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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다 090728 + 일사부재의 위반효과 +'사자'투표의 허부

2009.07.28 20:21 | 이소리 저소리 | 구들장군

http://kr.blog.yahoo.com/nobody2504/132 주소복사

갑갑해서 궁시렁거려본 글인데, 500분이 넘게 찾아와 주셨군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별로 읽어볼만한 글은 아닙니다.

방송법 재투표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kind=AF&serial=48257&page=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5/2009072500054.html
이 글을 읽어보시면 될 겁니다. 저도 나름의 생각이 있긴 합니다만[마침 헌법학자 의견 가운데 제 생각과 같은 것도 있군요], 누구에게 말해줄만한 수준이 못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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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재투표와 관련해서 말이 많다. 인터넷을 보니, 법률가나 법대생들이 쓴 글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말이다.. 일사부재의가 헌법학에서 중요한 개념이긴 한데, 솔직히 지금까지 크게 쟁점이 되었던 적은 없다.
그러다보니 헌법책에서도 간단하게 다루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일사부재의를 한 쪽 넘게 다룬 헌법 기본서가 있을까 싶다.

예전에 관습헌법으로 말이 많았던 때와 비슷하다. 그때까지 헌법 책에 관습헌법은 끽해야 한 두줄 나왔을까? 헌재판결 나오기 전 어느 특강에서, 어느 교수가 법원으로 관습헌법을 얘기했을 때도, 저게 과연 문제가 될까 싶었다. 노무현이 관습헌법을 처음 듣는 이론이라고 했을 때도, '저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솔직히 이해는 갔다. 70년대에 공부해서 판사되었다가 정치판 뛰어든 사람이면 모를 수 있겠구나 싶었으니까. 그러다가 헌재 판결이 나오자, 참 많이도 떠들어댔지.

한마디로, 대학원이나 사법연수원은 몰라도, 미디어법 재투표와 관련해서 법대생/졸업자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관련 자료를 찾아볼 입장이 못 되서 잘라 말할 수는 없는데, 실무계나 법학계에서도 일사부재의를 깊이 있게 다룬 글이 있을까 싶다[다 쓰고 나서, 헌재와 대법원에서 일사부재의로 검색해봤다. 헌재는 한건 있는데 별 상관없는 것. 대법원에서는 일본학자가 다룬 논문 하나 있고, 국내학자 논문 가운데 목차에 일사부재의가 들어가는 것이 셋인데, 일본학자 것은 몰라도 국내학자 논문은 일사부재의가 논문의 주제는 아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검색해보니 일사부재의를 다룬 일본 책이 한권 있다. 국회도서관에서 검색해봤는데 논문은 없다. 단행본 가운데 일사부재의가 들어간 것은 있는데, 얼마나 다룬 것인지는 모르겠다]한두편 있다 한들, 그걸 가지고 학계/실무계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을지?

그래서 요즘 법대생들이 써대는 글을 보면 갑갑하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지식들을 갈무리해둔 건지...
솔직히 얼마 안되는 지식, 그 가운데서도 내 말빨 세울 만한 것만 가려내서 써대면 뻔하다. 서로가 어느 정도 아는 지 서로가 뻔히 아는데, 저러면서 속으론 찜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논쟁을 지켜보니 아니나 다를까, 덧글 몇번 오가더니 바로 말싸움으로 되더군. 아는 수준 비슷한 사람들끼리 붙으면 저럴 수 밖에 없지. 뭐 나도 그랬으니까 할말 없다만.

법조인/법학자들의 글을 보면 더 하다. 애들은 몰라서 저런다고나 하지, 나이 먹을 만큼 먹고도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에 유리한 소리만 하는 걸 보면........물론 기자가 쓰고 싶은 말만 쏙 뽑아내서 그리 된 거라면 이야긴 다르지만.
어떤 율사출신 정치인이 쓴 글은 처음 두어줄 읽다가 말았다. 일사부재의란 개념이 왜 생긴 것인지부터를 제멋대로 바꿔버리는 걸 보니 할말이 없어지더군.

어느 분야를 전공했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행세한다면, 일반인에게 글을 쓸 때는 답안작성하듯 해야하지 않을까? '이러저러해서 문제가 되는데, 찬성론은 이걸 근거로 하고, 반대론은 저걸 근거로 한다. 내 생각은 이러저러해서 이게 맞다.'
말 안되는 소리 하는 건 제쳐두고라도, 내 주장에 안맞는 것은 싸그리 무시해버리고 내 말빨 세울만한 것만 쏙 빼서 그 것만 떠들어대는 건 일반인을 속이는 것 아닐까? 물론 그게 거짓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나 다름 없는 선동질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 낚여서 어떤 싸움을 할지 뻔히 보이지 않는가.

대학 다닐 때 인권변호사들을 정말 존경했다. 그 뒤 보수적으로 되면서도, 나와 다른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지만 인정해줘야 하는 분들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 분들이 자랑스레 쓴 글들을 읽으면서 이건 아닌데 싶었던 적이 많았고, 결국 존경은 거두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다. 다른 게 있다면 갑갑하다고나 할까. 나 자신도 그래왔고, 싸움의 당사자가 된다면 또 저럴 것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으니.


