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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는 것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변해가는 것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내 취향이 달라져갈 때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크림스파게티를 먹고 디저트로 치즈케잌을 먹던 내가 이제는 크림 스파게티는 메뉴에서 보지도 않고 치즈 케잌은 한 입만 먹으면 더 이상 못 먹는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전에는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이나 개인의 치열한 내면을 다룬 작품들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현실적인 소재가 아닌 것들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일상의 사소한 고민들만으로도 많은데 현실을 떠나 공중에 떠서 배부른 고민을 하는 것이나 결국은 우연이었을 사랑에 그토록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진짜 아줌마가 되어가는 구나....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미국에서 한국 자막까지 들어있는 일본 드라마를 최근에 보았다. 체인지(change) - 다시 한 번 좋은 세상이라서 인터넷 검색해보니 5월에서 7월 사이에 일본에서 상영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아이가 바쁜 주말 일정에 지쳐 (물론 노느라고) 초저녁부터 밤잠을 자기 시작한 날 갑자기 주어진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 몰라 보기 시작했다. 제목과 1부를 보고 난 다음의 내 예상은 어수룩한 남자 주인공이 똑똑한 여자 주인공의 단련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성장하면서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온달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일 것이였다. (아이가 자므로) 2부를 계속 보았는데 주인공이 총리가 되려고 하네 - 이제는 허드서커 대리인 (Hudsucker Proxy 1994)이구나. 

그 후 3부부터 6부까지를 하루에 다 보고 나머지 7부부터 10부까지도 다음 날 다 보았다. 주중에 출근도 해야하는데 이틀씩이나 2시에 자다니 내가 '달라지는구나'. 정치라는 고리타분하고 신선할 수 없는 주제를 가진 허구가 이토록 흡입력이 있다는게 놀라왔다. 생각해보니 내가 본 정치드라마는 역사물인 사극이다 근대사를 다룬 드라마뿐이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정치에 문외한이었던 주인공이 교사 시절의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정책을 펴면서(주위의 교화) 자신의 인성으로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것이었다. 타성에 젖은 관료도 야망에 찌든 정치인도 그를 보면서 자신의 초심을 돌아보고 다시금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게 된다.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고 지도자는 그러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이다. 드라마 끝부분에 그가 다시 의원 선거에 도전하는데 당선이 되고 총재에도 추대되어서 다시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파란 나라를 만들기를. 동요로 만들었지만 너무 슬프고 그러면서도 그 속에 희망이 느껴지는 노래 파란 나라. 서양의 동화 파랑새는 개인의 행복을 찾는 이야기이지만 파란 나라는 개인보다 큰 범위의 사회를 생각하는 동요이다.

"동화책 속에 있고 텔레비젼에 있고
아빠의 꿈에 엄마의 눈 속에 언제나 있는 나라
아무리 봐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어서 생각만 하는 나라"

지명길 작사 김명곤 작곡 <파란 나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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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 얼마전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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