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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를 버리고 망명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황장엽이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자칭 자유민주주의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평생을 살았던 사람도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하물며 황장엽은 평생을 북한에서 살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의 체계를 완성한 사람이다. 그가 민주주의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까? 남한 사람이 공산주의에 대해 아는 이상은 힘들 것이다.
실제 황장엽이 하는 소리를 가만 들어보면 그 말 하는 것이 단지 미제 대신 북한을 그 자리에 놓고 김일성과 김정일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놓았을 뿐 북한의 주체사상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북한은 증오해 마땅한 적이며, 국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권위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어떠한 저항도 도전도 용서되지 않으며, 모든 저항과 도전은 증오해 마땅한 적인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바와 완전히 일치한다.
아다시피 북한은 공산주의를 가장한 전제국가이며 사회주의로 치장한 전체주의 국가이다. 하나의 사상과 하나의 가치와 하나의 행동, 그리고 하나의 절대권력, 모든 인민이 그 앞에 복종하고 기꺼이 따라야 하는 것이 북한의 체제다. 당연히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와는 전혀 그 지향이 맞지 않는다. 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사상과 가치와 행동과 그리고 시민의 위에 서지 않는 권력이라고 하는 기본가치와 전혀 정 반대를 보고 있다. 그것이 대한민국에서 주체사상을 용납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런데 황장엽은 단지 그 주체와 그 적이 바뀌었을 뿐 그 말과 행동에서 여전히 주체사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그런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들어주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다양성이라는 차원에서 그런 주장도 있구나 여길 수는 있지만, 그냥 그런 주장도 있다는 수준이지 그것을 무슨 중요한 어떠한 의견인 양 받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대한민국은 북한이 아니니까. 대한민국의 체제는 주체사상이 아닌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다원주의일 테니까.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저 북한에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주체사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말과 행동을 고스란히 문자로 옮겨 한국 사회에 대한 중대한 진단이나 평가인 양 이용하는 특정 집단이라니. 하긴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강력한 절대권력에 의한 독재지. 그 독재에 기생해 그 독재로부터 떡고물을 얻어먹는 것이다. 과거 그랬듯. 그러니 어쩌면 주체사상이야 말로 저들에게 더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는 자유민주주의. 정말...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심각하다 하겠다. 인지의 부조화도 아니고 아예 거짓이 체화되어 버린 것이니.
오늘도 또 황장엽이 한 소리 했더라. 얼마전에도 그랬었지. 촛불시위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하는 것이라고. 그가 아직 북한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만일 북한에 있는데 북한에서 김정일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있었다면? 하긴 그렇게 길게 떠들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군대 동원해서 총질하고 바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수용소로 보냈겠지. 그러자는 주체사상이었으니까. 아마 지금도 그러지 못하는 것을 원통해 하고 있을 걸? 몸은 망명해 왔어도 머리까지 귀순해 온 건 아니라는 거다. 여전히 주체사상에 미련을 둔 망령 따위가 감히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민주시민을 능멸하는 꼬락서니인 것이다. 백주대낮에. 낮술을 한 것도 아니고 이 무슨 황당한 모습들인지.
강조해 말하지만 여기는 북한이 아니다. 김일성도 없고 김정일도 없고 그 말씀을 외우며 그 무덤앞에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신민도 없다. 북한이야 워낙 체제 자체가 병신이니 마음껏 욕하고 비웃더라도 감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민주사회와 민주시민을 비웃고 부정하는 것은 주제넘다. 북한 주민들이야 굶어죽든 말든 호의호식하다가 또다시 호의호식하고 싶어 넘어왔다면 그냥 그 입 다물고 조용히 주는 거나 받아먹으라. 당신따위가 어쩔 수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건방지다. 어딜 감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