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우리가 결혼한지 10년이 되었다.
돌이켜보니 잊고 살았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나~
10주년을 기념하며 매년 1박으로 가던 여행을
하루 늘여 2박으로 길을 떠났다.
목적지는 신혼여행때 둘러보았던 단양8경 등등....
몸도 마음도 가비얍게 룰루랄라~~~~
그러나 고속도로에 차를 올린지 1시간여....대구를 지나는데
갑자기 오일램프등에 빨간불이 켜진다.
출발하기 일주일 전에 차 점검을 마쳤는데!
급히 차량전문가에게 전화를 했더니,
점검한지 얼마 안 되었으므로 오작동일 수 있단다.
그래도 찝찝한 마음에 가까운 휴게소에서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지... 하는데
갑자기 차가 하얀 연기로 휩싸이는게 아닌가!!!
폭발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급히 갓길에 주차시키고 얼른 대피했다.
다행히 아무일도 없어 가슴을 쓸어내리며
보험사에 연락을 했다.
그런데... 이 철없는 것이 !!! (바로 나..ㅠㅠ)
애들아빠는 심각하게 보험사에 전화하고
여행을 걱정하는데 나는 왜이렇게 즐겁냐~

 퍼진 차도 찍고, 견인장면도 찍고.....
혼자 <이런 경험 처음이야~>를 외치며 싱글벙글 했다....
그런데, 그런 즐거움도 잠시.
정비업소의 판정은 바로 <폐차> 였다!!!!
비록 10년된 차이기 하지만,
향후 1~2년은 더 탈수 있을줄 알았는데...ㅠㅠ
그때부터 여행의 어려움은 시작된 것이었던 것이었당~
명색이 10주년인데, 이대로 집으로 갈 수 없지.
둘이서 여행짐과 차에 있던 짐을 둘러메고 울러메고....
차없이 가까운 곳으로 가야된다며
여행코스를 급변경하여 [경주]로 향했다...
 이런 버스를 타고 말이다....


그래도 경주는 봄꽃잔치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벚꽃과 유채꽃...그리고 산들산들 봄바람~
꽃구경을 하고나니.....흑흑 더이상 갈데가 없다.
그 넓은 경주를 차없이 어찌 걸어다니랴!!!!
그래! 서울로 가자!!!
우리는 다시 여행코스를 급수정했다.
다시 [대구]로 가서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 도착하니 저녁 8시.
예전에 (결혼전에 둘이 여행할때였지, 아마? ^^)
서울역 근처에서 모텔 찾아 헤매던 아픈 기억이 있던지라
일단! 무조건! 사람많은 종로로 갔다.
설마 종로에 모텔이 없으랴!
대~충 종로에 내리니 청계천도 있고, 세운상가도 있고...
그. .러.. 나 모텔은 엄따!!!!!!
예상과는 달리 상가거리도 음침한 것이 사람도 별로 없고...
둘이서 한 ~참을 헤매다 겨우겨우 호텔을 가장한 모텔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고나서 저녁을 먹으니, 저녁 10시!
집에는 아무일도 없는 듯 안부전화를 해 놓고
영화배우들이 많이 다녀간 흔적으로
벽면 가득히 걸려있는 유명한 영화배우들의 싸인을 감상하며
늦은 저녁을 먹었다.
많은 일을 겪은 하루라며
맥주 한캔으로 여독을 풀고
다음날의 계획을 세웠다.....가 아니라
아무 생각없이 쉬었다...ㅋㅋ
다 음 날 .......
첫번째 일정으로 마로니에 공원을 잡았다.
예산밖의 서울행 차비를 밥값을 아껴 때워야 해서
간단히 햄버거를 사먹으려고....ㅋㅋ(애들아빠가 왠일이여~)
아무리 오염에 찌든 서울이라도 봄은 와 있어서
마로니에 공원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또 올해가 [한국연극 100주년]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과 함께
젊은학생들이 영화촬영 준비를 하는 모습도 보이는게
역시 젊음의 거리, 예술의 거리 다웠다.
극단도 엄청 많고,
잡지에서 본 연예인이 하는 가게도 있고.
또 젊음의 치기를 못 이겨 아침부터(아니면 ..까지 인가?)
술에 찌들어 흐느적거리는 젊은 영혼들도 있었고. (나도 어렸을때 저런 모습이었을까...?)
단 하나 흠이라면 <롯데리아>류가 없다는 거....
왠일로 애들아빠가 나를 위해
식사메뉴를 햄버거로 잡았는데..
왜!!! 대학로에 햄버거 가게가 없냔 말얏!!!!!! 왜?????
으~ 롯데리아 찾아 1시간을 헤매다
결국 편의점에서 산 두유 하나로 아침을 해결해야했당....헐~
그렇게 아침을 때우고 우리는 동대문으로 갔다.
가는 길에 <아름다운 우리길 100>으로 선정된 길이 하나 있었는데
가을에 담쟁이덩쿨이 있어야 아름다운 길로 변신하는지 쫌 썰렁했다.... 구청에서 이벤트로 하나 급조했겄지, 뭐.
아무튼 불타버린 남대문보다 서열이 앞선다고 생각하는
동대문에서 한장 찰칵!

