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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무렵에 그들은 야무첸스코의 전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갔다. 비행기 안에서 야무첸스코는 잠을 잤다. 밤을 새운 피로 때문에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야무첸스코의 전속 통역사였던 지희숙이 풀려나서 박운종에게 왔다. 박운종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나인숙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두 사람의 눈길을 보고 나인숙은 이미 두 사람이 관계를 눈치챘다. 어젯밤에 그들은 뜨거운 밤을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두 사람은 바싹 붙어 앉아 소곤거렸다. 박운종의 태도로 보아 그 여자가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박운종은 절대로 여자를 사랑해서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희숙의 출몰로 그것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나인숙은 생각했다. 두 사람이 앉아서 소곤거리더니, 어느 사이에 여자의 한 손이 남자의 사타구니에 들어가 있었다. 지희숙은 한손을 뻗쳐 그 커다란 박운종의 그것이 그립다는 듯이 만지고 있었다. 그러자, 박운종도 호응하면서 여자의 치마 속에 손을 넣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성기를 만져주면서 지루한 여행을 하였다. 아니, 그들은 절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나인숙은 박운종을 지희숙에게 빼앗기자 아주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인숙에게 있어 박운종은 사랑하는 남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아하는 친구도 아니다. 다만 로드 매니저에 불과하지만, 그는 그녀의 첫경험 남자였다. 첫경험치고, 그의 그것이 너무 커서 질이 찢어져 병원으로 호송되는 특이한 일을 겪었지만, 그래서 더욱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친구였던 것이다. 나인숙은 밤하늘에서 평양 시가지를 보았다. 서울처럼 불빛이 총총하지 않았다. 다만, 가로등이 질서정연하게 곧게 뻗쳐 있는 것이 특이했다. 상가에 불빛이 없으니 가로등이 더욱 선명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중국 국적을 가진 다른 일행들과는 달리 한국 국적을 가진 박운종과 나인숙은 평양으로 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인으로서는 같은 민족이지만, 더욱 가기 힘든 곳이 북한이었다. 나인숙은 야무첸스코의 동행이라는 명분으로 북한 당국의 허가를 얻었고, 국가 안보 정보위원회의 변종길 위원장을 통해서 통일부의 승인을 받았다. 나인숙은 그 방북에서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술을 마셨고, 그 다음날은 함께 평양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러시아의 사업가 야무첸스코는 상당히 밀접하였다. 공산당의 종주국이었던 러시아가 돌아서기는 했지만, 북한에 있어 러시아는 옛날 친구이면서 동지였다. 러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사업가를 가까이 하는 것은 당연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나인숙이 김정일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자료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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