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토마토를 먹겠다고 나섰으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그러나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토마토를 한 박스나 먹어 치운 그는 당연히 너무도 말짱했다. 나는 존슨대령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가 토마토의 누명을 벗겨주지 않았더라면 감자튀김을 케찹에 찍어먹기는 고사하고,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도 여태껏 못 먹었을 것이아닌가.
그렇게 홀대받던 토마토는 영양성분과 그 효능이 알려지면서 10대 건강식품, 슈퍼푸드로 선정되고 이젠 식품계의 슈퍼스타가 됐다. 이탈리아, 그리스에서는 최고의 장수식품으로 꼽히고 영국에선 토마토를 '사랑의 사과'라고 부른다. 힘을 내는 데 필요한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암 예방에도 탁월하고 대표적인 알칼리성식품이기 때문에 고기 같은 산성식품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소화가 촉진되어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지방 분해를 돕는 비타민B와 노화를 막는 라이코펜 성분이 풍부하니 다이어트와 미용에도 좋다.
요즘이 딱 토마토를 먹을 때다. 어릴 적 여름방학에 할아버지 댁에 가면 밀짚모자를 쓰고 밭에 나가 토마토를 따곤 했다. 따자마자 미지근한 것을 물에 씻어 한입 크게 베어 물면 물이 줄줄 흘러 턱밑과 앞섶이 다 젖지만 그 시원한 푸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착착 썰어 설탕을 뿌리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머리가 찡하도록 차가워진 토마토를 먹는 것도 좋았다. 마지막에 남는 단물은 어느 아이스크림보다 더 시원하고 달콤했다. 가끔은 그 맛이 그리워서 설탕을 치는데 설탕이 토마토의 비타민B를 손실시키는데다가 설탕을 많이 먹어서 좋을 일도 없으니 이젠 되도록이면 토마토로 다른걸 만들어 먹는다.
토마토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셀 수도 없이 많아서 토마토로 풀코스를 차릴 수도 있다. 토마토주스에 보드카와 우스터소스 등을 넣은 블러디메리 칵테일을 아페리티프(식전주)로 준비하고 에피타이저는 토마토와 모짜렐라에 발사믹식초와 올리브유, 바질과 후추를 뿌린 이탈리안 카프레제로 한다.
다음으로는 갈은 토마토에 올리브유와 마늘, 양파 등을 넣은 스페인식 차가운 스프인 가스파초를 내고, 메인디쉬로는 프랑스식으로 토마토소스에 여러 가지 해물과 향신료를 넣고 부야베스를 끓인다. 마지막으로 토마토를 통째로 얼렸다가 껍질을 벗겨 레몬즙과 함께 갈아 만든 토마토셔벗으로 입가심을 하면 근사한 정찬코스가 완성된다.
굳이 거창한 요리를 하지 않더라도 토마토를 똑똑하게 먹는 방법은 있다. 토마토를 올리브유에 익혀서 먹는 것인데 생으로 먹었을 때 보다 지용성 영양성분인 라이코펜의 흡수율을 5배정도 끌어올릴 수 있으니 현명한 방법이다. 토마토를 1cm정도 두께로 썰어서 팬에 올리브유를 약간만 두르고 구워서 소금이나 발사믹식초에 찍어 먹거나 아예 빵가루를 입혀서 튀겨먹으면 의외로 맛도 좋다.
'토마토를 먹으면 70세에도 자식을 볼 수 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된다'하는 유럽의 속담이 있다. 그만큼 토마토가 건강에 좋다는 뜻이다. 비싸고 쓴 약도 몸에 좋다하면 눈에 불을켜고 찾아 먹는 마당에 제철이라 맛이 꽉 차고 값도 저렴한 토마토를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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