그리고 쇼핑으로 유명한 <두타>에 가서
애들 봄 점퍼 하나씩 사들고
옆길로 난 청계천을 걸었다.
청계천 옆으로 평화시장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그러고 보니
이 <평화시장>이 그 유명한 <평화시장> 아닌가!
부산에도 평화시장이 있다보니, 별 생각 없었는데,
청계천 길가에 기념 블럭들이 새겨져 있는 걸 보고 그제야 깨달았다.
 전태일 열사의 고귀한 뜻이 여기에 이렇게 남아 있고나!
열사의 뜻을 기리며 (...는 사실 아니고.^^)
MB가 잘 꾸며놓았다는 청계천을 거닐다가 (부산의 온천천과 비교하니 쫌 많이 새피하더만..)
충무로로 향했다.... 짜장면 먹으러..ㅋㅋ
KTX 잡지에 37년 전통의 수타짜장면집이
충무로에 있다길래
맛있는 짜장면도 먹고 운 좋으면 촬영하는 것 구경할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는데,
세상에~ 그런 맛으로 어떻게 37년을 버텼데...?
실망에 실망을 하며 대충 점심을 때우고
기차표도 바꿀겸 남대문 구경을 나섰다.
 한창 공사중이라 볼 것도 없고....
잠깐 다리나 쉬다가
촌놈이 서울오면 반드시 구경해야 된다는 남산타워로 향했다..
촌놈... 온 김에 케이블카도 타보고...ㅋㅋ

올라가는 길에 자물쇠를 판다길래 "왠 자물쇠? " 했더니
그 자물쇠들이 수많은 사랑의 약속을 담고서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철망에 매달려 있었다.
 덩달아 나도 하~트를 그리며....^^ (짜식들!! 겨우 100일 가지고 기념을 .... 10년 정도는 되야지~ 아니아니, 연애8년에 결혼10년이니, 18년 정도는 되야지~~~~~ㅋㅋㅋ)
촌놈이 남산공원에 갔는데, 어찌 전망대에 안 오르리오!
별볼일 없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거금을 들여 전망대에 올랐다.
 [타워에서 찍은 한강다리...어느 다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내서에 나와 있는 남산타워의 자랑거리, 화장실. 하늘에서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볼일을 보시란다..ㅋㅋ]
전망대는 솔직히 볼 것 없지만,
전망대 아래 공원에서는 여러가지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어서
볼거리가 많았다.

이것저것 구경겸 산책겸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니
안창호선생의 기념관이 있다.
 [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애 키우랴, 직장 다니랴, 살림 하랴... 내 딴에는 부지런히 뛰아다닌다고 생각하건만,
안창호선생의 말씀을 다시 읽으니
좀 더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흠!
먼길을 왔기에 (즉, 차비가 많이 들었기에..)
숙박비를 아끼려고 마지막 기차를 예약하는 바람에
시간이 좀 남아서 충무로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GP506]
사실 심리 미스테리인줄 알았는데,
단순한 바이러스로 사건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쬐끔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신랑이랑 단둘이 보는 영화더냐!!!! (역시 10주년이 최고여~)
이렇게 다사다난 하면서도 짧디 짧은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마지막 밤기차 타고, 택시타고.... 집으로 왔다.
한밤중이라 콜~콜 자고 있는 애들을 보니
새삼 우리가 겪어 온 10년간의 생활이
파노라마처럼 쭈~욱 흘러간다.
잠들어 있는 이 예쁜 딸래미들이
그간의 우리인생의 결정판이구나!!!!
얼떨결에 차를 폐차시키고 떠난 여행길.....
결혼전에 한창 연애할 때는
뚜벅이고 뭐고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좋았는데....
결혼 10년만에 다시 뚜벅이 시절도 돌아가니...
그것도 좋!!! 다!!!
다음 10년 후에도 같이 뚜벅이로 여행갈까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