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문가가 본
부동산 시장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으로 지난해 잔뜩 움츠러져 있었던 부동산 시장이 올해는 어떻게 될까? 실수요자들은 언제 내집 마련에 나서면 좋을까? 부동산 전문가들 대부분은 올해 부동산 시장도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며, 주택 매맷값은 소폭 하락하고 전세금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가장 큰 변수로는 거시적인 경기 흐름과 정부의 정책 등을 꼽았다. 내집을 마련하기에 적당한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조금씩 의견이 달랐다. 올해 1분기부터 6월 이전, 하반기, 4분기 등 다양했으나, 대체적으로 하반기를 적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집값·전셋값 하향 안정세 기조 이어갈듯
신규분양 찬바람…상가·오피스텔도 냉랭
각종 개발정책 토지시장 가수요 촉진 기대 ■ 집값과 전세금은 하향 안정세 =올해에도 집값과 전세금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데다 경기가 침체돼 있고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및 조세정책이 시행되면, 주택 가격은 올해 3분기까지 1~1.5%(전세금은 5% 정도)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4분기께는 공급물량 부족으로 집값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과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올해 집값은 5%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판교, 파주, 남양주 덕소, 뚝섬 서울숲공원 인근, 3차 뉴타운 예정지 등 개발효과나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진입이 본격화돼 집값이 1~2%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해 주택시장은 실수요자가 주도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내집 마련 적기는 언제? =내집 마련을 하기 좋은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달랐으나 대체적으로 하반기를 적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김현아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부동산값이 아직까지는 큰 폭으로 조정되지 않아 바닥을 찍지 않았고, 실물 경제가 위축돼 있어 4분기 이후가 돼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이므로 그 시점에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내집 마련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준석 팀장 역시 “공급물량이 많이 쏟아지는 하반기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며, 정부 정책 실시 여부를 잘 지켜보면서 기존 주택시장의 급매물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올해 말이나 2006년 상반기가 주택 가격이 바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지만, 실거래값 신고가 애초 예정보다 늦춰져 2006년이나 시행될 경우에는 올해 안에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올 6월1일이 재산세 산정 기준일이기 때문에 6월 전 종합부동산세나 보유세 부담을 피해 나오는 급매물을 매입하되, 등기시점을 6월2일 이후 하면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실수요자 유입,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일변도에서 규제완화 쪽으로 바뀌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올해가 저점이라고 보인다”며 “지난해 악재가 다 반영됐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1분기 특히 구정 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 김 사장은 투자수요나 가수요자들의 경우에는 올해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고 종합부동산세가 신설될 예정이므로 시장 진입을 미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자라면 올해는 시기에 상관없이 본인이 입주하고자 하는 지역의 급매물을 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분야별 전망은?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전반적인 주택시장의 침체로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고 공급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특히 대형보다는 소형 아파트 시장이 더 침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진 사장은 “신규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급속히 전환될 것”이라며 “개발이익 환수제 등 정부의 정책기조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고, 수능 교육방송, 2008학년도 내신위주 대입전형 등으로 강남의 교육특수까지 바래지면서, 판교 같은 전원형 아파트로 이전하는 실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판교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판교 인근 지역 아파트, 그리고 일반 서민들이 선호하는 도심지의 대단지, 신규, 역세권 아파트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수요가 집중된 재건축 아파트는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을 골자로 하는 개발이익 환수제 시행 시기가 다소 불투명하지만, 법 적용을 받는 단지는 시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재개발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나친 지분 값 상승으로 최근 들어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라 올해에도 지역에 따라 가격 조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은 과잉 공급 상태인데다 내수 경기 침체로 임대 수요가 감소해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웃돈이 붙지 않는 분양권까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라 가격 하락은 물론, 공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22일부터 오피스텔과 상가의 후분양제가 시행되므로, 1분기에 밀어내는 상가와 오피스텔 물량이 쏟아지면서 기존 상가와 오피스텔 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가의 경우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내수경기 영향으로 임대수익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남지역의 일부 상가 가격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가격상승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는 모든 전문가들이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주택에 비해 정부 규제 정도가 낮고 농지법 개정 등으로 도시민의 농지 소유가 수월해지는데다 여전히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도로나 철도, 기업도시 등의 굵직굵직한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유동성 자금이 유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소장은 “뭉칫돈이 여전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어 각종 개발 정책은 토지시장에 가수요를 불러올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토지는 상대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