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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kimuchi사건과 관련하여 내 생각을 글로 썼는데 반론하시는 분들 의견 중에 일본의 기무치와 한국 김치는 다르다는 고정 관념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오늘 집에서 가까운 Saty (한국의 마트에 해당… 일본에서는 General Merchandise Store/GMS라는 업계 용어를 사용)의 김치 코너에서 김치를 구입했다.
 Saty의 김치 판매 코너에 있는 여러 종류의 김치들이다. 일본에서는 뚜껑만 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 포장 김치가 대부분이다. 김치를 파는 장소는 대체로 업계 용어로 "닛빠이" (日配)코너인데 유통기간이 긴 shelf-stable 상품과는 달리 두부나 우유, 생국수 같은 유통기간이 짦은 식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위의 사진을 보면 김치 종류가 상당히 여러가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제일 아래 왼쪽 검은 뚜껑은 일본의 유명 야키니쿠 체인점 규카쿠 (牛角)브랜드의 김치, 가운데 한글로 배추김치라고 쓰여 있는 것은 한국 직수입 김치, 우측은 Saty가 속한 일본 최대급의 유통사 체인인 Aeon그룹의 PB상품브랜드 TopValu김치이다.
가운데 줄을 보면 왼쪽이 일본의 대형 식품사인 에바라에서 발매한 김치, 우측은 사이카엔 화풍 김치이다. 화풍이란 일본풍이라는 의미로 아마 이런 김치를 가리켜서 일본식 "기무치"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일본인이 좋아하는 다시마를 넣어서 해초에서 우러난 끈적한 느낌이 날 경우가 있고 양념이 약하다. 이런 김치는 한국식의 김치와 구별해서 "샐러드 김치" (사라다기무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윗줄은 은 왼쪽으로부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야키니쿠 체인점 조조엔 김치, 한국산 종가집 김치, 그리고 우측은 깍두기이다.
 일본 최대급 유통사 Aeon 그룹의 PB상품 TopValu 김치이다. 참고로 한국의 롯데마트에서도 Wiselect라는 PB상품이 있는데 TopValu와 Wiselect는 상품 기획에 관련해서 미국의 Daymon International라는 회사에 하청을 주고 있으므로 어떻게 보면 형제 브랜드이기도 하다.
 Aeon 그룹이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기존의 TopValu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Best Price by TopValu브랜드 김치이다. 가격은 198엔으로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배용준이 도쿄에 개점한 최고급 한국 요리점 "고시레" 김치이다. 배용준의 인기와 고시레의 고급 이미지를 활용해서 세븐일레븐같은 편의점에서 주문 판매만 하는 고시레 도시락 (가격 2천엔 이상)을 팔기도 한다. 확실히 다른 김치들 보다 가격이 비싸다.
 노브랜드 상품 비슷하게 팔리는 한국 직수입 배추김치. 가격은 298엔.
가운데줄에 있는 것이 일본 최고 야키니쿠 (불고기, 삼겹살, 로스, 갈비등을 통틀어 야키니쿠라 부름)집인 조조엔 김치이다. 가격은 598엔... 확실히 비쌈.
윗줄은 매운 맛을 들인 콩나물인데 기무치콩나물이라는 이름으로 판다. 한국 사람이 보면 이건 나물이지 김치가 아닌데... 다만 일본에서는 일본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이소배기도 "오이기무치"라고 부르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깻잎 절임(고마노하 기무치)이나 마늘장아찌, 오이지, 기타 짠지류, 심지어 오징어 젓갈(이카키무치) 까지도 김치의 일종으로 불리울 때가 있다. 재일교포들을 통해서 그렇게 알려진 것도 있고 김치가 워낙 유명하니까 전부 김치의 일종이라고 하면 그러러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Saty가 아니라 동네 소형 슈퍼마켓에서 198엔에 구입한 李家名品김치이다. 판매원 주소가 도쿄 다이토쿠인걸 보니 혹시 우에노쪽의 재일교포 계열 기업이 아닌가 한다. 제조국은 중국이다.
 3종류의 김치를 구입해 보았다. 왼쪽 위 (빨간 뚜껑)이 에바라 김치. 398엔. 우측 녹색 뚜껑이 종가집 김치. 398엔. 아래가 Best Price By TopValu김치... 198엔.
 에바라 김치와 종가집 김치 개봉후 모습. 종가집 김치는 부추가 들어간 이유로 녹색 조각들이 보인다.
