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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6/15
 

내일 아니면, 모레라도 서울로 일을 배우러 가야한다.
60이 다 되어가는 이마당에
그래도 할일이 있다는건 너무 좋은 일인데,
왠지 서글프고 달갑지도 않은건 .
아직도 배가 부른 탓일까?
아니면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

확실히 다른건 옛날보다
요즘은 생활 년령이 많이 길어졌다.
내가 어릴적엔
나이 60이면 정말 어른이었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허리가 45도 이상 굽어있고,
얼굴은 주름살 투성이고,
팔 다리는 바짝 말라서 시커먼 핏줄만 보인다.
그래도 일은 죽자고 해야 했다.

기본이 3남2녀.
그 많은 자식들을 다
먹여 살리고,
공부 시키고,
출가 시키고,
.......................

나는
겨우
마누라와 아들 둘인데
옳게
의,식,주,
무엇 하나 남들처럼 
바르게 못 해주고,
공부도 못 시키고,
마누라 기 죽이고,

그래도
아직까진 다행인 모양이다.
큰놈 취직됐고,
작은놈 해외에서 알아서 한다니.....
마누라와 둘이서 밥만 먹으면 되는데,
그놈의 빚만
자식놈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되는데......

해서
이 추운 겨울날에,
아파트 옥상에서 드리운 밧줄을 타고
(어떤곳은 50층 이란다...최하 150 미터?)
물건도 나르고.
창문을 드나드는 그 일을 배우러 간다.

드릴로 콘크리트 벽을 뚫고
철물을 박고 미장도 하고
코킹도 해야 한다는데.
나는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한 일들이다.
그래서
그일을 배우러 서울로 오란다.
일당이 10만원이란다.

하기사
내가 안해본 일이 없다.
이력서에 하나 더 추가시킬 뿐이다.



나는 이때까지
마누라와 둘이 산다는건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신혼때부터 가족이 모여 살았다.
처가살이었지만....
국민학교도 안들어간
애 둘 데리고 구미로 살림을 났으니...

요즘 둘이 있으니 뭔가 서툰게 많다.
그래서 서울 가기도 좀은 어색하다.
마누라 혼자 두고 가기도 그렇고,

어쨌던 내일은
서울로 가서
전혀 경험치 못한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남은 삶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아직은 내 나이 60이 안되었으니........

큰놈은 큰놈대로.........
갓 취직 했으니
정말 미지의 세계에서,

작은 놈은 호주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 한다고........
열씸히 뛰고 있단다.

나는 나대로
추억의 세계에서....
일을 배우러 가고,

마누라는 마누라 대로
내일
산모 도우미 일을 알아 본다나?

.................................


한 가족 일곱이
아웅다웅 살다가.
세월 흘러  장성하여
나름대로 집 나드니.

마누라 얻어
둘이 되었다가.

자식이 하나,둘,
넷이 되더니...........

그사이
무슨일 있었는지,
부모님 다 보내고
가진건 아직없고..........
너무 긴 그 세월이
지나고 보니 순간일쎄.
생각할 겨를도 없고
여유도 없이,
여기까지 왔네.

또 다시
하나씩 되네.

언젠가는
가까운 시절에
다시 모여서.

자식들은 모르는,
흩어진 내 형제들을
생각할,
그날이 올까?

나 역시
어버이 마음을
아직도 모른다.
그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그 마음 알려고
손이 얼어 터지고,
귀가 얼어 터져도
아무리 노력을 해도,
손톱의 때 만큼도 모를거다.


내가 가는 그길이
춥고 시려도
가슴에는
항상
어버이를 묻고 싶다.

항상 내 잘못을 용서 해 주시고
길을 열어 주시는 그 너그러우심을
이제야 겨우 알듯 말듯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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