나중에 뒤늦게 덧붙인다. 사람들이 낚이는 것과 관련해, 언젠가는 써두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
{예전에 어느 인권변호사가 쓴 글을 읽었다. 어느 사업체에서 노동쟁의가 일어났는데 노동자들이 구속되어, 노조에서 도움을 요청하더란다. 가보니 구속된 노동자들이 많이 흔들리고 있더라나. 변호인으로 접견해서, 당신을 구속시킨 법이 악법으로 위헌무효라 강력히 설득했고, 힘을 얻은 노동자들은 다시 단결해 투쟁을 계속했단다.

내 생각엔 그 법을 위헌이라 보기 힘든 데, 이건 제쳐둔다. 변호사로서 노동자를 위해 일하고 싶은 것, 투쟁을 독려하는 것 다 좋다[비꼬는 게 아니다].하지만 법전 한번 구경 못해본 노동자는 저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변호사가 위헌무효니 괜찮을 거라 해서 믿었는데 나중에 유죄판결 받은 노동자에겐 뭐라고 할건가? 법원과 헌재의 보수성을 통렬히 질타하면 되는건가?

누가 뭐래도, 구속된 노동자는 인생의 기로에 서있다. 그 때 투쟁을 독려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지도부가 아니라 변호사라면, 이 때 투쟁으로 부담해야 할 위험도 설명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변호사라면, 투쟁설득과 함께 '당신이 지금 무슨 죄로 구속되었는데, 유죄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때 형량은 대개 얼마 쯤 나온다. 나는 이 법이 위헌이라 본다.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자. 그런데 헌재가 이걸 위헌이라 볼 가능성은 낮다'는 말은 꼭 해줘야 하는것 아닌가? 이런 말을 빼고 변호사로서 저 법은 위헌무효라는 소리만 하는 것은, 그 사람을 속이는 것 아닐까?}--이 부분 지운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기억하던 내용과 달랐다.
--------------
뒤늦게 다시 덧붙인다.
언론보도/ 법대생이나 졸업자들이 책에서 읽어보지도 못한[내가 아니라 그들이] 이야기로 아는 척-결국은 자기 생각 떠벌리는 것 아닌가-하다가 서로 비아냥대고 싸우는 것 보고 기분이 잡쳐서 쓴 글이었다.
그런데 좀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나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움 때문에 더 짜증이 났던 것이다. 나는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저쪽 생각도 나름 근거가 있는[또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과실이 없는]것이겠지.-->고친다. 근거가 있다. 없는 게 아니다. 위에 조선일보 기사의 박주선의원 의견을 보면.
걔들 떠드는 것 보고 '까고 있네'하고 나서 보니, 나도 그 꼴인 셈이다. 그저 갑갑하다. 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또 덧붙인다.
내 나름대로 봤을 때, 혀를 차게 만드는[물론 내가 그 나이땐 어땠나 생각해보면 머쓱해지지만] 법대생 블로그가 있는가 하면, 나보다 어리지만 네가 나보다 낫구나 싶은 법대생/졸업자 블로그도 있다. 그런데.....이 친구들이 하나같이 나와 의견이 반대다. 나로서는 너무 당연하게 일사부재의 적용될 일이 아니라 보았고, 다시 일사부재의의 제도적 의의를 생각해봐도 이 건은 일사부재의가 적용될 사안이 아니라 보았는데, 이친구들은 너무 당연하게 일사부재의 적용된다[여기까진 흥분해서 썼다치더라도], 다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에도 일사부재의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그냥 정치적 입장 때문에 우김질을 하는 글이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생각을 가다듬은 글을 읽어보니 나로서는 읽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가진 헌법책들이 정종섭교수 책을 빼면 다 오래된 것이라 그런지, 내가 보지 못한 학원강사들의 책에 인용된 논문을 본 것인지 모르겠다.--확인해 보니, 내가 잘못 안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에 비슷한 사례가 시험문제로 나왔다면, 저들은 지금처럼 썼을까? 만약 재적과반수에서 하나 모자란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전원찬성으로 어떤 결의[물론 마음에 안드는]를 했는데 일사부재의는 문제되지 않았다면, 그걸 부결된 것이라 주장했을까, 아니면 무효라 주장했을까? 나는 지금과 같이 같이 생각할 것이다. 지금까지 달리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옳은 지는 모르겠으나, 보수-진보간에 대화와 타협이 되긴 될까?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것은?-----이 단락은 취소한다.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밑의 1을 쓰다보니, 저들이 그럴 수 있고, 그게 틀린 건 아니란 걸 알게되었다. 정치적 기호때문이 아니라, 법적추론을 하다보니 결론이 바뀌는 건 당연한 것이고, 저들도 그랬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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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생각치 못했던 중요한 쟁점들이 떠올랐다.
1 일사부재의의 위반효과는 뭘까[일사부재의가 문제될 사안이 아니라보지만, 문득 생각났다]? 일사부재의가 다뤄지지 않은 책은 없지만, 그 효과가 어떠한지를 기술한 것은 본 적이 없다.
일사부재의가 기본적으로 법적안정성과 소수파의 의사방해를 막기위한 것이라면, 이는 이미 부결된 안건이 다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막는 개념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가[지금처럼 일사부재의 적용여부가 다투어지는 상황이라던지] 한번 부결된 의안이 다시 상정되어 가결되었다면[부결되었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그 결의의 효력은 어떠할까?

