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바요? 괜히 거추장스럽고 컴퓨터 속도만 느려지잖아요.”얼마 전까지도 툴바를 보는 네티즌들의 시각은 부정인 게 지배적이었다. 컴퓨터 용량을 잡아먹어 메인페이지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지적 때문에 이용자층이 제한적이었다. 이랬던 툴바가 최근 무료 보안 서비스, 사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포털 서비스의 신데렐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툴바(Tool Bar)란 인터넷 브라우저(잠깐용어 참조)에 설치할 수 있는 부가프로그램으로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들을 따로 모아 아이콘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일종의 도구모음을 말한다. 해당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검색과 전자우편 확인, 북마크 등이 가능해 이용의 신속성과 간편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현재 네티즌들이 쓰는 툴바는 네이버나 다음, 야후 등 검색 포털에서 제공하는 툴바다.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검색 툴바라고 부르는 게 맞다. 기존 툴바는 즐겨찾기 기능에 국한된 데 비해 최근 선보이는 툴바는 기본적으로 자체 검색까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툴바 검색 창에 ‘
이승엽’을 친다면 곧바로 이승엽과 관련된 검색자료가 뜬다.
심지어 네이버, 다음 등의 검색창에 필요한 사이트의 이름을 한글로 입력하면 곧바로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넷피아 등 한글 키워드 업체들만 제공하던 서비스였다.
이경란 네이버 어플리케이션 팀장은 “현재 네티즌이 자주 사용하는 홈페이지 1200개 정도를 선정해 한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영어 검색을 원하는 네티즌은 오히려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 선택에 따라 주소창과 검색기능을 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툴바가 설치되면 기존 브라우저의 주소창도 대체하기 때문에 잘 키운 툴바 하나는 메인페이지 등록이 부럽지 않을 만큼 강력한 효과를 가진다.
■ MS의 IE7.0 검색시장 진입 막기 ■검색과 더불어 최근 가장 돋보이는 툴바 서비스는 PC보안 기능이다.
올해 국내 툴바시장이 급속히 성장한 배경에도 PC보안 기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각종 컴퓨터 바이러스 진단은 물론 치료까지 무료로 해결해준다. 기존 백신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 제거 프로그램이 유료였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그렇다고 치료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최근 공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네이버 툴바3.0은 카스퍼스키랩의 안티바이러스 엔진을 도입, 악성코드 진단·치료뿐 아니라 메모리나 레지스트리(잠깐용어 참조) 관리 등 PC 최적화 기능까지 갖췄다.
안철수연구소와 제휴를 맺은 다음 툴바2.0도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 진단·치료가 가능하다. V3의 실시간 감시 기능만 없을 뿐이지 수동 진단·치료 성능은 그대로다.
이 밖에도 영어단어 위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단어를 해석하고 발음까지 알려주는 미니사전 기능, 팝업 차단, 화면 캡처 등 다양한 유사 기능들이 툴바를 통해 제공된다. 심지어 엠파스에선 암모기가 싫어하는 주파수(200~600Hz)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모기퇴치 기능까지 갖췄다대형 포털들이 이처럼 불꽃 튀는 툴바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포털들의 관심은 경쟁업체 툴바 서비스가 아닌 지난 11월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7.0에 맞춰져 있다. 차세대 브라우저인 IE7.0에는 자체적으로 검색 가능한 ‘인스턴트 검색’ 기능이 포함돼 기존 검색 포털들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IE7.0에서는 유저 취향에 맞게 네이버, 야후 등 검색엔진을 직접 등록할 수 있지만 따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MSN 사이트 내에서 검색이 이뤄진다.
또 IE6.0에서 툴바 주소창이 기존 주소창을 대체하는 것과 달리 IE7.0에서는 바꿀 수 없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기존 주소창, 툴바 검색창, IE7.0의 자체 검색창 등 세 가지가 동시에 뜨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검색 기능이 기존 포털에서 웹브라우저로 이관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때문에 지금까지 펼쳐진 툴바 서비스 경쟁은 향후 포털사이트가 IE7.0과 검색시장을 놓고 벌일 한판 승부를 대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
아직 브라우저 출시 초기라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IE7.0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차별화된 검색 서비스를 보인다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MSN검색 사이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검색시장은 물론 포털시장 판도마저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경란 네이버 팀장은 “유저의 검색 선호도는 노출빈도나 접근성보다는 검색엔진의 성능이나 검색콘텐츠의 질에 달렸다”며 “IE7.0이 검색기능을 갖춘 만큼 검색시장에 미칠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편리성 비해 전망은 엇갈려 ■그렇다면 검색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춘 툴바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
업계에선 툴바가 이용의 편의성을 높일 것이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기능일 뿐 기존 포털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파괴력을 갖고 있진 않다고 잘라 말한다.
최성진 다음 검색전략팀장은 “툴바 서비스의 가장 큰 목적은 이용의 편리성을 높여 자사 사이트의 접근성과 충성도를 높이는 데 있다”며 “툴바가 본래 기능을 벗어나 악성코드처럼 지워지지 않거나 원치 않는 기능이 들어간다면 오히려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일부 네티즌들은 툴바 기능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편함을 느껴 지우곤 한다. 얼마 전 야후툴바 5.6구버전은 IE6.0과 시스템적으로 충돌,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툴바가 검색시장의 판도를 바꾸진 않더라도 선발업체의 시너지효과와 후발업체의 수익 채널 다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신지선 야후코리아 툴바 PD는 “툴바 이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자사 페이지뷰(잠깐용어 참조)도 늘어나기 때문에 업체들의 툴바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잠깐용어·브라우저:인터넷을 검색할 때 문서나 영상, 음성 등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램. 대표적인 브라우저로는 인터넷익스플로러, 불여우(Fire Fox)가 있다.
·레지스트리:PC에 설치된 하드웨어, 소프프웨어, 네트워크설정 등 윈도가 실행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등록돼 있는 데이터베이스. 만약 레지스트리 파일이 손상되면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페이지뷰:사이트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 홈페이지를 보는 수치를 계량화한 것. 히트수나 방문자수와 달리 사이트의 광고 단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김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