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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로 맥 못추는 경매현장 가보니 (펌)
2008/06/22 오 전 11:07 | 알려드려요

 

부동산시장 침체로 맥 못추는 경매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2008-06-21 09:21 기사원문보기

"지금 강남 물건 잘못 건드리면 손해만 봅니다. 강남권 아파트가 한 번은 기본이고 두 번씩 유찰되는 경우도 간혹 나올 정도입니다."

19일 오전 9시 5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북관 2층 입찰법정 앞.

50대로 보이는 한 남자는 "오늘 물건은 주상복합 내 상가와 강남권 아파트가 대부분"이라면서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황금 매물'로 여겨질 텐데 지금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13년째 법원에서 경매 정보지를 팔고 있는 김정숙 씨(48ㆍ여)도 "올 초부터 경매시장이 활기를 잃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입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예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하루에 50부 정도의 정보지를 팔았으나 이날은 12부를 파는 데 그쳤다.

실제로 오전 10시 경매집행관의 안내와 함께 시작된 입찰법정에는 150석 자리 중 5분의 1 정도는 비어 있었다. 이 중 사설교육 기관과 대학 등에서 경매강좌를 듣는 사람들이 대거 견학을 와 이들을 제외한 투자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 동행한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사업부 실장은 "보통 300명 정도 참석하는데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500~600명이 몰려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면서 "투자를 위해 방문한 사람은 기껏해야 50~60명 정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물건은 100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법정 내에 있던 투자자들은 1시간 10분 동안 물건에 대해 검토하고 투찰함에 입찰봉투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투찰함은 투자자들의 무관심을 반영하듯 가득 차지도 않았다. 한 투자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법원 측에서 투찰함 2개를 내놔도 모두 찰 정도"라고 말했다. 투찰함을 개봉한 이후에는 투자자들의 강남권 아파트 투자기피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강남권 부동산 경기 하락 여파로 지난 19일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입찰 법정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충우기자>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동 ○○○호 입찰에 참가하신 분 나오세요." 경매집행관의 말이 떨어지자 단 2명만 나왔다.

한 사람은 7억4700만원, 또 다른 사람은 7억4108만원을 썼다. 101.95㎡인 이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돼 최저 경매가는 7억3600만원이었다. 불과 1.5% 더 쓴 가격이 낙찰된 것이다. 이 아파트 시세는 9억225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번 유찰돼 감정가 대비 80%인 12억1600만원으로 최저 경매가가 정해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주공아파트(107.47㎡)는 4명이 입찰에 참가해 12억5058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02.8%에 불과했다. 2명이 입찰에 참가한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84.93㎡)도 낙찰가율이 105.9%인 7억1200만원에 팔려 나갔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8억5000만원 정도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은 두 번 유찰됐지만 이번에도 주인을 만나지 못했고 올해 물건으로 나온 강남권 아파트 4곳은 아무도 입질조차 하지 않아 유찰됐다.


한 차례 유찰된 성북구 길음동의 오피스텔 상가 60곳도 유찰돼 20% 낮아진 최저 경매가로 다시 경매에 부쳐진다. 이날 물건 100건 중 20건이 새 주인을 찾아 낙찰률은 20%에 그쳤다.

한편 경매 열풍을 이끌었던 연립다세대 물건은 성북구 정릉동에서 단 한 건만 나왔다. 그나마 입찰 시작 전 변경돼 보증금을 걸었던 사람이 돈을 돌려받는 해프닝을 벌였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작년 11월 1221개에 달하던 연립다세대 물건은 올 2월 692개, 6월 15일 현재 371개로 급격하게 줄었다. 강은현 실장은 "연립다세대는 시세를 넘겨서 낙찰되는 경우도 많아 실수요자 접근이 힘들다"면서 "이달 초 문정동 훼미리아파트가 2회 유찰되기도 한 만큼 강남권 아파트를 낙찰받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진주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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