지금 방송법재투표가 일사부재의에 위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사부재의에 위반한 결의는 무효라는 것을 전제로 한 듯하다. 일사부재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이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내놓지 않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 봐야할까?

일사부재의의 위반효과는 일사부재의의 의의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일사부재의 위반은 결의의 내용적 하자라기보다는 단순한 절차상의 하자이다. 그 절차상의 하자라는 것도 민주주의나 대의제와 관련한 본질적 하자라 보기 힘들다.
소수파 의사방해의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고, 법적안정성의 측면에서 봐도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닌 듯 싶다. 일사부재의의 엄격한 적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인정되는 예외들과, 회기만 바뀌면 얼마든지 다시 의결할 수 있음-심지어 기간제한도 없다. 말 그대로, 필요하다면 바로 다음날 다시 국회 열어서 의결하는 것도 아무 문제되지 않는다-을 생각하면.
그렇다면 일사부재의에 위반된 결의가 그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보기엔 힘들지 않을까[내용적 정당성은 처음부터 별개의 문제이다]?
따라서 일사부재의에 위반된 결의도, 별개의 문제가 없다면, 그 효력을 부정하긴 힘들지 않을까?

솔직히,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 없다. 저들이 방송법재투표가 일사부재의 위반으로 무효라 주장해왔어도 그에 의문을 품어본 적조차 없다. 아마 이번 사안이 일사부재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딴지건다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이 걸 보고 -위에서 쓴 것처럼- '너 이전에도 이렇게 생각했냐?'라 해도 할말은 없지만... 지금의 내 생각은 이렇다.


2 대리투표문제와 관련해-'사자'투표의 허부
어차피 이번 사안의 핵심은 대리투표문제다. 개인적으로, 헌재는 일사부재의는 적용사안이 아니라 문제되지 않지만 대리투표를 이유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리투표 문제가 나오면 문제가 될 법한 것이 하나 떠올랐다.

다른 국회의원 자리에 가서 무단으로, 그러니까 해당의원의 의사에 반해서 멋대로 투표했다면 그건 당연히 무효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해당 의원의 추정적 의사에 따라 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해당 국회의원이 의사결정을 이미 한 상태에서 그 표시만을 명시적/묵시적으로 위임했기에 유효하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의장석에 가서 몸싸움 하는 동안 자기의 투표는 당소속의원에게 명시적/묵시적으로 위임한 것이고, 이는 -민총에서 나오는 대리와 사자의 구별을 원용한다면- 대리가 아니라 사자에 불과하니 괜찮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주장을 한다면, 아마도 국회의장이 본회의 진행중에 투표하기 위해 의장석에서 직접 기표한 뒤 용지를 접어 국회사무처 직원을 시켜 투표함에 넣은 행동을 유효하다고 본 헌재판결을 인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다.
고도의 정치적 판단 어쩌구 일신전속적 저쩌구 하는 소리는 제쳐두고, 저러한 투표행위의 위임이 일반적으로 인정된다면, 헌법과 법률의 각종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 규정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각 당 소속의원 하나씩만 나와서 모든 걸 끝낼 수도 있게되니까.
물론 국회의장의 저 사안을 가지고, '대신 투표함에 넣어주는 것과 대신 손가락으로 눌러만주는 게 뭐가 다르냐'고 한다면 궁색해지는데...... 국회의장이 의사진행하면서 저런 것은 의사/의결정족수 규정을 무의미하게 할 우려가 없다.

3 대리투표가 허용될 수 없는 것이 결의의 효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지켜봐야겠지. 규모를 막론하고 대리투표의 존재만으로 결의가 무효가 될 것인지,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에 따라 결정되는 지는 헌재의 판단을 봐야할 것이다. 한두표만 그런 게 있었다면 몰라도, 이번처럼 대규모로 이뤄진 것이라면, 표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더라도[이 건에서 표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실관계 확정의 문제겠지] 의결이 무효라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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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판시
http://www.ccourt.go.kr/home/main/xml/month_view.jsp?mainseq=91&seq=1

다수의견이 일사부재의 위반이라고 본 게 뜻밖. 4명이 나처럼 생각했지만. 정족수는 성립요건 또는 효력요건이니[허영/정종섭], 성립/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결의는 불성립/무효라 생각했는데...대법원에서 한 민법상 사단법인의 결의에 대한 판시가 [사안이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법의 일반원리에 가까운 것이라]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튼 다수의견은 달랐다.

그나저나 일사부재의 위반효과와 사자투표의 허부는 나만의 뇌내망상이었나보다. 아무도 주장하지 않은 듯 하니.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kind=AB&serial=49660&page=1
일사부재의가 내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나보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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