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랜 폐인’, ‘미사 폐인’에 이어 ‘공감 폐인’? SBS 금요드라마 ‘사랑공감’(극본 최윤정, 연출 정세호)이 극 중반에 들어서면서 열혈 시청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MBC 드라마 ‘아일랜드’,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양산했던 소위 ‘폐인’들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그것도 10~20대가 아닌 중년의 주부 시청자들이 중심이 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매주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공감 폐인’들은 극중 강희수(이미숙 분), 박치영(전광렬), 견미리(윤지숙) 등 등장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밤새 의견을 올리는가 하면 이혼과 사랑이라는 문제를 놓고 잠을 잊은 토론을 벌이기 일쑤다. 또한 SBS 시청지역이 아닌 지방의 시청자들은 금요일 방송시간에 드라마를 보지 못하고 지역 케이블 방송을 통해 보는 고충을 시청자게시판에 연일 호소하고 있다.
성인층을 대상으로 한 ‘사랑공감’이 마치 10~20대를 위주로 한 드라마들처럼 폐인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오랜만에 중견 연기파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힐 수 있다.
주부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남편의 외도에 실망하고 첫 사랑 전광렬에게 마음이 기우는 이미숙의 연기에 “내가 저런 상황이라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내 남편이 저런다면 난 과연 어땠을지 밤새 고민해 봤다”는 등 공감을 표하고 있고,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않는 남편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윤지숙을 연기하는 견미리의 열연에 “견미리가 울면 늘 나도 운다” “자는 남편을 깨워서 함께 보게 했다”는 등 깊이 몰입하고 있다.
아울러 정세호 PD와 최윤정 작가를 포함한 제작진의 연출력 또한 시청자를 흡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똑같은 불륜이라도 저렇게 멋지게 처리하니 얼마나 가슴 절절하게 와닿는가”라며 극중 등장인물들의 의미있는 대사와 제작진의 화면처리에 점수를 줬다.
아울러 “배경음악에 푹 빠진 언니가 꼭 다시 듣고싶다니 노래제목 좀 알려달라” “오랜만에 세대를 초월해 10대부터 50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다”라는 등 그간 십대 위주의 트렌디 드라마에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무게감 있는 배경음악 또한 연일 화제거리다. ‘사랑공감’의 배경음악을 담은 OST는 17년만에 수록곡 ‘우연’을 들고 가요계로 복귀한 서울패밀리의 가수 위일청과 정성헌, 윤일상, 신재홍 프로듀서 등이 제작에 참여해 중년 시청자층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중년의 주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아직은 작지만 상징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는 ‘공감 폐인’들의 움직임이 ‘아일랜드’나 ‘미안하다 사랑한다’처럼 큰 물결로 확산될 수 있을지 방송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