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겨찾기 | 블로그홈 | 바로가기 바로가기 | 로그인
블로그  |  사진갤러리  |  동영상갤러리 방명록  |   즐겨찾기 추가

사진가 김용호가 찾아낸 섹시한 신대륙, 몸

2007.12.21 10:46 | 사진 공부 | Aristo

http://kr.blog.yahoo.com/newyorkerceo/2252 주소복사

사진가 김용호가 찾아낸 섹시한 신대륙, 몸
반드르르하게 흐트러짐 없는 김용호의 모습은 시공을 초월한 듯 보인다. 수많은 패셔니스타와 파티 피플 중에서 그는 유독 돋보인다. 화려해서? 잘나가서? 더 화려하고, 더 잘나가는 사람도 많지만 뭔가 달라 보이는 미스터리함이 그의 매력이다. 그가 이번에 대림미술관에서 연 <몸>전을 보니 그 미스터리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 듯했다. 화려하고 단단하게 포장된 그의 내면에는 기발하고 엉뚱한 창조력이 숨어 있었다.

김용호는 힘 있는 사진가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진 속 패션을 갈망하고, 그의 광고 사진에 매료되어 지갑을 연다. 이뿐이 아니다. 백남준, 진태옥, 박정자 같은 문화 예술계 거장도 그가 찍은 사진 속에서 자신의 몰랐던 매력을 발견했다. 1990년대 ‘카페 드 플로라’를 열어 조용한 주택가인 청담동에 사람들이 몰려들게 만들었으며, 지금은 와인 바 ‘AOC’로 잘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패션을 이야기할 때,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누구보다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지만, 사람들의 그런 반응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듯 무심해 보이는 이 남자. ‘청담동 문화의 창시자’, ‘울트라 트렌드세터’…. 그를 일컫는 이런 말은 그를 극히 부분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여태까지 봐온 그의 작업은 대부분 그의 표현대로 ‘주문자 생산 방식’. 클라이언트의 생각과 요구에 최대한 부합해 완성한 것이다. 그러나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개인전, <몸>에서는 그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대로 풀어놓았다. 그런데 이 전시회의 내용은 조금 의외다. 아름다운 누드 사진이나 ‘감성으로 충만한 몸’이라는 내용을 기대한다면 낯설고 무겁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타일리시하다’, ‘감성적이다’ 하는 이제까지 알려진 그의 면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본래 사람들에게 알려진 외면과 전혀 다른 내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어느 순간 변모하기로 결심한 것일까? 그것이 궁금했다.

몸’이라는 주제로 작업하고 전시회를 연 이유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다 ‘몸’입니다. 나도 몸이고, 당신도 몸이고. 그렇지만 사람들이 몸을 보는 시선은 제한적입니다. 목욕탕에서 본 자신의 벗은 몸, 가족의 몸. 예술 작품으로 표현된 것은 거의 ‘아름다운 몸’이고요. 아니면 상품화된 몸, 포르노그래피로 표현된 몸을 보죠. 시선이 왜곡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이 작업이 시작된 거죠. 몸을 객관적으로 보고, 그것을 통해 다른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은 물론 짧은 영화와 조각, 오브제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지요. 사진이 주를 이루지만 이번 전시는 정확히 말하면 ‘사진전’이 아니에요. 그냥 <몸>전입니다.


1 인간의 몸에서 변종 생물의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채집된 몸 body the gathered
2 “여기서 소녀는 몸이자, 몸의 근원인 ‘mom’입니다.” Girl, goes to The New World 소녀, 신대륙을 가다 _ vd 434010 - m001k 10min hdv color
3 “몸은 춤이 만들어낸 몸의 기억들 …. 내 몸이 있어 영혼이 있었기에 언제나 숨 쉬는 … me.” 김판선(무용수) _ B/W / 150 x 220cm

당신이 촬영한 김주원 씨의 누드 사진이 전시회를 앞둔 얼마 전 화제가 되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그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 ‘근사하다’, ‘좋다’고 얘기했습니다. 물론 김주원 씨는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내 주변에서는 비난이라든가 부정적인 반응이 없었어요. 징계를 결정한 관계자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사회 일각에서 ‘그게 뭐냐’, ‘품위 없다’라는 얘기가 나오니 그런 조치를 취했겠죠. 사진이든 글이든 말이든 단편적인 면만 보는 시선은 언제나 존재하잖아요. 좋다는 쪽이 있으면 싫다는 쪽도 있는 게 당연하고요.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취향의 문제니까 시비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에 대해서도 단순히 ‘누드’라는 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 것 같네요.

