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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사태를 바라보면서-전기통신기본법 47조

2009.01.11 10:18 | 이소리 저소리 | 구들장군

http://kr.blog.yahoo.com/nobody2504/51 주소복사

1. 개인적으로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접어둔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들 몇가지를 적어둔다.
제47조 (벌칙)
①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②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③제2항의 경우에 그 허위의 통신이 전신환에 관한 것인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④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제1항 또는 제3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전기통신 기본법 개정시의 검토/심사 보고서를 훑어봤는데, 47조에 대한 별다른 논의는 없었다.


2. 먼저 위 규정의 위헌여부
가. 명확성원칙에 어긋나는가? 처벌규정은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국민'이 어떤 행위를 어떻게 처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와 학설이다. 다만 이건 비현실적인 면이 좀 있어서[일반인이 법내용을 다 알 수 있다면, 법조인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법조인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이와 모순된 것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재상교수가 왜 그런 견해를 내세우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판례에서는 그냥 일반인도 알 수 있다고 의제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 사안에서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라는 부분이 문제될 듯한데, 합헌으로 판결한다면 어떤 논거를 댈지 지켜봐야할 듯 하다. 위헌으로 본다면 간단해 질 것 같지만.

나. 이와 관련해 외국의 입법례의 검토가 있을 것이다. 외국에 이런 처벌규정이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입법의 불비인가, 불가벌의 결단인가?

3. 허위사실임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사실의 진실성에 대한 착오가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해결될까
형법상 명예훼손의 경우, 310조의 적용문제가 된다. 판례[96 08 23 94도3191]는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위법성이 없다'고 하고 있고, 학설은 위법성조각사유전제사실의 착오의 문제로 보아 제한적책임설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과실범책임을 지게 되어 불가벌.

그런데 전기통신기본법의 경우 저런 조항이 없다. 오영근교수님 책을 보니, 310조가 적용되지 않는 신용훼손죄[313조]의 경우, 허위사실을 진실한 사실로 오인, 유포한 경우 형법 15조 1항[13조가 아닐까?--열정님의 말씀을 듣고 뒤늦게 고친다. 오타가 아닌 것 같다]에 의해 신용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전기통신기본법47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단순히 고의가 조각되어 불가벌이 된다고 판시할까? 아니면 정당행위 등 위법성조각의 문제로 보아 저런 법리가 원용될까? 일반적으로는 고의의 존부가 문제되고, 정당행위의 성부가 문제될 사안에만 위법성조각사유전제사실의 착오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싶지만, 통신행위는 대개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에 포함될테니 정당행위가 문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내 공부가 모자라서 잘 모르겠다.

단순히 고의가 조각된다면 과실여부를 불문하고 불가벌이 되겠지만, 위의 법리가 원용된다면,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허위의 통신을 한'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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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kind=AA&serial=44783&page=1
이 기사를 보면 모 판사가 고의가 조각되는 것으로 봄.
구성요건에 해당해야 위법성조각을 다루든지 말든지 하겠지만, 판례는 뭉뜽그려 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한 처벌의 불비를 막기 위해 위 94도3191 판결처럼 판시할지도 몰라[몰랐다고 뻗대면,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없이 허위통신을 한 것으로 처벌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무튼 1심은 고의의 문제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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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연성의 문제
게시판 등에 글을 쓴 경우 공연성은 당연히 인정되겠지. 그런데 메신저 등으로 대화한 경우에도, 전파성이론이 적용되게 되면,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을까? 결국 공연성이 부정될 가능성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명예훼손의 경우보다 훨씬 적을 것 같다. 인터넷에서 '좀비'처럼 떠돌아다니는 거짓글들을 보면 그렇게 규율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기도 하고.

5. 판검사들이 바보라서 미네르바를 순교자로 만들어 준 것이라면 더 할말은 없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인터넷상의 작태들에 대한 무관용원칙/엄단의지가 법원/검찰 내에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았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이는 위 2,3,4 에 대한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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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kind=AA&serial=46561&page=1
1심은 무죄판결-뭐랄까, 막장은 아니구나 다행이다 싶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해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외국환평형기금 보관은행인 우리은행이 외국환평형기금의 단기운용수익금보다 높은 보관금리를 기획재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 사실, 정부에서 금융기관 등에게 달러매수를 금지하는 긴급공문을 전송한 적이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며 박씨의 글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외환시장 자체 및 연말 외환시장의 특수성, 인터넷 경제토론방의 성격 등을 비춰보면 구체적인 표현에 있어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해도 게시글의 내용이 전적으로 '허위의 사실' 이라고 인식하면서 그러한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허위의 사실'을 게시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없는 이상, 당시 박씨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허위의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08년12월29일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 글 게시 직후의 달러 매수량 증가가 글 게시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박씨의 글 게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이를 계량화할 수 없고 단순한 개연성 정도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점만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판결문 전문
http://www.edaily.co.kr/News/Economy/NewsRead.asp?sub_cd=HB71&newsid=02145126589658088&clkcode=&DirCode=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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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무죄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인터넷에선 미네르바에 대한 보상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상급심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겠지만.. 무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형사보상이 이뤄진다.

