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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인들이 언제부터 파스타를 먹기 시작했는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미 기원전에 파스타를 만들어 먹던 흔적이 발견된 바 있으니 아마도 중국만큼이나 오래되었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다.
원래 빵이라는 게 그렇게 보존성이 좋은 식품이 아니다. 만들어두고 하루만 지나도 곰팡이가 피고 상하고... 날만 잘 만나면 바삭하니 잘 말려서 오래 보관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그래서 예전에는 전쟁을 하거나 항해를 할 때 물과 소금만으로 반족해서 건빵을 만들어 먹거나 아니면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빵을 만들어 먹었다.
문제는 이 밀가루라는 것도 보존성이 꽝이라는 것이다. 일단 곡식은 가루를 내고 나면 오래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쉽게 습기를 머금고 습기를 머금으면 변질되고 나중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또 밀도 가루가 아닌 알곡 형태로 보관했다가 빵을 만들거나 할 때 즉석에서 가루를 내어 먹었다.
자,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먼저 밀을 헐어 가루를 내고 그 가루를 다시 반죽해서 화덕에 굽고... 손이 보통 가는 게 아니다. 더구나 빵을 굽는데는 매우 높은 온도가 필요해서 그만큼 연료가 소모된다. 그래서 연료까지 싣고 다니기에 불리했던 항해 등에서는 빵을 굽기보다는 건빵을 먹었다. 우리가 요즘 먹는 건빵을 생각하며 안 된다. 말 그대로 밀가루 덩어리다. 제대로 초벌에 재벌에 두 번 구워 바짝 말린 망치 대용으로 써도 되는 흉기다.
이래저래 밥 한 끼 먹으려면 보통 성가신 게 아니었는데 그런 것을 일거에 해소해준 것이 바로 파스타였다.
파스타라는 게 결국 국수다. 국수의 장점은 일단 편하다 - 물이 있고 솥이 있으면 바로 끓는 물에 잠깐 데치기만 하면 아무렇게든 먹을 수 있다. 둘째 보존성이 좋다. 밀가루를 물과 소금만으로 최소한의 재료로 반죽해서 바짝 말린 것이기에 오래 두어도 어지간해서는 잘 상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을 지을 때만큼이나 적은 열량만으로도 얼마든지 조리가 가능하다. 그야말로 밀을 대신해 가지고 다니면서 조리해 먹으라고 나온 식재료라 하겠다.
근세까지 이탈리아의 특히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들은 지중해의 해상무역을 장악하면서 번성하던 곳들이었다. 당연히 배를 타고 나가야 할 일도 많았고 따라서 배 위에서 먹을 식품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그리고 서로 여럿으로 나뉘어 다투고 하던 탓에 전쟁도 잦았고 전장에서 먹을 야전식량에 대한 필요도 있었고.
물론 지금의 파스타는 당시의 파스타와는 다르다. 보존성과 편리성을 우선한 최초의 파스타와는 달리 지금의 파스타는 그 자체로 맛을 추구하는 요리로서 정립되어 있다. 따라서 종류도 다양하고 그 형태나 재료도 전부 제각각이다. 곁들여 먹는 소스들도 야전이나 함상에서 대충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다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탈리아에서도 파스타를 널리 먹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원래 문화의 전파라는 것이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여러가지로 쓸모가 많은 파스타였지만 정작 이탈리아 밖에서는 그다지 널리 쓰이지 못했으니 19세기까지도 유럽 군대의 중요한 야전식량은 흉기수준의 건빵이거나 혹은 통밀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빵을 구워먹는 것이었다. 하긴 이탈리아라 해도 파스타를 데칠 물과 연료가 없으면 건빵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최소한 먹는 것 하나만큼은 가장 행복했을 것이 이탈리아인이었을 것이다. 식품보존기술이 보다 발달하기까지.
하긴 그러고 보면 진공동결건조기술을 처음 발명해낸 것도 이탈리아인이었다. 목적은? 야전에서 보다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북아프리카의 사막에서도 파스타를 데치는 데 물을 아낌없이 쓰던 이들이었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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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버리게스 2008.08.08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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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로 무덤파는게 프랑스 사람들이고, 그 못지않게 먹는거에 죽고사는게 이탈리아 사람들이라죠... 먹는 낙이 사는 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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