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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10/27
 

26-너는 부처가 아니야 (완결) *이게 마지막 회이므로 목록으로 가서 처음부터 읽으시길.

2009.03.03 11:54 | 라오스여행기(완결) | 최카피

http://kr.blog.yahoo.com/picco51/1244845 주소복사

[너는 부처가 아니야]

동남아시아 여행객들은 물을 많이 찾게 된다. 물은 아무 것이나 잘 못 마시면(라오스에서는 물을 먹는다라고 표현한다나) 탈이 나기 쉽기 때문에 대개 패트병에 든 물을 사 먹는다. 그 물값이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한 병에 보통 5000낍(500원)에서 1달러를 하니 이곳 물가를 봐서는 여간 비싼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매번 물을 사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동남아시아의 관광지 아이들에게는 여행객들에게 물을 파는 것이 경쟁이다. 물 한 병을 팔면 이익이 많이 남으니 그럴 수밖에. 앙코르왓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전 내내 앙코르왓트를 구경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나오는데 아이들이 몰려 왔다. 서로 물을 사라고 한다. 나는 가능한 시원한 것을 사려고 물병에 이슬이 맺힌 것을 샀다. 그랬더니 제일 먼저 나에게 달려온 아이든 나를 보더니 한 마디 했다. 

You're not a Buddha! 

자기가 맨 먼저 나에게 왔는데 다른 아이의 물을 샀다고 그 아이는 내게 소리쳤다. 넌 부처가 아니야! 나는 물병 뚜껑을 따면서 순간 흠칫했다. 그 아이가 맨 먼저 달려왔는데도 나는 더 시원한 것을 찾으려 다른 아이의 물을 선택한 것이다. 좀 덜 시원하면 어쩌랴! 아, 아 나는 순간 후회했다. 내가 부처가 아니라는 말 때문이 아니었다. 실망한 아이의 모습에서였다. 

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안에 부처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 부처를 찾아내는 것이 수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더운 나라로 남방불교를 만나러 보름간이나 다닌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 안의 부처를 만나기 위해서 아닌가! 그런데 이 작은 아이에게 나는 한방 맞고 말았다. 그래, 나는 결코 부처가 될 수가 없다. 그렇게 노력만 할 뿐. 

앙코르왓트의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려서 루앙프라방 야시장에서는 대개 아무 소리하지 않고 살 물건을 샀다. 어떤 아주머니가 나에게 기념품을 판 후 말한다. 루앙프라방에 반드시 다시 올 거에요!

그래, 나는 다시 올 것이다. 이 성스러운 불상의 도시를 다시 찾을 것이다. 루앙프라방의 하늘에도 둥근 달이 떴다. 곧 보름이 될 모양이다. 푸시산 너머로 뜬 달을 보며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긴다. 15일간의 남방불교여행은 이제 끝자락에 왔다. 

여름이 짙어지면, 내 안의 부처를 찾아서 나는 다시 배낭을 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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