<몸>, 영문 제목이 ‘Body’가 아닌 ‘MOM’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몸은 영혼의 그릇이다”라는 말을 흔히 합니다. 몸을 ‘용기容器’로 보는 것이죠. 정신과 영혼은 상위에 두고 몸은 하위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몸이 상품화되면서 의미가 더 가벼워졌고요. 그러나 정신만이 인간 존재를 나타내지는 않아요. 게다가 몸은 저 혼자 생긴 것이 아니에요. 부모, 또 그 부모에게서 물려받았고 후대에 물려주지요. 몸, 발음 그대로 영문으로 쓰면 ‘mom’. 우연이지만 몸의 근원인 ‘엄마’라는 의미가 담겼으니까요. 그렇게 탄생한 몸은 결국 흙으로, 지구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몸에서 자연을 찾았어요. 인간의 몸을 거대한 하나의 신대륙으로 보고 마치 탐험하듯 구석구석을 새로운 눈으로 포착했습니다.

이전의 작품들이 매우 감성적이던 것에 반해 이번 작품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몸이 아닌 새로운 몸을 보려 하다 보니 냉정해진 거죠. 이전의 작업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이번 작업은 개인적인 것이기에 나타난 차이기도 해요. 주문자 생산 방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든 것이니까요. 몸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니 여러 가지가 보이더군요. 몸의 일부분인 등이 흡사 가구처럼 보이기도 하고, 곤충처럼 보이기도 해요. 현재의 인간에서 더 진화 또는 퇴화한 생명체 같기도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변종 생물’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를 표현한 것이 ‘채집된 몸’입니다. 인간이 지구상의 지배자가 아닌 경우를 상상해 콜롬보의 악어가죽 가방에 인간의 몸을 프린트한 오브제도 만들었고요. 뭔가를 계속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일종의 풍자죠.

굉장히 철학적입니다. 네, 철학적으로 돼버렸어요. 전시에서 <소녀, 신대륙을 가다>라는 제 단편 영화를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소녀는 ‘몸’ 자체고, 생명을 창조한 ‘엄마mom’이기도 하죠. 아무것도 없는 백색 공간에서 잠을 깬 소녀가 ‘몸’이라는 신대륙을 발견하고 거기서 변종 생물인 ‘몸’을 발견해 채집하고….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처럼 소녀가 채집을 하는 것인지 소녀가 채집된 것인지 알 수 없죠. 그러다 소녀가 잠이 들면 다시 처음으로 연결됩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윤회하죠. 제 상상력의 산물, 초절정 저예산 영화예요. 하하.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 당연한 걸까요? 상상력의 방향과 깊이가 굉장한데요. 실은 영화 제목을 <몽상가 K씨의 곤충 채집기>라고 하려 했죠.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몽상가는 성공하기 어렵잖아요. 비현실적이거나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방황하거나…. 나는 다행히 커머셜한 환경에서 살았어요. 상업 사진은 상품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 구매 욕구와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데는 숨은 감정이 있어요. 그 잠재된 감정을 일깨워야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먼저 그것을 느끼고 이해하려고 애썼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 대해, 세상에 대해 이해하게 됐어요.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접한 다양한 것들이 관심사를 더 늘리고, 몽상을 더 부추겼고요. 일 때문에 간 피렌체와 방콕에서 해부학 박물관에 들른 것이나, 역시 일 때문에 간 시리아에서 구입한 고대 화석이 이번 작품에 영감을 준 것도 그런 예죠.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이 인간이 아니었을 경우를 상상했어요.” traveler’s bag for the new world / commercialized body신대륙용 여행 가방 / 상품화된 몸 product by colombo, from italy 6개월 이상 장인의 손길로 만든 수공예품 CI 4339 - m001

얼마 전 당신이 쓴 글을 읽다가 “삶은 지루한 잠과도 같다”라는 표현을 봤습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당신의 삶이 지루하다고요? 그렇게 수많은 일을 하면서 말인가요? 스타일리시하고, 파티를 즐기고, 카페를 운영하고, 광고 사진을 찍고, 별의별 것 다 하고…. 남들이 보는 나의 이미지는 유흥적이죠. 그건 외적인 것일 뿐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듀안 마이클스Duane Michals의 말대로 “진실은 보이는 것 너머에 있다”는 거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겉돌게 돼 있거든요.

