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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샹보르로 간다...

프랑스에 산지가 오래 됐지만, 계속 북부지역과 중동부 지역에만 있어서인지, 루와르 강의 고성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벼르고 별러서... 이번에도 안 들르면, 큰일이라도 낼 것처럼 안느아빠를 졸라...
(안느아빠는, 어렸을 적 싸이클 선수로, 이 곳 루와르 강 고성 일주 경주를 여러차례 해서, 루와르 근처의 성이라면, 몇 번씩 가보았다는 것이다... 비겁해... )
드디어 샹보르에 입성.
그러나... 안느가 초장부터 마차를 타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한바탕 실갱이를 하고.. 안느야.. 마차는 성을 보고 난 다음에 타야지... 그리고 마차 요금이 8유로라니... 성 입장료가 7유로인데... 거기다 전단지를 나누어 주어 보니, 성 옆의 마상경기장에서, 경마쇼가 펼쳐지는데, 15유로이다...
속으로, 이건, 베르사이유만큼 심한 것 아닌가 ?
(베르사이유나의 화장실은 유료였고, 불친절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안느아빠가 친정부모님하고 갔을 때, 화를 내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어밖에 하지 못하는 카운터 안내원이 외국관광객 모녀에게 돈을 내라고 버럭 버럭 프랑스어로 소리를 지르자... 안느아빠가 참다 못해, 영어로 하든지, 설명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그러면서 40상팀인가를 주면서, 어린 아이를 먼저 들여보내 주었다... 그랬더니, 하루종일, 똑같은 소리 하기가 쉽지 않다 하면서, 변명을 하던 종업원...
엊그제 베르사이유 거울의 방 복원사업이 끝나 다녀온 언니의 말씀은 이젠, 완전 바가지의 극치란다. 심하다.. 심하다..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여름 한 때, 임시고용한 직원들의 불친절함은 다시는 프랑스 땅에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프랑스에 사는 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는 않았지만, 대개 만난 관광종사자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많고,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무진장 애를 쓰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다시금 화살이 돌아가는 것은, 유럽 5박 6일, 8박 9일... 등의 패키지 여행, 뭘 보았는지, 어떻게 갔는지, 뭘 먹었는지.. 자기 몸보다 큰 배낭을 짊어지고, 세상을 다 돌아보겠다는 건지, 30일 유럽 여행 코스를 짠다, 도시 하나를 한나절에 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오는 많은 관광객들...
이들의 무모한 여행계획으로 프랑스의 관광사업은 날로 번창하는 것이 아닌가.. 속으로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
항상 하는 것처럼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갔으나..
아.. 성은 넓고 볼 것은 많구나... (많은 경우 가이드를 동반한 그룹을 선택해 다니는데, 시간이 안 맞아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는데, 안느아빠에겐 그게 더 적합 했던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아.. .본전 뽑았어...)
이런 성에 매력을 갖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
루와르에서 가장 큰 성으로, 사치스러운 프랑수와 1세가 건축을 시작한 이 성은, 근처 숲의 사냥 숙소로 지어진 것이다. 이 성은, 1519년 원래의 건물이 파괴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설계로 새롭게 건립되었다.
샹보르 성을 설명해주던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멘트...
처음 힘들다고 일을 주저하면 안 된다.. 끝까지 밀고 나가면 이 성도 지을 수 있다...
프랑수와 1세가 샹보르 성을 짓기 시작하면서 했던 말이란다.
다 웃었다...
프랑수와 1세쯤 되면 저런 소리도 할 수 있겠지. 그 밑에 깔려죽었던 민초들은 '끝까지 밀고 나가고 말' 선택권이나 있었겠냐며...
살라망드르 (불도마뱀) 문양으로 샹보르 성은 도배가 되어있다. 살라망드르는 중세 유럽 문학에서 많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살라망드르는 불을 토하고, 그 불 속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도마뱀이다. 이 불도마뱀은 중세문학에서, 신 즉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의 부활을 의미한다. 프랑수와 1세는 자신의 위치를 하나님의 아들 정도로 두고 싶었던 것일까 ?
샹보르 성을 비롯한 모든 성들은, 또 다른 권력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일 뿐이다. 그 역사의 이면에 깔린 정치적 암투, 종교와 정치간의 계속되는 다툼, 전쟁의 역사...
옛날 역사 속의 성은, 이젠, 다른 전쟁의 역사를 쌓는다. 샹보르 성은, 프랑스 국가 귀빈 영접관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들은, 이런 영접관에서 잠을 자며 무슨 꿈을 꿀까 ? 다음 날이면, 어느 약소국에 또 얼마큼의 무기를 팔아치울까를 의논할까 ? 아니면, 목숨이 파리떼만큼도 안 되는 인질이나, 군인들의 파병을 논하고 있을까 ?
프랑스의 많은 성은, 이제 권력과 자본의 아성이 되고 있다. 이제 피의 역사가 아닌 돈내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잇다. 많은 성은, 이제, 일류호텔과 레스토랑으로 변했다.
그런 것을 보고, 나는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에 더욱 감탄의 박수를 보낸다. 경복궁을 가면, 고요가 있다.
샹보르 성의 권력욕에 불타오라는 자기 과시가 아닌, 문을 닫아버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복궁의 작고 겸손한 방들...
이게 궁이야 ?
프랑스 친구들은 경복궁을 보고... 묻는다...
나는 묻고 싶다..
이게 너희들의 성이냐 ? 이걸 네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지었단 말이지.. 그리고 이젠 너희들이 그 권력을 위해 세금을 낸단 말이지...
샹보르 성은, 많은 것을 다시금 생각해 주는 기회가 되었다.
프랑스 혁명은 오래 전에 죽었다고... 68도 오래 전에 죽었다고...
이제 프랑스인들은 절대로 다시 혁명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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