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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야무첸스코와 함께 동행한 명단 중에 두 명의 한국인이 끼였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 더구나 나인숙이 영화배우라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표명했다. 국방위원장 김정일은 야무첸스코로부터 나인숙이 골프 프로라는 말을 듣자 함께 라운딩하자는 제의를 했다. 야무첸스코와 김정일 간에는 비공식적인 골프 회동 스케줄이 있었던 것인데, 그곳에 나인숙을 불렀던 것이다. 야무첸스코 일행은 평양 비행장에서 내리자 곧 영접나온 간부들의 안내를 받아 제3초대소로 갔다. 평양 모란봉에 있는 제3초대소는 북한 당국에서 비공식적으로 귀빈이 오면 투숙시키는 별장이었다. 대동강 변에 있지만, 산에 둘러싸여 평양 시민들조차 그곳에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른다. 산의 초입에 들어서면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무장을 한 안전부 요원들이 경비를 섰는데, 산길로 들어서는 1㎞ 거리에 여러 개의 감시 카메라가 있어 들어가고 나가는 모든 것을 감시했다. 그렇게 삼엄한 것은 그 별장의 귀빈을 만나러 국방위원장이 오기 때문이었다. 그 초대소는 주석궁하고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밤이 늦어서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으나, 파티가 있다는 전갈이 왔다. 그때가 밤 11시였다. 밤 11시에 파티를 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파티가 있을 것이라는 전갈을 받은 후에 초대소 직원들이 갑자기 바빠지는 것이 보였다. 초대소에는 십여명의 예쁜 여자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그녀들이 비상이 걸린 것처럼 바쁘게 몸을 놀리고 왔다갔다 하며 들떠 있었다.
나인숙의 숙소는 대동강이 보이는 2층의 끝방이었다. 복도뿐 만이 아니라, 나인숙의 방까지 들어와서 청소를 하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청소가 아니라 혹시 폭발물이나, 무기가 있을까 하고 다시 한 번 점검한 것이었다. 초대소에 도우미로 있는 예쁜 여자 직원들은 모두 특수 교육을 받은 인민무력부 군관이었다. "우리가 왔을 때는 청소를 안 하다가, 누가 오는데 청소를 하고 이렇게 야단법석이에요." 나인숙은 방안에 들어와서 청소를 하는 여자에게 물었다. 여자는 수줍고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밤에 수런거려서 죄송합네다. 미처 청소를 못해서 불편을 끼치니 용서하세요." "별 말씀을… 무슨 용서까지, 오히려 청소를 해줘서 고맙지요." 조금 있자 초대소로 차량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눈치였다.
자료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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