그런데 검찰의 책임론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단순히 무죄판결이 나왔다고 검찰이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님은 당연하지만, 이번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민변쪽의 누군가가 제기할 것도 같다.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수사와 공소제기이니 검찰이 형사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 그런데 국가배상책임은 좀 더 생각해볼 거리가 있지 않을까?

검찰의 수사와 공소제기가 아니라 법원의 재판과 관련한 사안이지만, 대법원, 2001.4.24, 2000다16114은
법관이 행하는 재판사무의 특수성과 그 재판과정의 잘못에 대하여는 따로 불복절차에 의하여 시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고 판시하고 있다.

이런 -단순히 위법만을 요구하지 않고, 추가적인 요건을 요구하는-법리를 이런 사안에 응용할 수 있을까?
먼저 판결에 위법이 있음에도 바로 국가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생각해 봐야겠지.
판시내용중 재판사무의 특수성은 재판은 상급심에 의한 파기가능성을 항상 안고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과 판사가 국가배상책임에 대한 부담없이[국가가 구상권행사할 가능성은 낮고, 고의중과실이 없는한 직접 배상책임 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부담이 되긴 할테니] 재판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불복절차에 의해 시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는 것은, 더 간단한 불복절차에 의하면 되지 굳이 국가배상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지 않냐는 말이 아닐까싶다. 마치 민사소송에서 소송비용은 별소제기해서 배상청구하지 말란 것처럼.

그럼 검찰의 수사와 공소제기는 어떨까?
수사와 공소제기는 재판을 위한 과정이다. 상급심에 의한 파기가능성을 안고 재판하는 것처럼, 무혐의로 밝혀질 가능성/법원에 의한 무죄판결 가능성을 항상 안고 수사/공소제기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때 결과가 무혐의/무죄로 나온 모든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범죄척결에 의한 사회보호라는 공익을 달성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별다른 조사 없이도 유죄를 확신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만 수사가 이뤄지게 되고, 수많은 범죄가 그냥 묻히게 될 테니까.
또 검사가 국가배상책임에 대한 부담없이 일하게 할 필요도 있다.

그렇다면 검찰의 수사/공소제기에도 저런 법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검찰이 위법/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수사/공소제기를 했다는 사정이 입증되어야 국가배상이 이뤄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떠드는 것처럼 검찰이 이명박의 졸개가 되서 단순히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일념으로 잡아넣고 기소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입증된다면- 국가배상책임을 지겠지만, 광우병사태와 같은 사회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좀 무리하게 수사/공소제기를 했다면[아마 이는 검찰의 재량범위 내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위법한데 재량이 인정될 수 는 없을 듯] 국가배상책임을 지기는 힘들 것 같다.

열정 2009.02.10  20:02  [121.175.3.73]

"오영근교수님 책을 보니, 310조가 적용되지 않는 신용훼손죄[313조]의 경우, 허위사실을 진실한 사실로 오인, 유포한 경우 형법 15조 1항[13조가 아닐까?]에 의해 신용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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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09.02.10  20:03  [121.175.3.73]

이 부분에 대해서 오영근 교수님이 형법 15조 1항을 적용하신 것은, 아마 신용훼손죄의 신용은 명예훼손죄의 명예의 특별한 경우라고 보신 것 같습니다. 15조 1항이 아마 특별히 중한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중한죄로 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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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09.02.10  20:03  [121.175.3.73]

신용훼손죄의 행위태양은 허위사실유포와 위계일테니, 허위사실을 진실로 인식한 경우에는 15조 1항에 의해 신용훼손죄로 처벌될 여지는 없으나, 307조 1항 <진실한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처벌여지는 별도로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라는 내용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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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09.02.10  20:04  [121.175.3.73]

물론 이 때에도 310조는 적용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310조는 307조 2항의 허위사실에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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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09.02.10  20:09  [121.175.3.73]

중요한 점은 "설령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통신을 했다고 하더라도 진실한 내용의 통신일 경우"에는 처벌규정이 없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고의와는 별개로 동 조문은 <공익을 해할 목적>이라는 고의 외의 목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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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군 2009.02.11  09:13

신용훼손죄가 명예훼손죄와 특별관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한 서술이란 말씀이시군요. 그러고 보니 신용훼손이 5년, 명예훼손이 2년이니까 15조 1항의 문제로 갈 수도 있겠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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