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았을 때의 놀라움으로 감사한 생활을 하자'고 글로는 썼지요. 하지만 제가 그런 입장이 됐을 때, 그 감동과 놀라움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작은 것에 대한 깨달음을 포도 한 알에 비유하기도 했다. "수술 후 아무 것도
못 먹던 저는, 아직 피주머니를 지닌 채 수녀원으로 돌아온 후부터 미음부터
시작해 조금씩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보호자 수녀님이 제게 포도를 딱 한 알
주셨습니다. 그 포도 한 알의 황홀함은 저에게는 지구만큼 큰 것이었어요.
포도 한 알에서 시작하는 기쁨, 이렇게 감동스러울 수 있을까요."
이해인은 "병실에서 사람들이 툭툭 던지는 말을 들으면서 제가 건강할 때 사람
들에게 다니면서 했던 언어의 의미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습니다. 수도생활을
하면서 제가 다른 사람한테 잔소리하고 강요하고 좋은 말이라고 했던 그런 말
들이 참 많은 경우에 관념적이고 추상적이고, 너무 형식적이었다는 반성도 했습
니다"라고 소회했다.
그리고 '눈물의 만남'이란 시를 썼다.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마음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서로 만나 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길들이고/ 마음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네/ 아픔과 슬픔을
사이좋게 길들일수록/ 나는 행복하였네."
월간 '샘터' 11월호에 강연 내용 중 일부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