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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만을 강제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결국은 기업의 고사와 시설투자 위축, 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강제적인 규제는 소비자의 불편과 기업의 생존을 위한 가격인상의 요인이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는 투자 초기부터 특혜성 지원과 정부정책과 결합해 고속의 성장을 질주해 왔다. 이동통신의 국민기본권이란 말이 나올 만큼 대중화된 지금은 통신 요금의 인하를 위한 정부와 국민, 업계의 요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재검토 되어야할 시점이다.
최근에 선거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통신요금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동영 대선 후보는 중산층 복원을 위한 서민투자 119 프로그램에서 핸드폰 이용요금 인하를 제시했다. 정보통신부는 시장자율의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에 무게중심을 뒀던 태도를 바꿔 규제를 통한 요금제의 인하를 시사했고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의 인하가 어느 정도 급진전됐다. 요즘 휴대폰 요금 인하가 신문, 방송의 헤드라인 뉴스가 되고 있다. 망내 요금할인이 통신 요금인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전격적인 휴대폰 요금 인하는 반갑지만 아직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미흡한 수준이다. 망내(網內) 할인은 동일한 이동통신회사의 가입자끼리 통화하는 경우에 요금을 활인해 주는 제도다. 다른 회사 가입자에게 전화하면 해당 통신사에 통신망 이용료를 내야 하나 망내 통신은 그런 부담이 없다.
SK텔레콤은 월 2500원을 더 내면 자사 가입자 통화 시 50%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가장 많아 망내 통화로 인한 가격인하의 효과가 크다. KTF는 약간의 비용 추가로 요금이 30% 할인되는 전 국민 30% 할인 요금제와 KTF 망내로 거는 모든 통신요금이 50% 할인되는 요금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LG텔레콤도 다음 달부터 표준플러스에 기본료 2500원을 추가하면 가입자 간 통화를 20시간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망내 할인요금제를 출시한다. LG텔레콤의 망내 통화 비중은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낮지만, 할인율은 가장 크다. SK텔레콤은 전체 휴대전화 통화량이 많은 우량 가입자, KTF는 유무선 등 통화 상대방이 다양한 가입자, LG텔레콤은 가족, 연인, 법인 등 특정 통화 상대방과의 통화량이 많은 가입자에 유리하다고 한다. LG텔레콤은 이번 조치로 휴대전화 요금이 평균 10% 정도 인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통신 요금 인하의 진정한 진실은 망내 할인을 통한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임시방편 보다는 근본적인 원가 할인을 통한장기적인 요금인하의 토대 마련이 근본이다. 건전한 경쟁촉진과 자연스러운 소비자 이익 증대가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중요하다. 요금의 직접적인 인하와 함께 결합상품 시장 활성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진출 확대를 통한 간접적인 요금 인하 정책도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업계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요금인하 요구가 업계에 대한 부당한 규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통 3사들이 투자비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마케팅에 투자하는 현실에서 국민적 요금 인하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힘들다. 업계는 국내 휴대폰 요금이 OECD 국가 평균 보다20-30% 저렴한데, 휴대폰 이용량은 OECD 국가의 평균의 2배에 이르는 국내 소비자들의 이용 과다를 통신비용 상승의 요인이라며 항변한다. 통신 요금의 적절한 정도를 주제로 논란이 아직도 한창이다. 시민단체들은 국내 요금의 인하 요인이 많다고 주장한다. 요금인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요금유지를 주장하는 이동통신사 모두 그 근거로 요금수준의 국제비교를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단순한 요금 비교로 국내 통신요금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요금의 복잡한 체계와 업체의 영업 비밀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기는 쉽지 않다. 서비스 업종이며 비교역재(非交易材)인 통신서비스 요금의 국제비교 자체가 비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동전화의 요금은 나라별로 통화패턴이 다양하며 각국별, 사업자별로 요금구조도 다르다. 통신 기술의 발전과 이종 산업이나 서비스 간의 융합이 통신요금 인하의 요인이 되고 있다. 단순 지표로 통화요금을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망내 통신요금의 인하를 계기로 휴대폰 요금인하의 진실 논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금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수가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이제는 핸드폰 없는 일상생활은 불가능할 정도로 핸드폰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평균적 중산층 가정의 지출 내역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자녀 교육비와 통신비, 외식비, 교통비라고 한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한해 가계지출 가운데 통신비 비중은 7%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의 3.5배에 달한다. 그렇기에 통신요금의 산출은 단순한 경제적인 접근을 넘어서는 국가복지 차원의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을 무시하고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기업적 관점에서 요금제를 운영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국민 생활의 부담을 주는 지출 품목이 된 것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월 비용을 산출하는 이동 통신사의 사업영업은 단순한 기업 운영을 넘어서 국민의 생활 영역으로 확대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의 영업 방식은 과거 초창기 수익 창출에 전념하던 과거의 방식을 장기간 변화 없이 답습(踏襲)해 왔었다. 이동통신 요금문제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의 뜨거운 이슈이다.
