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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니, 정부에서 생계형 범죄를 봐주겠다는 발표를 가지고 이런 저런 말이 많다.
뉴스를 듣고 처음엔 웬 워리소린가 싶었는데, 어떤 분이 제대로 다 나온 언론기사를 링크해 주셔서 읽어보니, [형사범이 아니라] 행정범은 좀 봐주겠다는 말인 듯 싶다. 몇가지를 생각하다가, 과잉형벌화에 대한 비판에까지 미쳤고,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과잉형벌화가 된걸까?
다시말하면, 행정벌에는 행정형벌과 행정질서벌이 있다. 그런데 우리 법제에서는, 행정질서벌[과태료]을 매겨도 되는 데 굳이 행정형벌[징역/벌금]을 때리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해서는 과잉형벌화란 비판이 많다[이런 비판이 받아들여져서, 실제로 벌금형을 과태료로 바꾸는 일이 이뤄진 적도 있다]. 이런 비판은 많이 들었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 기억은 없다. 과잉범죄화와 관련해, 국가기관은 자신의 권한을 확대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는 식의 비판이 있는 것 같은데, 과잉형벌화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칼자루를 쥐고 싶은데, 될 수 있으면 더 큰 칼이 낫겠다는 것 쯤 되겠지. 그런데 그게 다 일까?
좀 더 생각해 보자. 벌금과 과태료 뭐가 다를까? 물론 행정기관입장에서 말이다. 법은 국회가 만들지만, 국회가 만드는 법의 상당수는 정부가 낸 법률안이 통과된 것들이다[이들 법률안은 행정기관에서 실무자들이 만들어 올리는 것이고. 그래서 '주사입법'이나 '사무관입법'이란 말이 있다지 않는가]. 따라서 행정기관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먼저 부과절차를 보자.
벌금은 형사소송절차를 거쳐 부과된다. 이것만 보면 엄격한 증명이 필요한 판결로써 부과되니 꽤나 부담스러운 것 같다. 하지만 과태료전환 여부가 문제 될 일들이라면, 사안이 중대하진 않을테고, 약식명령선에서 끝날 것이다. 더구나 행정기관에서 보면, 구약식을 하든 구공판을 하든 어차피 검사가 할 일이다. 한마디로 검찰청에 넘기면 끝나는 일 아닌가?
물론 검찰에 넘기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검찰에서 수사할 때 불러댈 수도 있으니 더 귀찮을 수도 있겠다.
과태료는 비송사건절차법에 의해 결정으로 부과된다. 그런데 여기도 약식재판이 가능하다.
제250조 (약식재판)
①법원은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당사자의 진술을 듣지 아니하고 과태료의 재판을 할 수 있다.
②당사자와 검사는 제1항의 재판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1주일 내에 이의의 신청을 할 수 있다.
③제1항의 재판은 이의신청에 의하여 그 효력을 잃는다.
④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다시 재판하여야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안가고, 상대방의 이의신청을 해제조건으로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경우도 많다. 과태료를 매기려면, 그 근거법률이나 행정절차법상 상대방의 의견제출을 거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부과절차는 벌금쪽보다 과태료가 덜 귀찮아 보인다.
그렇다면 집행은 어떨까?
벌금을 안내면 노역장에 유치되어 몸으로 때운다. 98년쯤에 군복무하면서 출정나가 재판하는 것 보니, 하루에 2-3만원 정도 까주더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과태료는 비송사건절차법에 관련 규정이 있다.
제249조 (과태료재판의 집행)
①과태료의 재판은 검사의 명령으로써 이를 집행한다. 이 경우 그 명령은 집행력있는 채무명의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②과태료재판의 집행절차는 「민사집행법」의 규정에 따른다. 그러나 집행을 하기 전에 재판의 송달은 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2.1.26, 2007.7.27>
민사집행법에는 과태료재판은 검사의 명령으로 집행한다고만 되어있다.
생각해보니 벌금이나 과태료 모두 그 집행에 행정기관이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둘 다 귀찮을 거리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르지 않을까? 안내고 버텼을 때, 감옥에 가야하는 것과 집에 빨간 딱지 붙는 건 그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과태료는 안내고 버텨도 큰 문제없다고 버티는[세금체납처럼]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다.
게다가 벌금은 전과가 남는다. 벌금전과는 별 거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은근히 신경쓰이는 건 사실. 전과가 남는 걸 생각하면, 벌금은 아무래도 과태료와 같이 보기 힘들다.
간추려보면, 행정기관이 더 강한 권한을 가지기 위해 법률안에 벌금형을 정하는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벌금이 부과절차는 조금 더 귀찮을 수도 있지만, 집행/전과까지 생각해보면 [액수가 같거나 적어도] 상대방에게 더 잘먹히므로-그만큼 업무처리는 편해지겠지?-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부과절차에서 일거리가 얼마나 불어나는지, 벌금이 과태료보다 얼마나 잘 먹히는지, 그것이 행정기관의 업무처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모르니 잘라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입법과정에서 이걸 생각하고 법률안을 올린 것인지, 아니면 일본법 베끼다가 그냥 벌금이라고 한 건지를 모르겠다.
얼마전에 산 책을 보니 '엄벌주의로 국민을 통제하려는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해놓았다. 학원강사들이 짜집기 해 놓은 듯 한 책인데, 어느 교수의 글을 옮겨놓은 듯.
아무튼 다시 읽어봐도 참 한심하다. 밑에 글들도 그렇고. 지우자니 더 뭐하고.
박균성교수님 행정법 책을 보니-개정되며 덧붙여진듯-, 행정형벌은 행정목적을 직접 침해한 행위에 대해, 행정질서벌은 행정목적을 간접적으로 침해한 행위에 대해 부과된다고 쓰여있다. 과태료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의해 요건/절차/징수가 정해진다. 과태료부과근거는 개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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