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곤드레밥이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담백하고 영양가가 높다고 하니 많이들 찾는가 봅니다. 곤드레밥을 짓는 재료인 곤드레나물은 고려엉컹귀 혹은 곤달비라고도 합니다. 강원도 정선과 평창지역의 특산물인데 5월에 채취합니다. 곤드레나물로 밥을 지으면 독특한 향이 있고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하는데 부드러워 먹기도 좋습니다. 곤드레나물을 잘라 삶은 후 소금, 들기름, 통깨 등으로 버무려 솥에 깔고 그 위에 불린 쌀을 넣어 지으면 됩니다. 다 지은 후에는 양념장을 넣어 비비면 맛이 살아납니다. 곤드레밥의 미각방정식은 이렇듯 간단합니다. 곤드레나물을 얼마나 잘 보관하였다가 사용하느냐, 그리고 짓는 이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쉬운 요리가 오히려 어려운 법이라서 작은 차이가 맛을 좌우하니까요. 안산의 곤드레밥집은 입구부터 재미있습니다. 주인은 예술에 취미가 많은 편이라서 곳곳에서 그 여러가지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보너스구요.
후쿠오카 하카다역 건너편 골목에 있는 69만두집을 안 것은 호텔 종업원의 추천때문이었습니다. 앙증맞은 만두는 바싹바싹하고 우리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특히 통새우에 튀김가루만 묻혀 만든 만두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수십종의 만두를 다 맛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여럿이 둘러 앉아 가능한 이것저것 맛 보았습니다. 69만두와는 특히 생맥주가 잘 어울립니다. 후쿠오카를 가시면 69만두를 즐기시길.
삼청동에서 가장 줄이 긴 식당이라면 눈나무집일 것이다. 늘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려 먹는 곳인데 평일 저녁에도 10여분을 기다렸다. 알려진 곳이라는 것은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 떡갈비에 대한 기대가 커서일까? 고기살이 좀 푸석했고 곁들인 떡은 그저 그랬다. 김치말이는 소문대로 입에 감기는 맛이 있는 편. 담백하면서도 국물이 시원하고 김치는 아삭거렸다. 김치볶음밥이 생각외로 맛이 있었다. 볶을 때 잘 저었는지 밥알 골고루 기름기가 적당히 배어들어 고소한 맛을 주는데 김치와 어울려 감칠맛이 돌았다. 이 집의 음식맛을 제대로 보려면 서너명이 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떡갈비와 김치볶음밥, 김치말이국수 순으로 먹는 것이 좋을 듯.
서울서 알아주는 콩국수집이라면 옛 여의도백화점 빌딩 지하에 있는 진주집을 들 수 있다. 콩국물이 진하고 감미롭다. 곁들여 나오는 김치 또한 콩국수와 썩 잘 어울린다. 진주집은 콩국수에 미리 소금간을 해서 내 놓는데 이는 가장 알맞는 염도에 대한 주방장의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자신감때문일 것이다. 양평 가는 길 도중에 옥천에도 칼국수와 콩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었는데 얼마전 부터 식당의 메뉴가 바뀌어 버려 양평가는 즐거움이 하나 사라져 버렸다. 집 가까운 곳에서 콩국수집을 찾다보니 제일콩집을 발견했다. 흔히 텔레비젼에 나왔다고 벽에 잔뜩 붙여 놓은 집은 그만큼 맛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이 집에도 우선 벽에 붙은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미각을 달랠 수 있었다. 아쉬운 건 역시 김치. 진주집의 김치 생각이 저절로 났다. 제일콩집에서는 반찬을 많이 주는 편인데 역시 반찬은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다시 확인시켜준 셈이다. 콩국수 못지 않게 콩비지찌개도 먹을 만하다. 콩국수의 미각방정식은 무엇보다 콩의 선택이다. 그 다음은 물과 얼마 정도로 배합하고 어떻게 갈았느냐가 결정한다. 그리고 곁들이는 김치의 맛에 따라 콩국수의 즐거움이 달라진다.
콩국수 미각방정식이라.. : }
물배합도 중요하지만. 어떤 콩을 얼마나 삶아서, 어떻게 식혀서, 얼마나 갈아서, 어떤 고물을 올려서 정도일까요.
아마 간은 갈면서 같이 할 것이고. 깨는 뿌리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고향 내려간 집에서 배터지도록 먹고와선, 다른 콩국수는 성에 차지도 않네요. : }
지나고보니 올 여름은 콩국수 한번을 못먹고 보냈습니다. 사는 게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흐르는지...
콩국수 하니까 작년 여름 생각이 나네요. 고향집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저녁에 콩국수나 해먹자"..."예, 그류"....자고 일어나니 "어제 먹던 콩멀국에 그냥 김치하고 국수 말어먹고 말자 구찮은디"...."예"......점심이 되니 개울건너 외삼촌댁에서 점심호출이 왔습니다. 가보니 역시 <콩국수>,,그래도 그냥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러다 서너시쯤 되니 저녁이나 먹자는 친구의 전화,,,그래 하고 대답하고 나갔더니 역시 얼음 띄운 냉콩국수..." 수육 안나왔으면 그냥 나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올여름엔 콩국수 생각이 안났나봐요. ㅎㅎ
그나저나 전시회 헛걸음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가까이나 계셔야 저녁대접으로 죄송한 마음을 덜어볼 수 있을텐데 그렇지도 못하고...면목없습니다.
은평구 서오릉으로 가는 길목에 수십년된 춘천막국수 집이 있습니다. 이 집의 톡 쏘는 쟁반국수를 맛 본 지 벌써 30여년. 그 맛은 여전합니다. 춘천에서 먹는 막국수와는 사뭇 다릅니다. 겨자를 듬뿍 넣고 채소와 찢은 닭고기가 조화를 이루는데 코가 찡하고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울고 싶을 때 오면 좋을 듯. 동치미도 깊은 맛을 주며 닭을 찍어먹는 소스도 감칠맛을 더합니다. 또 메밀전과 찜닭이 상당이 유명한데 이 모든 걸 맛보려면 적어도 세명은 가야합니다. 찝닭과 메밀전, 쟁반국수의 코스가 제격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