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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3/30
 

강원 원주 부근에 가면 횡성시장을 들르곤 한다. ‘횡성 사골’을 사기 위해서다. 예부터 유명한 횡성 사골은 일반 사골보다 2배 이상 뿌연 국물이 우러난다.

하지만 횡성사골이라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허름한 가게의 한 할머니는 수십년 동안 진품만을 팔기로 유명하다. 그는 진품이 없을 경우 “오늘은 사골이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똑같은 횡성 한우인데 왜 이처럼 차이가 날까.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을 얼마나 하면서 자란 소냐, 또 무엇을 먹고 자란 소냐에 따라 다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여물과 풀 등을 먹고, 운동도 많이 하면서 자란 소라야 진품 중의 진품이다. 따라서 사료로 대량 사육하는 요즈음 명품 사골을 구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해발 600m에서 주로 방목되는 횡성한우의 쇠고기 명성은 여전한 것 같다. 최근 다른 지역 소를 횡성쇠고기로 둔갑시켜 판 업자들이 적발됐다. 지난 17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횡성군내 A농협은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무려 1677마리(128억원 상당)의 짝퉁 횡성한우를 만들어 판매했다.

타 지역 소를 구입, 몇개월 기른 뒤 ‘횡성한우’로 표시해 판매해온 것. 같은 기간 판매된 횡성한우의 72%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이다. 횡성한우는 타 지역 한우 고급 브랜드에 비해 정육(쇠고기) 가격이 ㎏당 1만원, 일반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는 2만원까지 비싸다. 과거 성행했던 ‘짝퉁 이천쌀’과 비슷하다. 다른 지역 벼를 대량으로 이천 정미소로 싣고와 방아를 찧어 이천쌀로 둔갑시켰던 것이다.


횡성군이 횡성한우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별도의 유통회사를 설립, 유통체계 일원화와 함께 품질 인증제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 22일부터는 쇠고기 이력 추적제가 전면적으로 도입돼 이제는 짝퉁 쇠고기가 유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이력제는 모든 한우에 12자리의 식별번호가 적힌 귀표를 달고, 이 식별번호가 없으면 도축을 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누구나 인터넷(www.mtrace.go.kr)을 통해 식별번호를 치면 사육자와 도축장소, 육질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한다 해도 진품 사골, 특히 오리지널 횡성사골을 구별하는 일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

[[오창규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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