단순히 외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늘 화제가 되는 당신의 패션도 그렇고. 형식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건 단순한 껍데기가 아니죠. 많은 것을 담고 있으니까요. 전통, 가치, 예절, 격식…. 자연스러움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복장을 갖추는 것은 의지를 다지고 자세를 갖추는 시작이죠. 좋은 레스토랑에 갈 때는 좋은 복장, 좋은 매너를 갖추는 것이 손님의 의무예요. 돈을 지불하는 것만으로 의무를 다하는 건 아니거든요. 형식을 갖추면 훨씬 품격 있게 살 수 있어요. 그렇다고 내가 늘 슈트만 입는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오해예요.


(왼쪽) “몸은 자신이 살아온, 살고 있는 인생의 한 부분이다.” 유나미(전 싱크로나이즈 선수) _ B/W / 100 x 120cm
(오른쪽) “진실은 보이는 것 너머에 있어요. 그러나 형식미도 중요하지요.” 김용호(사진가, 몽상가, 멀티플레이어)

도프앤컴퍼니와 와인 바 AOC를 경영하고 상업 사진가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멀티플레이어인데, 개인적 창작까지…. 게다가 영화, 조각 등 사진 이외의 분야까지 넘보시네요.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몸을 평면의 사진으로 보다가 그 반대편이 궁금해져서 조각을 한 거죠. 그렇다고 내가 조각가는 아니잖아요. 영화도 그렇고. 그냥 사진 찍는 사람일 뿐인데, 뭔가 생각을 꾸준히 하니까 그 뭔가가 집약된 이미지로 나타난다고 봐요. 멀티플레이어는 완성도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계속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죠. 단순히 재주만 많은 사람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철학과 형식을 갖춰야 해요. 그렇지 못하면 그저 재주꾼일 뿐이죠.


“사진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죠.” 백남준, 2003_<한국문화예술명인전>에 전시한 작품. 고 백남준의 마지막 사진이다. 나혜석, 2006_내 인물 사진의 전환을 이룬 작품.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의 <여자를 밝히다>전에 전시했다.

그가 금빛 테두리의 와인 브라운 빛깔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 파지지직, 담뱃불이 천천히 눈을 깜박인다.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에서는 ‘냄새’가 아닌 ‘향기’가 풍겼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어 기분 좋은 향기를 쓰윽 훔치고선 시치미를 뚝 뗐다. 책과 서류, 여러 물건이 어지럽게 놓인 특별할 것 없는 그의 사무실 안, 그 모습과 그 분위기는 몹시 근사해 보였다. 그는 보이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하는 것이라고…. 그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몽상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어느 날 두 갈래 길을 만났고, 그중 하나를 택해 발길을 옮겼다. 바로 예술로 향하는 길이다. 그의 정체는 아직도 연기처럼 모호하다. 그렇지만 내가 반한 그 순간의 담배 연기처럼 근사하다.

럭셔리 (2007년 12월호) ⓒ Desig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 ]
 
John (newyorkerceo)
프로필     
 인기도 :
 이 블로그 점수주기
전체 글보기(2506)
아리스토 아카데미
BUSINESS
TRADING
DESIGN
경제 공부
패션 공부
미술 공부
사진 공부
영어 공부
eBook
정치 공부
시, 명언
CINEMA
재테크
건강, 환경
여행, FOOD
SILK
영혼의 울림
설문
백만가지 주제
오늘 전체
방문자 244 374950
구독자 0 13
댓글 0 485
참조글 1 5599
HanRSS 로 구독하기Fish 로 구독하기
2009 11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 댓글 전체보기
사실 전 염정은이라는 ..
저여기 다녀여~~~~~..
KJJKJ
정규제는 그런 자입니다..
이거엄청좋던데.......
최근 참조글 전체보기
Generic xana..
Generic xana..
Buy oxycodon..
Twinlab diet..
Ephedra for ..
다녀간 블로거 더보기
- kpylove
- oks2091
- wysy22
- 용곶얼짱
- 놀고먹자
 즐겨찾기
 즐겨찾기 글모음
지난 글
2009년 1월
2009년 2월
2009년 3월
2009년 4월
2009년 5월
2009년 6월
2009년 7월
2009년 8월
2009년 9월
2009년 10월
2009년 11월
최근 글
문국현의원의 시국 통찰..
된장찌개 끓이기 25년..
순수하고 청렴의 이미지..
문국현 대표 교섭단체 ..
이한정 "문국..
개설일 : 2007/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