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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3/30
 

“돼지가 얼마나 착한지… 화 잘내는 사람보다 낫죠”

2006.12.30 13:39 | 일반폴더 | 황령산kkk

http://kr.blog.yahoo.com/pks13693094/27389 주소복사

돼지와 30년 함께한 김인호 양돈 컨설턴트
윤두현기자
“올해는 황금돼지해인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씨돼지(종돈)를 개발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술상 60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인 2007년 정해년(丁亥年)을 맞는 김인호(57·서울 관악구 봉천동)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직업이 양돈 컨설턴트인 김씨는 지난 30년 동안 돈사(돼지우리) 설계에서 돼지 교배, 출생, 성장뿐만 아니라 혈통관리까지 ‘돼지의 일생’ 모든 것을 관리해 왔다.

“한국 토종돼지인 ‘꺼먹돼지’(흑돼지)는 잘 크지 않아서 양돈업자들이 기피하는 거지. 그렇다보니 해마다 수십억원씩 들여 씨돼지를 외국에서 수입만 하고 있는거야. 이제 우리도 씨돼지를 개발해야 돼. 자꾸 외국에서 들여올 것이 아니라 우리 땅과 사람에게 맞는 돼지를 길러야지.”

그는 토종 씨돼지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돼지고기 확보를 위해서는 꺼먹돼지 등 토종 씨돼지 품종개량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현재 꺼먹돼지는 전국에 3000여마리 정도 사육되고 있다. 현재 국내 사육 돼지 1000만마리 대부분은 랜드레이셔, 요크셔, 듀록, 햄프셔 등 유럽이나 미국에서 들여온 외국산 종이다.

전북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김씨가 돼지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1977년. 사료 제조업체에서 돼지사료 개발을 맡은 것이 49년생 소띠인 김씨와 돼지의 ‘30년 인연’의 시작이다. 이 업체에서 6년여 동안 사료 제조를 위해 출산율·습성 등 돼지 연구에 골몰하다보니 주위로부터 ‘돼지박사’라는 평판을 얻게 됐고, 양돈업자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그는 1984년 아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돼지 전문가의 길로 나섰다.

“착한 돼지에 정이 들었지. 이 놈이 얼마나 순한지 자신의 생명을 위협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흥분하지 않고 화도 내지 않아. 작은 일에도 쉽게 흥분하는 사람보다 낫지.”

그는 돼지가 좋아 양돈장이나 일반 농가 등 부르는 곳마다 돌아다녔다. 돈사 설계도 직접하는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돼지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미와 아비돼지(종돈)까지 세세히 기록했다. 씨돼지 전문가와 대형양돈업자들조차도 그의 꼼꼼한 혈통관리를 인정할 정도였다. 그가 ‘잘 나갈 때’ 관리한 대형양돈장만 전국 10여곳이나 됐다.

그는 이같이 눈코 뜰새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영세 양돈농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 비용 등과 관계없이 무조건 달려가곤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양돈사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그도 고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돼지콜레라, 열병 등 돼지질병의 원인이 화학사료라고 본 그는 1998년 유기물 사료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그 해 전국에 걸쳐 구제역이 발생, 사업을 중도포기해야 했던 것. 지금도 그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동물성 식품이 많이 첨가된 화학사료를 먹이다보니 돼지가 자꾸 성질이 나빠지고 병이 생기는 거야. 거기다가 병에 걸리지 말라고 허구한 날 항생제를 맞고 하니까 출산율도 자꾸 떨어지고, 육질도 나빠지는 거야. ‘돼지식단의 신토불이’가 반드시 필요해.”

김씨는 돼지는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이 인간을 이롭게 만드는 동물이라며 돼지해를 맞아 돼지가 단순히 식용을 위한 동물이 아닌 인간과 친근한 동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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