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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걸어 보았는가 손희락 詩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황색 번호표 가슴에 달고 시한부 인생임을 잠시 잊은 채 나란히 걸어 보았는가 죽음도 두렵지 않을 눈빛 교환하며 벙어리 말문 터진 듯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그런 길 걸어보았는가 바람불면 불수록 끌어안고 기온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행복꽃 툭툭 피어나는 그런 길 걸어 보았는가 혼자서는 한 정거장도 걷기 힘든 길 서로의 가슴 데우는 따끈한 커피가 되어 체온과 체온을 회전하며 온종일 걸어도 피곤치 않는 것 사랑이다 그 길 걸어본 사람 추억이 있어 행복하고 그 길 걸어보지 못한 사람 아직 기회가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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