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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래드클리프 알몸 열연한 연극 ‘에쿠우스’ 리뷰
런던=정명주·공연칼럼니스트
대니얼 래드클리프(18)가 드디어 무대로 걸어나왔다. 지난 16일 영국 런던 길구드 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에쿠우스’(Equus). 영화 ‘해리 포터’의 소년 마법사로 이름난 래드클리프는 스릴러만큼 긴박한 이 작품에서 주인공 알렌 스트랭 역을 맡았다.
사이코 드라마 형식의 ‘에쿠우스’는 환자인 알렌과 정신과 의사 다이자트(리차드 그리피스)의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다. 2시간30분 동안 10분여를 빼곤 시종일관 무대에 남아 시공간을 넘나들며 문답을 주고받는 래드클리프와 그리피스(‘해리 포터’의 버넌 숙부)는 폭발적인 젊은 에너지와 노익장의 노련미를 각각 뿜어냈다.
알렌이 자신이 돌보던 말들의 눈을 잔인하게 찌른 동기를 고백하는 극의 종반. 인자한 아저씨 같던 그리피스는 냉혹한 질문자로 돌변했다. ‘그날 밤의 일’에 대해 이어지는 질문공세. 래드클리프는 마굿간에서 있었던 어린 연인들의 불장난을 알몸으로 재현하고, 객석에 앉아 있던 10대 후반의 관객들은 숨소리마저 죽인 채 이 장면을 지켜봤다. ‘해리 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두 편이 남아 있는 가운데 래드클리프의 전라 연기로 논란이 일었지만 많은 팬들은 연기자로 성장하려는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 공연이 끝나자 애정 어린 기립박수가 터졌다.
‘에쿠우스’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원작자로 유명한 피터 섀퍼의 대표작으로 73년 영국 국립극장 초연 때도 선정적인 주제로 논란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이번 리바이벌 무대를 위해 피터 섀퍼는 대본을 일부 수정했다. 뮤지컬 ‘캣츠’와 ‘레미제라블’에서 호흡을 맞췄던 무대디자이너(존 내피어)와 조명디자이너(데이비드 허시)는 검은 상자 네 개와 여섯 개의 문으로 단순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을 창조해냈다.
알렌이 ‘에쿠우스’로 신격화·연인화하게 된 말(馬)은 차가운 은색의 철제가면과 말굽을 착용한 무용수로 형상화했고 섬세한 안무로 생동감을 더했다. 알렌이 밤늦게 애마(너겟)를 타고 벌판을 질주하며 성적 환희를 느끼는 장면은 가면을 쓴 무용수가 웃통을 벗은 래드클리프를 등에 업고서 몸을 격렬히 굽혔다 펴는 동작으로 표현됐다.
관객이 무대 양쪽에 앉아 법정 방청객처럼 지켜보는 가운데 알렌과 여자친구 질은 마굿간에서 알몸을 드러낸다. 바로 그때 여섯 개의 문을 통해 나타나는 말들(무용수들). 질투와 저주의 눈길을 던진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알렌은 날카로운 비수를 말의 눈알에 내리꽂는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알렌을 절박하게 그려낸 래드클리프는 격앙된 연기를 선보였다. ‘에쿠우스’는 6월까지 달릴 장기공연이다. 에너지 조절, 연기의 디테일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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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go 2007.09.24 20:44 [116.77.13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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