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경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연예인 괴문서 일명, '연예인 X파일' 파문이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뒤흔든 지 2달여가 되었다. 현재 연예인비상대책위와 유출 파문의 진원지인 제일기획측의 법적 분쟁이 진행중인 상태지만 뜻밖에도 일반인 사이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권에서 멀어진 지 오래.
'연기자는 점수 매겨지는 상품 아니다'고 강경하게 반발했던 연예인들도 점차 이성을 찾고 본업에 충실하고 있으며, 보고서 문건 내용으로 인한 파급이 우려됐던 CF계와 방송영화계도 이를 배제하고 나름대로의 DB로 연예인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연예계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던 '연예인 X파일' 파문이 소리 소문 없이 진정국면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한 무차별적 X파일 유포에 대해 전국민적 각성이 일고 이를 대서특필한 언론매체에 도덕적 비난이 이어지면서 의혹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소문의 진상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소위 '뒤를 캐려' 들지 않아 자연스레 수그러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X파일 파문 이후에도 CF계의 '빅모델 영입경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소문은 소문이고, 그래도 건재한 건 스타'인 셈. 실제 광고업계는 "단기간에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감을 키우는데 톱스타만큼 파워를 지닌 모델은 없다"며 소문에 개의치 않고 빅모델 영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X파일을 아슬아슬 비껴간 고현정이 연예계 복귀 이후 KT와 10억원에 1년 전속 계약을 맺었고 최근 LG전자 디오스 전속모델로 7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챙기면서 빅모델의 몸값 상승도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이버수사대를 동원해 인터넷상에 자신에 대한 악성루머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온 40대 초반 여성을 체포한 최지우는 이번 X파일 사태로 또 한 번 근거 없는 악성루머에 치를 떨어야 했다. 그러나 소문이 무색하게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 아시아 모델로 발탁되고 연달아 일본 내 억대 광고모델로 계약을 맺는 등 보란 듯이 '국보급 몸값'을 자랑하며 아시아 전역에서 변함없는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2일 소속사인 싸이더스HQ를 나와 예당엔터테인먼트와 1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초특급' 계약을 맺고 새로운 둥지를 마련,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이전보다 적극적인 '아시아 공략'에 주력할 예정이다.
공백 깨고 컴백 초읽기
이미연 김남주 고소영 등 연기 공백이 길어지면서 'CF모델이냐, 연기자냐'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톱스타들은 'X파일' 해당 문건에 치명적인 루머나 부정적인 자기관리 평가가 매겨져 있었음에도 역시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이미연의 경우 로레알화장품의 대표브랜드 '랑콤'의 모델로 발탁되어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장동건 이정재 주연의 영화 '태풍'에 합류하여 하반기를 기해 배우로서의 관록 있는 카리스마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5억원의 전속계약금을 받고 신생 매니지먼트사인 스타파크로 소속사를 옮기고 재정비에 나선 고소영도 가수 비가 일찌감치 캐스팅된 MBC 새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의 여주인공으로 유력시되면서 영화 '이중간첩' 이후 2년여 만에 연기 활동 재개를 앞두고 있다. 오랜 공백에도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계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최고 대우'를 약속받은 이들은 연기를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
'산소같은 여자'로 청순함의 상징이던 이영애는 알려진 이미지와 너무도 다른 X파일 내용 으로 오히려 보고서에 대한 불신이 앞선 케이스.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도전, 배우로서의 스타 파워를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LG아파트 자이와, 휘센 에어컨, 아이오페 화장품 등 다수의 CF모델로도 변함없는 신뢰도를 키워가고 있다.
이밖에 X파일이 터진 후 홈페이지와 기자회견을 통해 적극 대응하며 사전 진화에 나선 배용준 안재욱 김민선 김희선 등은 팬들과의 오해를 풀며 '비온 뒤 땅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X파일 파문 이후 언론매체의 연예기사에도 미세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으로 신문 한 귀퉁이를 장식하던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 보도가 거대한 'X파일' 한 방에 더 이상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주춤해진 것.
여기에는 이니셜로 표기되어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던 연예인 사생활 보도가 이젠 식상해졌다는 여론과 함께 도를 넘어선 보도 행태에 지탄의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언론사 자체적으로도 수위조절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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