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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임찬일 사랑은 왜 첫마디가 눈물이더냐 마음에서 시작된 울음의 말이더냐 서른 아니라 마흔 넘어서도 다 이룰 수 없는 이 울음 같은 사랑을 서로 보태어도 양이 차지 않는 사는 날의 외로움 한 살림 잘 이룬듯 푸르고 무성하던 여름 수풀에도 외로움은 혼자 익어서 몰래몰래 흔들리는 가을 잎사귀들 바람은 그냥 지나가는 사랑이더냐 낙엽은 그냥 홀로 물든 마음이더냐 하늘과 땅 사이에 한 사람이 있어 눈빛과 눈빛 사이에 한 사랑이 있어 우리는 그를 두고 애인이라 말한다 3인칭도 아닌 2인칭도 아닌 내 마음에 물들어 흔들리는 그 잎새 한 장을 어쩌면 어쩌면 살아서 가장 슬픈 촌수인 그 사람의 이름을 애인이라 말한다 세월의 갈피에서 한 잎 단풍처럼 나만 아는 그 페이지에 숨어서 아직도 그 사랑을 다 읽지 못한 책처럼 아니, 아니, 참고 참아야 할 눈물같은 모습으로 우리는 등을 돌리고 돌아섰지만 들어라, 세상 사람들아 마주보고 서로 품어 안는 것만 사랑이라더냐 등을 돌려 서로 기대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더냐 누가 뭐래도 지금 우리는 서로 말을 아낀 채 등을 돌린 듯이 가만히 등을 기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등바닥을 가만히 기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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