 3종류 김치를 접시에 놓고 시식중. 왼쪽으로부터 종가집, 에바라, TopValu Best Price의 3종류이다. 각각 시식해본 느낌은 서로 맛의 특징이 있으나 종가집 김치와 에바라 김치의 차이는 한국에서 김치를 사먹어도 각각 맛의 차이가 있으니 어느게 진짜고 어느게 가짜의 문제가 아니다.
종가집 김치는 원재료 리스트를 보아도 첨가물이 제일 적은 것 같다. 원재료를 보니까 배추, 무우등의 기본 재료 외의 양념으로 들어간 것을 보니 타피오카 전분, 아미노산액, 솔비톨 등이 포함되었다. 젓갈류는 가다랭이 엑기스가 들었다고 한다. 에바라 김치는 에바라측에서 한국 업체에 하청을 주어 만든 김치이다. 에바라 브랜드는 일본에서 TV광고도 요란하게 하는 대기업인 만큼 고급 재료를 써서 고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6종류의 젓갈을 사용했다고 한다. (새우, 전갱이, 갈치, 조기, 가자미등...) 에바라 김치는 종가집 김치보다 마늘, 생각등의 양념맛이 더 진한 듯 하다. 종가집은 약간 더 부드럽다고 할까...
반면 저가품인 TopValu는 화학 성분이 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원재료를 보니 새우젓은 들어 있는데 그밖에도 맛을 내기 위한 산미료, 점성제, 생선 엑기스, 식이섬유, 다시마 성분, 전갱이 성분, 아나토 색소, 비타민 B1이 들어 있다고.
이렇게 옆에 놓고 맛을 비교하니 확실히 저가품은 인공적인 맛이 느껴지기는 했으나 실제로 밥먹으면서 같이 먹으면 별로 문제 없는 수준이다.
예전에 사둔 이가명품 김치는 저가품인데도 배추, 무우, 양파, 대파, 당근등과 당류 (설탕, 포도당), 새우젓, 어장, 다시마, 생강, 깨, 소금,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고 되어 있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1. 각각의 김치들마다 특징이 있고 차이가 있지만 한국 김치와 일본 기무치의 차이가 아니라 기업간의 제조법 차이, 재료 차이에 의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제조사마다 맛이 다르고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것이 당연함)
2. 양념이 덜하고 한국인이 보기에 좀 이상한 김치도 존재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에 불과하다. 매운 한국 음식을 잘 못먹는 사람을 위한 상품이라 볼 수 있으며 정통 김치가 아니라는 것을 제조사 스스로 알고 있으므로 "화풍 김치" "사라다 김치"등으로 판매하는 것이 보통이다.
3. 저가 제품 중에 중국산 김치가 많은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이다.
4. 김치가 발효식품이라는 것은 일본에서도 상식이다.
5. 일본산이든 중국산이든 한국산이든 고급이든 저가품이든 일본식으로 변형시켰든 일본에서는 다 똑같은 "기무치"이다. "김치"의 발음이 "기무치"로밖에 되지 않는 일본어의 구조 탓이다.

김치의 발효 정도에 따라 유통기간 35일전-20일전까지 산미가 약, 중, 강으로 변화하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에바라 김치. 신맛이 강해지면 찌개나 볶음 요리등에 사용하라는 것도 김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식이다.
예전에 있었던 일본식 김치가 엉터리라는 것을 지적하고 일본 김치시장의 대부분이 한국식의 진짜 김치로 변화한 것은 일본의 미식 만화 "오이심보" (한국에서는 맛의 달인이라는 이름으로 번역 판매)의 영향도 적지 않다.

"김치 정신"이라는 에피소드에서 한국 거래처 사장과 중요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국의 문화를 모르고 윗사람 앞에서 담배를 피운 점, 그리고 이상한 김치를 가져오는 등의 실례를 범해서 한국인 사장이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인 야마오카 시로가 한국의 윗사람 공경하는 문화를 설명하고 우에노의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김치 가게에서 진짜 김치를 사서 대접함으로서 한국인 사장님의 마음이 풀어졌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이런 것을 통해 김치에는 반드시 새우젓이나 멸치젓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야 하고 발효를 통해 얻어지는 산미가 들어가야 하는 점, 그리고 일본산보다 맛이 부드러운 한국산 고춧가루를 써야 좋다는 것이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일본 기무치와 한국 김치가 다르다는 얘기는 이미 20년도 더 된 옛날 이야기이다. 일본인도 이제 한국의 김치와 별반 차이가 없는 김치를 일반적으로 먹고 있으나 (다만 종류가 대부분 배추김치와 약간의 깍두기, 오이소배기 정도가 대부분) 일본산이든 한국산이든 똑같이 "기무치"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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