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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을 근본이념으로 하는 근대적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봉건사회에서 직접 제국주의 식민지 사회로 이행(移行)한 우리 역사는 세계사의 조류와 격리(隔離)된 채 36년간 암흑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하였다. 그것은 자기 말살(抹殺)의 역사요 자기 모독(冒瀆)의 역사요 노예적 굴종(屈從)의 역사였다.
다행이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이 참담한 이민족(異民族)의 겸제(箝制)에서 해방은 되었으나 자기 광정(匡正)의 여유를 가질 겨를도 없이 태동하는 현대의 진통을 자신의 피로써 감당하게 된 것은 진실로 슬픈 운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자유의 적을 쳐부수고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또 다시 역사를 말살하고 조상을 모욕하는 어리석은 후예가 되지 않기 위하여, 자기의 무능의 태만과 비겁으로 말미암아 자손만대에 누를 끼치는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이 역사적 사명을 깊이 통찰하고 지성일관(至誠一貫) 그 완수에 용약매진(勇躍邁進)해야 할 줄로 안다.
이 민족사생 관두(關頭)에서 우리는 과연 유신창업의 기백과 실천이 있었던가? 사를 위하여 공을 희생한 일은 없었던가? 정치인은 과연 구국대업에 헌신하고 발분망식(發憤忘食)하였던가? 민(民)은 과연 대를 위하여 소를 버릴 용의가 있었던가? 우리는 서슴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음을 지극히 유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지중(至重)한 시기에 처하여 현재를 해결하고 미래를 개척할 민족의 동량(棟樑)은 탁고기명(託孤寄命)의 청년이요 학생이요 새로운 세대임을 확신하는 까닭에 본지(本誌)는 순정무구한 이 대열의 등불이 되고 지표가 됨을 지상의 과업으로 삼는 동시에 종(縱)으로 오천년 역사를 밝혀 우리의 전통을 바로잡고 횡(橫)으로 만방의 지적 소산을 매개하는 공기(公器)로서 자유?평등?평화?번영의 민주사회 건설에 미력을 바치고자 하는 바이다.
오직 강호(江湖)의 편달(鞭撻)을 바랄 뿐이다.
195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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