정부는 과거엔 인위적인 요금 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자율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생활필수품인 휴대폰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는 시대적 요구였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130%를 넘는 홍콩은 우리 돈으로 월 1만~2만원만 내면 일상 통화는 다 할 수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요금이다. 인구가 700여만 명에 불과하지만 이동통신사는 4개로 우리 보다 많다. 미국에선 60여 이동통신 회사 대부분이 무료 망내 통화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휴대 전화료는 30개 OECD 회원국 중 다섯째로 높다. 이는 일본의 물가를 고려해도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의 이동통신요금이 최근 저렴해지기 시작했다. 요금 파괴 경쟁은 소프트뱅크가 주도하고 있다. 일본 3위 이동통신 회사인 소프트뱅크모바일의 월 기본료 980엔(약 7,700원)을 내면 오전 1시~오후 9시 공짜로 망내(網內) 통화를 할 수 있는 화이트 플랜이란 상품이 변화를 주도했다. 이 요금제의 회원이 벌써 700만 명을 넘었다.
유럽은 이동통신사업이 국경을 넘고 있다. 영국의 ‘보다폰’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독일의 T모바일과 프랑스의 오렌지는 영국 시장에서 보다폰과 겨루고 있다. 또 유럽은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사업을 하는 사업자(MVNO)의 천국이다. 이들이 휴대전화 요금의 가격 파괴를 선도하고 있다. 2005년 214개였던 유럽연합(EU)의 MVNO는 지난해 290개로 늘어나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유럽 역내 국가간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 요금이 최대 60%까지 인하됐다. 국내도 신규 이동통신사업자의 자유로운 통신 시장 진입과 각종 규제의 철폐로 경쟁을 통한 근본적인 통신 요금의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통신업체들의 가격인하가 전격적으로 실시되어 국민들의 오랜 가격 인하 요구에 일부 부응했지만 아직은 통신 요금 인하의 진정한 의미를 만족하기엔 매우 부족해 보인다. 기본료와 통화요금과 각종 부가 서비스가 통신비용 상승의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의 논의는 생략되고 망내 할인을 통해 가격인하의 모양새만 갖추는 것은 국민이 기대했던 요금 인하의 본질이 논의에서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망내 할인 보다는 원가 할인이 오히려 경쟁촉진과 소비자 이익 증대에 바람직하다. 가입비나 기본료는 이동통신 산업 초기부터 가입자 반발이 거센 요금 항목이었지만 업체 수익의 기반을 이루는 부분이라 정부에서도 투자 위축을 우려해 쉽게 손을 대지 못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IT강국이라고 자부할 만큼 통신 분야의 발전이 있었고, 이동 통신 분야의 발전 단계는 성숙을 넘어 안정기에 진입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월 비용을 산출하는 이동 통신사의 영업은 단순한 사업 영업을 넘어서 국민의 생활 영역이다. 이통사가 출시한 망내 할인 상품이 소비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나 이번 요금인하를 신호탄으로 결합상품, 재판매 의무화 등의 요인과 연계해 향후 추가적인 요금 경쟁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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