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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가 또 일등을 했다.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
그런데 내가 김연아선수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때는, 김연아 선수가 우승을 했던 때가 아니다.
언젠가 김연아 선수가 무슨 대회에서 2등인가 3등인가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 우승을 한 일본 선수와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정말 자랑스러웠다.
일본인과 경쟁을 해본 일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듯 하지만, 나라면 일본인에게 지고서 웃지 못할 것 같다. 억지로 웃는다해도, 겉으로 꾸민 웃음이겠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본인에게 지면, 다음엔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죽을 힘을 다해야지, 웃으면서 툭툭 털어버릴 수가 없다. 우린 일본보다 못하니까.
그런데 김연아 선수는 일본인 선수에게 지고서도 활짝 웃었다. 내가 미련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웃음에서 우리보다 앞선 세대, 그리고 우리 세대가 안고 있는 뿌리깊은 열등감을 찾을 수 없었다. 김연아선수에게 일본은 열등감의 대상이 아닌 듯하다. 일본선수들보다 못할 게 없다는 것을 세계가 다 알고,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텐데, 일본에 열등감을 가질 까닭이 없지 않은가!
임진왜란 때 된통 당하고는 임진록이나 쓰면서 자위했다. 일본의 식민지까지 되었다가는 남의 손으로 간신히 독립을 되찾았기에, '일본 총독의 모가지를 남산 소나무에 걸지'못했고, '일본인 관료들 앞에서 미군들에게 고개를 숙여야'했다. 지금도 각분야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고, '가마우지 경제'란 말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따라잡고 있다. 어느 부분은 앞서기도 했다. 우리가 조금씩 강해지면서, 맺혔던 한이 조금씩 풀어지고 있다.
일본선수에게 지고서도 웃을 수 있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그런 모습 가운데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정말 자랑스럽다.
이 글을 쓰고 난 다음날, 김연아 선수가 우승을 놓치고 일본선수가 우승을 했군요. 말이 씨가 된다더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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