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lfgang Tillmans CARCIOFO Still-lifes 展
November 16, 2007 - December 12, 2007 OROOM GALLERY
독일 출신의 신예 사진가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 1968∼)는 컬트사진가이다. 세계 사진계가 그를 주시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그의 사진을 X-세대의 세상읽기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다소 비약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예를 들어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특정집단(신세대)이 특정목적(정치성, 사회성)을 위해 특정한 복장(마스크), 특정한 제스터(춤) 그리고 특정한 소리(랩)를 통해 행동(표현)하는 문화 양식을 우리는 컬트(Cult)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집단이 구축한 특별한 문화구조를 우리는 '컬트문화'라고 지칭할 수 있다. 원래 컬트라는 말은 라틴어의 컬투스(cultus)에서 유래된 말로 '제의(祭儀), 제례(祭禮), 또는 의식(儀式)이나 숭배(崇拜)'를 의미하는데,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특정 종족이나 집단이 행하는 축제나 예식(禮式)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르다.
이러한 전통적, 특수적 문화 양식을 차용하여 오늘날 특정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이른바 '컬트족'이라고 부르는데 현대문화 속에는 분명히 이들 집단이 제공한 특별한 '컬트문화'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 이른바 '컬트무비'니 '컬트성 문학'이니 하는 것이나, 소위 '컬트음악'으로 불리우는 음악적 장르가 바로 '컬트문화'에 속한 것들이다. 특히 컬트는 강한 시각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미술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어, 가장 큰 컬트문화가 미술이라는 등식은 결코 새삼스러운 말이 아니다.
볼프강 틸만스를 새로운 컬트사진의 주자라고 말하는 것은 그가 컬트족이라거나 컬트족을 대상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붙인 수식어가 결코 아니다. 볼프강 틸만스의 현재 나이는 28살, 그야말로 X-세대의 사진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사진경력은 이제 8년 남짓 되며, 그가 예술계에 공식 진입한 시점도 불과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컬트의 뉴 리더가 되었던 데에는 현대사진의 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즉 컬트적 삶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목한데서 오는 그 현대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의 강점은 그의 일천한 사진경력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카메라워크, 즉 거칠 것 없는 이미지 표현에 있다. 그가 영국에서 선택했던 주제는 이미 언급했던 컬트 이미지로서 게이, 레즈비언, 펑크족의 삶이 주된 관심이었다. 또한 도시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그의 관심분야에 속했는데 이 경우는 대체로 키치(Kitch, 통속문화)적 영상이 주류를 이룬다. 틸만의 사진이 현실감과 생동감에 넘친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가 그런 사진들을 만들 수 있었던 환경, 즉 구성원과의 동질성(identity)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과거와는 다르게(예를 들면 80년대 중반의 메이플소프와는 달리)자유스럽게 게이나 레즈비언 혹은 펑크족의 일상을 촬영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는 몇몇 호모섹스 장면과 자위행위 장면이다. 지면을 통해서 보여줄 수는 없지만 이 사진들은 대단히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던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유사컨셉의 사진이 그나마 미학적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면 틸만스의 사진에서는 어떤 미의식도 발견하기 어렵다. 그래서 역겨움도 있지만 그러나 결코 포르노 사진은 아니다. 말 그대로 노골적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런 섹스관련 사진들은 극히 일부분이고 틸만스의 전체 사진들은 특수계층의 컬트이미지가 주종을 이룬다. 그래서 틸만스의 사진을 이해하는 길은 바로 오늘날 유럽사회, 특히 독일과 영국과 프랑스의 X-세대들의 컬트적 요소를 이해하는 것과 맥이 닿는다. 틸만스의 사진은 신세대 문화가 좋다 나쁘다를 말하지 않는다. 단지 신세대 문화가 현 상황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해시키고자 할 뿐이다. 이것이바로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의 강점이자 그의 의의이다.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은 사람들에게(특히 기성세대들에게) 개인의 삶, 독특함, 다양함, 또는 어떤 특수성이나 차별성마저 그 이해의 폭을 넓히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의 사진은 패러렐리즘이고 캄포이고 트랜스컬쳐이다. 물론 이것들은 그가 속한 도시문화, 클럽문화(우리에게는 없지만 소위 방송문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밤의 문화의 컬트성을 전제로 한 것들이다. 그는 결코 사진만을 가지고 전시를 하지 않는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주로 자신의 잡지용 사진과 광고용 사진 등)을 다 동원하여 전시장 벽을 채우고 이미지를 돋보이게 한다. 또한 자신의 기획력과 감각을 믿기 때문에 전시장을 손수 꾸미는 걸 좋아한다. 아직 혈기가 충만하다는 표시다.
볼프강 틸만스는 아직은 세기(世紀)보다는 혈기로 뉴욕사진계를 향해 돌진하고 있지만 얼마 안있어 세계사진계를 휘저을 재목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를 주목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