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5회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를 제패한 타이거 우즈가 우승컵을 입에 맞추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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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호랑이’의 눈물을 처음 보았다. 정상에 오른 호랑이는 세상이 떠나갈 듯 포효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벅차 오르는 울음을 참느라 가슴에 고개를 묻었다. 지난 5월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아버지 얼 우즈를 묻은 바로 그곳이었다. 제135회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를 제패한 타이거 우즈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위대한 스승’이었던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
황량하고 거칠기로 유명한 브리티시 오픈의 현장, 영국 리버풀의 로열리버풀 링크스코스(파72·7258야드)에 도착한 우즈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39년 만에 다시 대회가 열린다는 골프장의 코스와 잔디, 러프는 낯설기만 했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햇볕에 찌든 탓인지 성마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회를 며칠 앞둔 지난 15일, 연습라운드를 하러 코스에 나간 우즈는 2개 홀을 돌아본 직후 캐디에게 드라이버를 백 속에 챙겨 넣도록 했다. 드라이버 샷을 하면 350~370야드 거리가 나가지만,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그것이 곧 경기를 망치는 자충수가 될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때 우즈는 아버지가 생전에 가르쳐 주셨던 교훈을 떠올렸다. “먼저 코스 공략방법을 궁리해라. 그리고 나선 신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샷을 날려라.” 브리티시 오픈 4라운드 72개 홀을 마치는 동안 우즈가 드라이버를 사용한 것은 단 한 차례. 파 5홀에선 반드시 버디를 챙겼고, 어려운 홀에선 무리하지 않고 파로 세이브했다.
우즈의 2번 아이언샷은 낮은 탄도로 250야드를 날아간다. 그래서 미사일을 빗대 붙여진 별명이 ‘스팅어 샷.’ 최종라운드에서 우즈가 친 2번 아이언 티샷 중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은 단 1개뿐이었다. OB지역이 워낙 많아 ‘로열 OB’로 불린다는 골프장을 철저히 유린했다. 페어웨이에 안착한 공을 쳐서 그린을 놓친 것은 불과 3개 홀. 우즈가 브리티시 오픈 2연패를 차지하며 11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사전에 이러한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마지막 홀까지 철저히 지킨 덕분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우즈가 아버지의 생전 교훈과 유지를 실행에 옮긴 덕분에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즈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처음 이룬 우승에 감정이 북받친 듯 챔피언 퍼팅을 마친 뒤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린 밖으로 걸어 나와 아내와 포옹하면서 또 한번 오열했다. 우즈는 “평소의 내가 아니었다. 도무지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가 이 자리에 안 계신 게 너무나 슬펐다. 한번만 더 내가 우승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서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우즈가 울음을 터뜨린 진정한 이유는 어쩌면 이제는 아버지 없이도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워서였을지 모른다.
(윤희영기자 hyyoon@chosun.com)
▲ '캐디와 엉엉' 챔피언 퍼팅을 성공시킨 뒤 울음을 터뜨린 타이거 우즈를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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