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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변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또 배우기도 하였다. 체육대학 학생들에게 특강으로 한국체육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조교들과 영어과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다. 지난학기는 체육과의 조교와 대학원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이번 학기는 아내와 함께 중국어를 배웠고, 중국어를 가르쳐주는 한어학원 교수의 부탁으로 조선족 출신의 영어과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었다.
중국어는 10월 중순의 항주 여행과 11월 초순의 광주 여행으로 수업을 많이 빼먹었다. 4명의 교수로부터 오전 4시간 강의를 받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20여명 수강생 중에 러시아학생들이 절반정도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이들의 행동거지에 무척 신경이 쓰여서 혼났다. 너무 떠들고 안하무인인 학생들이 많았다. 18살도 안된 이들은 러시아의 끝 시베리아와 사할린에 살고 있는 시골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에 영어를 하고 한국말을 하는 학생도 있어서 놀랐다. 한국학생들은 너무 조용하고 나이도 많은 편이었다. 콩고에서 온 산부인과 의사 루신더와 대구출신의 이충석씨와 그래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배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앞으로 학생의 자세로 학생들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체육과학생 4명에게 1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는데, 이들과는 아주 친하게 지내어 여러번 함께 식사를 했다. 이들은 거의 아들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다. 내가 가르친 영어과 학생들 중에서 우리 아들을 소개시켜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나이가 많이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아이보다도 나이가 적은 이 학생들이 아주 귀여워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이별하게 되었다.
어제는 이들 조선족 출신 영어과 1학년 학생들과 종강파티를 했다. 나는 지난 학기동안 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었다. 처음에 10여명이었으나 최종적으로 8명만이 수업에 참석하였다. 학생들은 대부분 이민 3-4세대로 한글과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하다. 4명은 한국어를 전혀 못했고, 나머지 4명중에서 2명은 나름대로 잘하였지만 다른 2명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이들 중 6명은 이곳 연변지역에서 온 학생들이고, 2명은 흑룡강성 출신이었다. 한국말을 하는 학생들도 짓은 연변사투리를 쓰고 있고, 말은 하지만 글씨 읽기가 서투르고 쓰는 것은 문제가 많았다. 강의는 영어로 진행하기도 하고, 한국말을 섞어서 쓰기도 했다. 내 영어가 이들에게 통한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학생들로부터 큼직한 중국문양의 쥐새끼 인형을 받았다. 올해가 무자년 쥐띠해라고 하면서 이 인형을 선물한 것이다. 고맙게 받았으나 이것이 너무 커서 한국에 어떻게 가지고 가나하고 잠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학생들과 학교입구의 있는 홍콩반점에서 함께 식사를 하였다. 몇몇 학생들과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가 없어서 조금 안타까웠다.
그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도 매우 피상적이고, 한국인이면 반드시 알아야하는 상식적인 것들도 배우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몇일전에 내가 다녀온 하얼빈의 빙등제는 잘 알지만,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그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들은 이곳과 가까운 백두산을 장백산으로만 알고 있고, 한라산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국 조선족 학생들이 자기 조상을 이해하고 자기 말과 글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의 정체성을 알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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