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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들만 둘이다. 나는 딸이 없다. 그런데, 어제 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게 웬일이냐고? 나도 놀랠 일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2007년 10월에 중국 항주에 있는 절강대학의 쓰치교수의 초청을 받고 특강을 하였다. 그리고 특강후에 아내와 같이 천하의 명산이라는 황산으로 여행을 갔다. 중국인 여행단과 같이 버스를 타고 황산을 가다가 한국인 3명을 만났다. 그중에 노현구라는 나처럼 머리가 허연 젊은 친구를 유심히 보았다. 황산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그 친구의 행동거지를 유심히 보았는데, 참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황산구경후에 기차를 타고 소주로 가기로 했던 계획이었는데, 다시 항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그 친구의 조언을 듣고 항주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항주로 가서 쓰치교수를 만났다.
둘다 나이가 과년한 사람들이 었지만, 마음씀씀이가 착한 두 사람에게 한번 사귀어보라고 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쓰치교수는 중국 우한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체육과에서 박사를 받아서 절강대학의 교수가 된 능력있는 중국 노처녀였고, 노현구는 대만대학을 졸업하고 절강대학에서 부동산관련 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늙은 노총각이있다. 둘은 교수와 학생의 신분이었지만 사랑을 꽃피웠고, 양가의 허락을 받고 결혼을 하게되었다. 먼저 중국에서 결혼식을 하였고, 한국에서 다시 결혼식을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쓰치의 부모님의 호적이 신장위그루자치주에 있는데, 결혼식날까지 한국행 비자발급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번 중국의 소요사태로 그곳에 호적을 둔 부모님의 비자가 생각보다 절차가 까다로웠던 갔다. 쓰치의 부모님은 원래 한족으로 교사출신의 엘리트인데, 문화혁명기간에 당국의 지시로 그쪽으로 가서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한 연고로 이번 사태에 휘말리게 되어 비자발급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세상일이 이렇게도 꼬일 수도 있는 것인가보다. 그래서 부득불 누군가가 부모노릇을 해야하는데, 우리 부부가 그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 부부만큼 그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우리도 기분좋게 그 역할을 자임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조금 나이많은 딸과 사위를 한꺼번에 얻었다.
결혼식에서 사돈도 만났다. 사돈의 식구들은 모두 심성이 고운 사람들 같았다. 의사인 쓰치의 오빠도 만났다. 주례는 쓰치의 지도교수인 정청희교수가 맡았다. 그리고 신인식교수가 멋진 사진을 찍어주었다. 여기에 있는 사진은 모두 신인식교수가 찍은 사진이다.
아내는 사돈댁과 같이 화촉을 밝히기도 하였고, 나와 같이 부모석에 앉아서 흐뭇하게 딸의 결혼식을 참관하였다. 결혼식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신혼부부는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고, 신랑집식구들 모두 좋아했다. 오빠는 조금 섭섭한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신부가 너무 많이 웃어서 첫째 아이는 딸이 아닐까 싶다....
결혼식에서 보통의 딸가진 부모는 울음이 나온다고 했는데, 나와 아내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두사람이 행복하게 잘살기를 기대해본다.
쓰치야! 행복하게 잘 살아라!!!! 노현구! 쓰치를 행복하게 해주어라!
손녀가 태어나면 그땐 뭘하지? 이런 생각만 해도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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