후의 소가식은 동작이 비교적 빠르고 적을 치는 동작을 할 때 진가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훈!" 또는 "핫!" 하고 기합을 가하면서 세게 치는 연습을 주로 하였는데, 양반후는 이를 쉽게 전하지 않아서 그에게서 배운 이로는 만춘, 능산, 전우 등이 겨우 알려져 있을 뿐이다.
반면 양건후의 대가식은 동작이 완만하고 유연하여 특히 문인, 학자들이 널리 배워 익히고 있었으니, 양건후의 제자 가운데서는 장남인 양소후, 셋째인 양징보 외에도 북경의 허우생, 기덕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허우생은 나중에 북경 국술관 관장이 된 사람으로 <태극권세도해>라는 책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는 당시 양가 태극권 가운데 이기각과 같은 도약기가 행해지고 있었음을 전하는 중요한 자료 가운데 하나다. 현재의 양가식은 특히 양건후의 삼남인 양징보에 의해 개량되어 3대에 걸쳐 완성된 것으로써 당시의 양가 태극권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시 양반후의 제자 가운데 하나였던 오전우는 아들인 오감천과 함께 연구하여 나름의 태극권을 정리하니 이것이 태극권 가운데 진가식과 함께 가장 유명한 오가식이다. 이 오가식은 특히 상해의 정무체육회의 조직을 통해 남방에 널리 퍼짐으로써 특히 강남지방의 가장 대표적인 태극권이 되어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무우양의 무가 태극권도 이역여에게서 다시 학위진에게로 전해지면서 학가 태극권이 되었고, 학위진으로부터 배운 손록당이 형의권과 팔괘장의 기법을 연구하여 하나로 통하도록 했으니 이것이 바로 또한 손가 태극권이었다. 결국은 진가에서 양가가 나오고 양가에서 다시 대가와 소가가 나오고, 다시 양가 가운데 무가가 있고, 무가에서 학가가 나오고, 학가에서 다시 손가가 나오니, 진가구를 벗어난 태극권은 이렇게 가지를 뻗어 여러 유파로써 성립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진가구를 벗어난 태극권들은 대개 깊은 호흡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완만한 동작으로 시종일관하는 모습을 띄고 있어 진가 태극권과 구분되고 있는데, 양노선이 처음 양가 태극권을 전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도약기를 포함하고 있던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결국 실전성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북경의 귀족, 관료, 학자, 문인등을 중심으로 전해진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상대를 쓰러뜨리기보다는 나를 지키고 나를 단련시키는 무술로써 정립된 때문인 것이다. 지금의 태극권이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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